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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심 저격한 메가박스 티켓, 세상에 나오기까지
덕심 저격한 메가박스 티켓, 세상에 나오기까지
  • 정수환 기자 meerkat@the-pr.co.kr
  • 승인 2020.02.12 10: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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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물 오리지널 티켓으로 한정 마케팅, 웃돈 거래되기도
“슬로건에 기획의도 담겨…고객의 본능 반영”

[더피알=정수환 기자] 편리성과 환경보호를 이유로 종이 티켓이 빠르게 사라지는 요즘, 덕심을 겨냥하는 ‘티켓 마케팅’으로 의외의 재미를 보는 곳이 있다. 영화관을 운영하는 멀티플렉스 업계다. 

CGV, 메가박스, 롯데시네마 등 3대 멀티플렉스가 모두 종이 티켓 혹은 실물 카드를 굿즈로 내놓으며 소장욕을 자극하고 있다. 특히 메가박스의 오리지널 티켓은 웃돈 거래가 이뤄질 정도로 큰 인기다.   

중고나라에 메가박스 오리지널 티켓을 사고 판다는 글이 하루에도 수십 건씩 올라온다. 받을 때는 무료지만 사고 팔때는 장당 2만원에 팔린다. 일부 관객들은 영화는 재미없을 것 같은데 오리지널 티켓 때문에 영화를 보러간다고 말한다. 

지난 연말 아홉 번째로 선보인 ‘겨울왕국2’ 오리지널 티켓의 경우, 발매된 지 일주일이 되지 않아 모두 매진을 기록하며 인기를 입증했다. 겨울왕국 티켓이 부럽다며 올라온 사진은 전 세계에서 13만 건이나 리트윗되며 글로벌 홍보효과까지 누렸다. 

겨울왕국 오리지널 티켓. 공식홈페이지.
겨울왕국 오리지널 티켓. 출처: 메가박스 홈페이지

수집욕을 자극하는 디자인과 재질로 덕후들의 ‘잇(it) 아이템’이 된 메가박스의 오리지널 티켓. 어떻게 세상에 나오게 된 건지 메가박스 브랜드관리팀 김창건 팀장에게 물어봤다.

영수증 티켓, 모바일 티켓이 주류인데 실물로 ‘오리지널 티켓’을 기획하게 된 배경이 궁금합니다.

‘메가박스가 제안하는, 영화를 잘 간직하는 방법’이라는 오리지널 티켓의 슬로건에 기획 의도가 있습니다. 극장 브랜딩에 앞서 ‘고객에게 가장 중요한 게 뭘까?’를 많이 고민했어요.

결국 고객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다름 아닌 ‘영화’라고 생각했습니다. 영화를 행복하게 본 기억이 곧 메가박스의 브랜드 이미지로 직결된다는 것이죠.

그런데 극장이 열차 플랫폼과 같아서 플랫폼에 대기했다가 열차를 타고 목적지로 떠나면 그만이더라고요. 여행의 설렘과 경험(영화 콘텐츠)이 가장 중요한 기억으로 남을 뿐, 열차 플랫폼은 단편적인 기억에 불과한 것이죠.

마찬가지로 고객이 극장에 들어가 자리에 앉는 순간 메가박스의 역할은 끝나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메가박스에서의 경험을 더 의미있는 것으로 확장시킬 수 있을까, 더 나아가 영화를 보지 않을 때에도 메가박스를 떠올리게 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어요.

그 결과, 영화를 행복하게 본 메가박스에서의 기억을 언제든 소환할 수 있는 ‘매개체’를 만들면 어떨까 싶었습니다. 높은 확률로 그 매개를 통한 기억 소환에는 메가박스의 브랜드가 묻어있을 테니까요.

그리고 이 경험이 차곡차곡 쌓여 관람객의 영화 인덱스가 되면 참 매력적일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개인의 영화 인덱스가 될 수 있는 매개체인 ‘메가박스 오리지널 티켓’이 탄생하게 됐어요. 

14번째 오리지널 티켓 '버즈 오브 프레이'. 공식홈페이지.
14번째 오리지널 티켓 '버즈 오브 프레이'. 출처: 메가박스 홈페이지

실물 티켓을 원하는 고객들의 움직임이 있어왔나요?

극장업계에서 몰랐을 뿐, 그동안 실물 티켓 니즈는 꾸준했던 것 같아요. 오리지널 티켓이 나오기 전 SNS에서 ‘메가박스’를 검색해보면 대부분 영수증 티켓 이미지만 나왔어요. 꽤 많은 글들에서 ‘옛 티켓의 아쉬움’, ‘영수증 티켓의 무성의함’을 토로하고 있었고요.

영화 기록의 일환으로 영수증 티켓을 수집하는 분들도 계셨는데, 잉크가 날라가면서 티켓이 바래는 것에 대해 아쉬움을 많이 표현하시더라고요.

생각해보면 고객들은 본능적으로 영수증 티켓이 지출 증빙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 같아요. 실물 티켓이 크게 환영받은 데는 이런 배경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외국에서도 예쁘다고 부러워할 정도로 긍정적 평가가 많아요. 티켓을 제작할 때 여러 가지 고려하실 게 많을 것 같은데요.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어떤 건가요?

티켓 디자인을 할 때는 가급적 해당 영화를 직접 관람합니다. 작품의 핵심을 관통하는 콘셉트나 디자인 메타포를 찾아내기 위해서지요. 저희가 티켓 제작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영화의 핵심 메시지를 고객이 실감할 수 있도록 디자인하는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하나의 종이 티켓일 뿐이지만 고객이 손에 쥐었을 때 시각적, 촉각적으로 감동할 수 있도록 소재 선택 및 디자인 기획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입니다.

모든 영화에 오리지널 티켓이 제공되는 건 아니더라고요. 티켓을 만드는 영화는 어떻게 선정되는 건가요?

먼저 메가박스 내 기준에 따라 선정합니다. 자세히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기준의 지향점은 ‘고객이 간직하고 싶어하는 영화’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그래서 많은 영화 관련 커뮤니티를 대상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영화가 무엇인지 꾸준히 모니터링 합니다. 그중에는 작품성으로 화제가 되는 영화도 있고, 출연진이나 감독으로 사람들이 기대를 받는 영화도 있죠.

덧붙여 영화 선정 시 대중성과 예술성 사이에서 선택해야 하는 경우가 간혹 생기는데, 이때가 제일 어렵습니다. 여러 영화를 티켓으로 만들고 싶더라도 결국 자원과 시간의 제약으로 하나의 영화를 선택할 수밖에 없거든요.

이럴 때는 티켓 디자인이 어떤 영화를 더 빛나게 해줄 수 있는지를 고민합니다. 이렇게 선택한 영화와 오리지널 티켓을 관객들이 (선택하지 않은 영화보다) 더 많이 좋아해 주기를 내심 바라죠(웃음).

최근에는 오리지널 티켓을 담을 수 있는 티켓북을 만드셨는데, 이 역시 반응이 좋습니다. 어떻게 만들어진 굿즈인가요?

티켓북에 보시면 ‘오리지널 티켓을 가장 잘 간직하는 방법’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오리지널 티켓을 통해 영화를 잘 간직하고, 이를 다시 보려면 잘 간직하고 보관할 수 있어야 하잖아요?

영화를 가장 잘 간직하는 방법이 오리지널 티켓이라면, 오리지널 티켓을 더 잘 간직하는 방법은 바로 티켓북에 보관하는 것이죠. 또 티켓 소재가 종이라 훼손되기 쉽기도 하고요.

오리지널 티켓을 담는 티켓북.
오리지널 티켓을 담는 티켓북.

 그리고 여러 커뮤니티나 SNS 댓글에서도 티켓북에 대한 요청이 꽤 있었습니다. 어떤 분의 댓글이 기억나요.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이제 티켓북 좀 만들어 주세요. 메가박스는 티켓밖에 모르는 바보”라고 하시더군요.

이 자리를 빌려 특히 그 분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네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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