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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은 ‘메르스 교훈’ 잊었나? 재난보도준칙 ‘뒷전’
언론은 ‘메르스 교훈’ 잊었나? 재난보도준칙 ‘뒷전’
  • 임경호 기자 limkh627@the-pr.co.kr
  • 승인 2020.02.12 18: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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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 보도 관련해 통신사·방송사 등 사생활 침해 도마
가이드라인 실효성 의문, “기존 준칙 보완…지속적 업데이트 필요”
연합뉴스에서 ‘창밖 내다보는 우한 귀국 교민 어린이’라는 제목으로 보도한 우한 교민의 모습. 연합뉴스 사이트 갈무리.
연합뉴스에서 ‘창밖 내다보는 우한 귀국 교민 어린이’라는 제목으로 보도한 우한 교민의 모습. 연합뉴스 사이트 갈무리.

[더피알=임경호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으로 인해 국가적으로 재난안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일부 언론을 중심으로 재난보도준칙에 어긋나는 관행이 답습되고 있다. 국민 여론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앙 언론마저 과도한 공포와 혐오를 조장하는 듯한 부적절한 기사를 내보내고 있다. 

세월호 참사 보도를 계기로 잘못된 언론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마련한 재난보도준칙이 유명무실해졌다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

재난보도준칙은 한국기자협회와 한국신문협회, 한국방송협회,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한국신문윤리위원회가 공동 제정한 가이드라인으로, 재난에 준하는 상황에 언론이 따라야 할 기본적인 사항들을 3개 장에 걸쳐 44개 조문으로 명시해놓았다. ▷관련기사 바로보기

취재원에 대한 검증에 신중을 기하며, 선정적 보도를 지양하고 피해자를 보호하는 등의 조항을 담고 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 사태에서 이른바 메이저 언론들도 사생활 침해성 보도를 이어가며 재난보도준칙에 반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한 예로 국가기간뉴스통신사인 연합뉴스는 1월 31일자 보도에서 우한 교민들의 생활모습을 대중에 노출했다가 비판을 받았다. <‘우한 교민’ 잠 못드는 밤>, <창밖 내다보는 우한 귀국 교민 어린이> 기사에서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 있는 교민들을 외부에서 망원렌즈로 촬영한 사진을 실었다. 

이 기사는 미성년자인 특정 개인을 지정해 촬영(일부 모자이크)하거나 불 켜진 방 안의 생활상을 그대로 담아 구설에 올랐다. 누리꾼들은 "도촬"이나 "관음증" 등의 표현을 써가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미디어 비평지와 방송사 등에서도 해당 문제를 조명했다.

앞서 연합뉴스는 지난해 4월 <국민 5명중 1명 "단체채팅방서 불법촬영물 경험했다"> 제하의 기사를 통해 시민의 알권리 충족보다는 사회적 관음증을 부추기는 보도가 언론의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그런데 불과 1년이 지나지 않아 스스로 언론 문제를 반복하는 자가당착에 빠진 셈이다. 

논란이 일자 연합뉴스 측은 해당 기사를 사이트에서 삭제했지만, 온라인 커뮤니티와 블로그 등을 통해 교민들의 생활 모습은 이미 광범위하게 퍼져나간 상황이다.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을 외부에서 찍은 뉴스1 기사 갈무리.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을 외부에서 찍은 뉴스1 기사 갈무리.

민간통신사 뉴스1도 1월 31일자 사진기사로 교민들의 생활 모습을 보도했다. 뉴스1은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 외부에서 망원렌즈를 통해 방 안 모습을 담았다. 기사를 보도한 기자는 사진설명을 통해 교민들이 "고국에서의 첫날밤을 보내고 있다"고 소개했지만 사생활을 침해한 지나친 보도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해당 기사는 현재도 뉴스1 사이트를 통해 검색할 수 있으며 인터넷매체 위키트리를 통해 재생산되기도 했다. 

헤럴드경제는 1월 29일자에 <대림동 차이나타운 가보니…가래침 뱉고, 마스크 미착용 ‘위생불량 심각’>이라는 제목의 기사로 도마에 올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유행에도 차이나타운 거주 중국인들이 조심하지 않는다는 내용으로, ‘중국 포비아(공포증)’를 조장한다는 비난을 받았다.  

채널A는 2월 3일자 <단독/전염될까 걱정인데 공용 세탁?> 단독기사를 내보냈다가 빈축을 샀다. 확인되지 않은 내용으로 감염증에 대한 국민 불안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다른 방송사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이 지난 1월 31일부터 2월 3일까지 지상파 3개사와 종편 4개사, YTN 등 8개 방송사 저녁종합뉴스를 모니터링한 결과 채널A를 제외한 7개 방송사가 숙소의 일부를 확대한 화면을 뉴스에 사용했다.

한국영상기자협회가 지난해 12월 내놓은 2020 영상보도 가이드라인에도 ‘환자의 개인정보 혹은 사생활을 적극적으로 보호한다’는 조항이 담겨 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모양새다.

재난보도준칙에는 △비윤리적 취재 금지 △통제지역 취재 △선정적 보도 지양 △신상공개 주의 △미성년자 취재 등에 대한 항목을 명시하고 있지만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강제성이 없는 ‘가이드라인’ 성격을 띠고 있어 보도 관행에서 비롯되는 문제의 해결 또한 각 언론사와 기자 개인의 자율성에 의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준칙 제3장 제42조에 ‘준칙의 제정에 참여했거나 준칙에 동의하는 언론사의 특정 기사나 보도가 준칙을 어겼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심의기구별로 적절한 제재조치를 취한다’고 명시했지만 세월호나 메르스 당시에도 불거졌던 동일한 문제가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 ▷관련기사 바로보기

김언경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은 “기자들 (개개인)이 준칙의 철학을 공유하고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해나가는 부분이 필요하다”면서 “감염병과 관련해 특정 국가나 인종에 대한 혐오성 보도가 이어지지 않도록 극도로 주의해야 한다는 내용이 추가돼야 한다”고 기존 준칙의 보완을 언급했다. 

사생활 침해성 보도에 대해서도 “아무리 공익적으로 중요해도 (더 큰) 공익을 위해 공개해야 할 내용에 선은 있다”며 “그 장치가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못하다면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신종 코로나 예방수칙

1. 비누로 30초 이상 꼼꼼하게 손씻기
2. 기침할 땐 옷 소매로 입과 코를 가리기
3. 발열, 기침 등 호흡기 증상시 반드시 마스크 착용
4. 중국 방문 후 14일 이내 호흡기 증상 있으면 검역관에게 신고
5. 의료기관 방문시 해외 여행력 알리기
6. 감염병 의심될 때는 병원에 바로 가지 말고 질병관리본부(☏1339) 또는 보건소에 전화연락

코로나19 질병관리본부 사이트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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