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데이터, 플랫폼 기술로 실내공간 혁신”
“3D, 데이터, 플랫폼 기술로 실내공간 혁신”
  • 안해준 기자 (homes@the-pr.co.kr)
  • 승인 2020.03.06 11:1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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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업] 어반베이스 하진우 대표

새 코너 ‘인터뷰업’(인터뷰+스타트업)을 시작합니다. 저마다의 아이디어로 시장에 뛰어드는 스타트업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합니다. 독자분들의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어반베이스 하진우 대표. 사진 안해준 기자
어반베이스 하진우 대표. 사진 안해준 기자

[더피알=안해준 기자] 부동산, 건축, 건설 사업과 IT기술이 결합한 ‘프롭테크’ 개념이 관심을 받으면서 신시장에 뛰어드는 스타트업들도 꾸준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

3D 데이터,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기술을 활용해 홈 인테리어 서비스를 하는 어반베이스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벤처캐피탈로부터 투자 유치를 받은 것은 물론 해외 시장까지 문을 두드리고 있다. 하진우 어반베이스 대표를 만나 공간을 혁신하는 방법과 업계 동향, 그리고 스타트업에 필요한 현실적 이야기를 들어봤다.  

어반베이스는 어떤 회사인가요. 

많은 분들이 VR과 AR 기술로 홈 인테리어 플랫폼 서비스를 하는 회사로 알고 계세요. 여기서 하나 말씀드리고 싶은 건 바로 저희의 핵심자산인 데이터입니다. 실내공간 정보, 3D 아파트 및 제품 정보 등을 한 곳에 모아 플랫폼으로 만들었어요. 이곳에서 유저들이 자유롭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하죠.

건축 전공을 하신 걸로 아는데, 사업 초기엔 어땠는지 궁금해요.

사실 어반베이스도 부동산 시장을 혁신하기 위해 시작을 했어요. 개인적으로 저는 아파트 문화가 별로 좋게 느껴지지 않았는데요. 똑같은 인테리어와 디자인, 그리고 사람들이 도면을 보지도 않고 집을 계약하는 것이 건축을 전공한 저로서는 불편한 진실이었습니다.

그래서 ‘고객들이 집 안에 들어가지 않고도 어떻게 집 내부구조를 잘 알 수 있을까’, ‘내가 가진 가구들이 이사를 왔을 때 얼마나 집과 잘 맞을까’ 이런 것들을 해결해 주는 플랫폼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제가 건축분야에서도 프로그래밍을 전공했어요. 한마디로 개발자죠. 그래서 처음엔 모든 아파트 도면 정보를 3D로 가공해보자는 생각을 했습니다. 원래 3D는 일일이 손으로 다 그려야 하는데, 머신러닝을 통해 2D를 3D로 변환해 주는 플랫폼을 만들게 된 거죠. 

일반인 입장에선 데이터를 확보하는 모든 과정이 쉽지 않아 보여요.

저희가 보유한 데이터들은 주로 도면 정보, 건축 자재, 가구 제품 등인데요. 먼저 아파트 도면 정보 같은 경우 현재 전국 아파트 도면의 85%를 확보해 놓은 상황입니다. 세대수로는 1000만호 정도입니다. 아파트 도면은 저작권이 없는 데이터이기 때문에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건축 자재나 제품들은 저희와 계약을 맺은 기업들 것만 입점시키고 있어요. 자연스레 협업을 통해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는 방식입니다.

올해 어반베이스가 중점적으로 신경 쓰는 분야가 있다면. 

저희가 만든 플랫폼이 부동산 개발부터 인테리어 시공까지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어요. 하지만 초기엔 모든 것을 다 할 수 없기 때문에 첫 번째로 진입했던 시장이 바로 오프라인 가구 매장입니다. 매장을 찾은 고객들의 상담용 툴을 제공하는 거죠. 가상으로 가구를 배치해 보고 제품 구매 후 결제까지 가능한 시스템이죠. 이 시장을 더욱 확장해볼 예정입니다. 

또 올해에는 새로운 서비스를 통해 시장에 문을 두드리려고 해요. 인테리어 디자이너들이 정보나 데이터 등을 서로 공유하고 소통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고자 합니다. 아직은 준비단계에요.

B2B(기업 대 기업 간 거래)처럼 기존 기업과의 협업시 스타트업이 명심해야 할 점은 무엇일까요

일단 저희 비즈니스는 정확히는 B2B2C(business to business to consumer) 형식입니다. 사실 처음엔 B2C 사업도 염두에 뒀어요. 하지만 건축·인테리어 시장이 규모도 크고 오래된 시장이라 잘 바뀌지 않는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우선 빅플레이어(big player) 기업들과 협업해 해당 시장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전략을 취했습니다.

저는 초기에 B2B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책도 많이 읽고 강의도 들으면서 공부를 정말 많이 했어요. 이 과정에서 항상 나오는 말이 바로 ‘빅 플레이어를 잡아라’, 그리고 ‘그들과의 협업을 통해 만들어진 서비스를 경쟁사나 다른 타깃들에게 홍보해라’였습니다. 그 이후에는 정말 발로 뛰는 수밖에 없던 것 같아요. 못해도 100개 이상의 회사 앞에서 피칭을 해봐야 합니다.

기존의 3D 기술 시장에서 어반베이스의 차별점은 무엇인가요.

크게 두 가지에 신경을 썼는데요. 속도와 확장성이었습니다. 게임을 예로 들면, 게임을 설치하는 데 필요한 다운로드 파일, 로딩 속도, 여기에 고사양의 컴퓨터까지 있어야 하죠. 저는 이러한 틀을 깨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3D 데이터를 웹브라우저에서 구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누구나, 어디에서, 어떤 디바이스로도 접할 수 있게 말이죠. 

하지만 아직도 아쉬운 부분이 많습니다. 서비스를 조금 더 간단하게 만들고 싶거든요. 기존의 건축 디자인 프로그램인 CAD와 비교하면 정말 간편하지만 여전히 일반인들이 쓰기엔 장벽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더 쉽고, 빠르게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게 개선하고 싶습니다.

3D 시뮬레이션을 통한 건축 및 인테리어를 확인하는 모습. 어반베이스 제공
3D 시뮬레이션을 통한 건축 및 인테리어를 확인하는 모습. 어반베이스 제공

3D 못지 않게 VR·AR 서비스는 다양한 분야에서 각광받는 기술인데요. 시장의 흐름을 전망해 본다면. 

ICT분야의 경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적인 측면으로 나눠 볼 수 있어요. 이 중 어느 쪽 분야의 발전이 더 빠르냐에 따라 역사가 바뀐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사실 VR·AR 시장의 경우 소프트웨어 발전은 이미 완비가 돼 있는 반면에 하드웨어는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요. 특히 VR은 3~4년전만 하더라도 굉장히 핫한 이슈였지만 기대에 비해 발전이 더딘 이유가 바로 디바이스의 한계 때문입니다. 여전히 와이어(wire)가 필요하고 배터리 문제까지 있죠.

VR과 같은 엔진이 적용되는 AR도 마찬가지에요. 과거 ‘구글 글래스’도 빛을 못 봤고 ‘홀로 렌즈’도 아직까진 산업용으로만 머물고 있습니다. 반면 애플이 지난해 ‘애플 글래스’ 출시를 발표하면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어요. 이전의 아이폰 출시만큼 시장에 큰 임팩트를 보여주지 않을까 예상됩니다. 

어반베이스도 회사 규모가 계속 성장하면서 조직문화에도 변화가 있을 것 같아요.

회사 규모에 따라 문화는 계속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제 경험으로 비춰보면 5명일 때는 마치 동아리방처럼 지내도 괜찮았던 것 같아요. 반면 10명이 넘어서부터 제대로 된 제도와 시스템이 필요했죠. 그 다음엔 구성원들이 자신들의 임무를 자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스타트업의 경우 구성원들끼리의 디스커션(discussion, 논의)을 통해 공동의 의사결정을 통해서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대표자의 독단적인 결정이 많아지면 소위 말하는 갑질 문제가 생겨나기도 하죠.

덧붙이면 스타트업하면 생각나는 것이 빠른 성장이잖아요. 하지만 개인적으로 각 회사마다 빠른 성장에 대한 기준과 정의는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지표상 가장 드러나는 부분이 매출이지만 이것이 전부는 아니라고 봐요. 회사가 진출한 해당 시장의 문제, 그리고 조직내부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처럼 빠른 성장에 도움되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대표님께서 최근 눈여겨 보는 스타트업을 추천해주신다면.

‘21그램’이라는 곳인데요. 반려동물 장례 서비스를 하는 곳입니다. 최근에도 반려동물 시장이 계속 성장하고 있잖아요. 그만큼 반려동물의 장례사업도 함께 커지는 것 같아요. 21그램의 경우 다른 곳과 다르게 단순히 수익만 추구하는 것이 아닌 자기 서비스를 통한 메시지 전달에도 신경쓰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혼을 담는다고 해야 할까요.(웃음)

마지막으로 같은 길을 걷는 스타트업 동지(?)들에게 한 말씀해주세요.

나라가 요즘 많이 어려운데요. 많은 분들이 글로벌한 마인드를 가지고 스타트업 회사를 운영하면 좋을 것 같아요. 국내 시장은 정말 작아요. 해외 진출에 문을 두드리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거든요. 해보냐, 안 해보느냐의 차이라고 봅니다. 어반베이스도 올해 도쿄올림픽을 기점으로 일본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예정인데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계속해서 도전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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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택 2020-03-06 14:59:43
매우 신선한 기획이고~~ 독자들에게 유익한 경험을 제공해주는 코너인 것 같아요~~~~ 적극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