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카 4관왕’ 기생충과 CJ의 역할
‘오스카 4관왕’ 기생충과 CJ의 역할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20.02.11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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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간 현지 체류하며 대규모 캠페인 기획, 집행
“아카데미상 수상은 작품과 홍보의 종합예술”
영화 '기생충'이 9일(현지시간)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받았다. 마지막에 마이크를 잡을 기회를 얻은 이미경 CJ그룹 부회장(가운데).
영화 '기생충'이 9일(현지시간)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받았다. 마지막에 마이크를 잡을 기회를 얻은 이미경 CJ그룹 부회장(가운데).

[더피알=안선혜 기자] 영화 ‘기생충’이 오스카 4관왕에 오르면서 물밑에서 화력지원한 CJ ENM의 존재감도 부각되고 있다. 

아카데미 시상식의 경우 10여명의 심사위원이 최고상을 선정하는 여타 영화제와 달리, 약 8000여명의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 회원들이 투표로 결정한다. 특히 이미경 CJ 부회장이 지난 2017년부터 이 단체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작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했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실무 차원에서도 촘촘한 사전 마케팅이 이뤄졌다. 봉준호 감독 역시 지난해 아카데미상 후보작으로 지명됐을 당시에도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고마운 사람으로 통역사 최성재씨와 최윤희 CJ ENM 해외배급팀장을 꼽기도. 최 팀장은 아카데미 캠페인을 현지에서 진두지휘했다.

CJ ENM의 해외투자팀은 지난 6개월 간 현지에 머물면서 기생충의 아카데미 캠페인을 지원해왔다.

CJ ENM 한지윤 홍보담당은 “영화사업본부 해외배급팀이 전체 캠페인 전략 총괄을 비롯해 캠페인 예산 수립 및 집행, 개봉현황 추적조사(f/u)와 프로모션을 진행했다”며 “북미 배급사인 NEON(네온)과 협업해 현지 언론 홍보 및 광고 집행, 시사회 진행 등을 실행했다”고 전했다.

CJ ENM이 기생충 아카데미 캠페인 진행에 쓴 비용은 100억원 이상으로 거론되지만 정확한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넷플릭스의 경우엔 올해 아카데미 캠페인에 1억 달러(약 1182억5000만원) 이상을 지출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이와 관련, 박상현 (사)코드 미디어디렉터는 “(아카데미 시상식 수상을 위해) 어마어마한 캠페인에 들어간다는 건 유명한 사실”이라며 “우리나라에서는 광고주가 사는 집 근처를 지나는 버스에 광고를 부착한다는 말이 있는데, 할리우드에서는 심사위원들이 다닐 만한 길목에 거대한 빌보드를 부착하고, 파티를 열어서 초대하는 등 상상을 초월하는 붐업(boom-up)을 한다더라”고 말했다.

이어 박 디렉터는 “문제는 좋은 작품도 홍보 캠페인이 약하면 밀리지만, 홍보 캠페인이 아무리 강하고 조직적이어도 영화가 뒷받침이 되지 않으면 안 된다”면서 “(사측은 부인했지만 업계 추산으로) 넷플릭스가 오로지 아카데미를 위해 부은 돈이 7000만 달러라고 한다. 그렇게 쓰고도 완전 참패했다. 그래서 오스카 상이 아직도 권위를 인정 받는 것”이라고 덧붙이며, 기생충의 이번 쾌거를 ‘작품과 홍보의 종합예술’로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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