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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의 ‘OO감수성’ 끌어올리려면?
조직의 ‘OO감수성’ 끌어올리려면?
  • 김영묵 brian.kim@prain.com
  • 승인 2020.03.13 11: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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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묵의 리더십 원포인트]
외부 세계 자극, 여론 흐름 민감도 높여야
대한적십자사 경기도지사 물류창고에서 중국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의 창업자 마윈(Ma Yun) 전 회장이 기부한 마스크를 적십자 관계자들이 검수하고 있다. 뉴시스
대한적십자사 경기도지사 물류창고에서 중국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의 창업자 마윈(Ma Yun) 전 회장이 기부한 마스크를 적십자 관계자들이 검수하고 있다. 뉴시스

[더피알=김영묵] 세계보건기구(WHO)가 결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해 대유행, 즉 ‘팬데믹(Pandemic)’을 선언했다. 이탈리아를 시작으로 유럽 전역에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퍼지고 있는 데다 미국 내 확산세도 심각하게 전개되자 신중하던 WHO로서도 막다른 골목에 내몰린 셈이다.

유라시아 대륙의 반대편, 그리고 태평양 건너편의 상황이 매우 심각하게 돌아가는 반면, 코로나19의 최초 발생지였던 중국에서는 사태가 진정되는 양상이다. 다소 여유가 생겼기 때문인지, 한창 상황이 안 좋았을 때 주변국으로부터 도움을 받았던 중국 정부와 민간 부문에서 이제 타국에 도움의 손길을 건네자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그 일환으로 중국 알리바바그룹의 창업자인 마윈(馬雲) 전 회장이 우리나라에 마스크를 대량 기부했다. 그는 “중국이 힘들 때 한국이 보내주었던 물자가 큰 힘이 됐다. 이에 보답한다”면서 마스크 100만장을 보냈다. 누군가로부터 받은 은혜에 보답할 줄 아는, 통 큰 지도자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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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한 가지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마윈 전 회장은 한국과 함께 일본에도 마스크를 기부했는데 일본에 보낸 일부 물량이 한국산이었던 것이다. 그가 미세한 부분까지 챙길 수 없었을 테지만, 한국 내 마스크 수급이 매우 불안정한 현실에 한국산 마스크가 중국으로부터 일본에 보내지는 것이 우리 국민 정서에 어떻게 비칠지에 대한 감수성(Sensitivity)은 다소 아쉬웠다.

역사인식·성인지, 둔해도 잘못

‘역사인식 감수성’ 부족에 기인한 대표적인 사례가 있다. 2019년 여름 발생한 온라인 편집숍 무신사의 부적절한 광고 카피 이슈다. 이 회사는 자사 인스타그램에 “속건성 책상을 탁 쳤더니 억 하고 말라서...”라는 광고 카피를 올렸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1987년 민주화의 도화선이 됐던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에 대한 무지를 드러낸 것이었다. 아마도 역사적 배경을 모른 이가 이 문구를 단순히 ‘유행어’의 하나로 알고 있었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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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식의 무지가 기업위기로 비화되기도 한다. 사진은 지난해 고 박종철 열사 32주기 추모제에서 참석자들이 영정을 들고 민주인권 깃발을 게양하는 모습. 뉴시스
역사의식의 무지가 기업위기로 비화되기도 한다. 사진은 지난해 고 박종철 열사 32주기 추모제에서 참석자들이 영정을 들고 민주인권 깃발을 게양하는 모습. 뉴시스

2017년 말부터 전 세계적으로 번진 ‘미투(Me Too) 운동’은 우리에게 생소했던 ‘성인지 감수성’을 새롭게 인식시키는 계기가 됐다. 모호하고 추상적 개념인 성인지 감수성에 대해 아직까지 합의된 정의가 마련돼 있지 않지만, 통상 “성별 간의 불균형과 차별에 대한 이해와 지식을 바탕으로 일상 속의 성차별적 요소를 인지해 내는 민감성”으로 불린다. 또한, 표준국어대사전을 보면 감수성은 “외부 세계의 자극을 받아들이고 느끼는 성질”로 정의된다.

감수성이 풍부하다는 것은 민감하다는 말이다. 민감하다는 말을 우리는 종종 “예민하다”거나 영어 식으로 “센시티브하다”는 말과 혼용한다. 그런데 예민하다, 센시티브하다는 말은 대체로 부정적 뉘앙스를 풍긴다. 그러나, 앞서 역사인식 감수성이나 성인지 감수성을 언급할 때 독자 분들이 느꼈겠지만 감수성이 풍부하다는 말은 결코 부정적 뉘앙스를 풍기는 말이 아니며 오히려 이 시대의 리더에게 요구되는 자질이라고 생각한다. 감수성 부족은 기업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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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수성이 풍부한 리더에 대해서는 사실 필자가 지난 칼럼들에서 이미 소개했다고 본다. 감수성의 사전적 의미, 즉 “외부 세계의 자극을 받아들이고 느끼는 성질”을 되새겨보자. 외부 세계를 본인을 제외한 세상이라고 한다면, 리더가 이끄는 조직의 구성원들이 이에 해당하지 않을까. 그렇다면 외부 세계의 자극은 조직의 구성원 개개인의 역량과 기질, 심신의 컨디션일 수 있고, 개개인이 아닌 팀 단위의 역량, 사기 등일 것이다.

‘외부 세계의 자극’을 받아들이고 느끼는 것은 당연히 리더에 필요한 자질이다. 이를 태생적으로 갖춘 사람도 있겠지만, 대부분이 그렇지 못할 것이다. 그런 경우 감수성을 풍부하게 하는 훈련과 노력이 필요하다.

필자가 지난 칼럼들에서 강조했던 바와 같이 직원들로 하여금 격의 없이 자기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노력, 그들의 의견을 경청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또한, 직원들은 무엇을 걱정(개인적 문제까지 포괄)하고 무엇에 즐거워하는지, 그들은 어떤 이슈에 관심을 갖는지를 파악하고자 눈과 귀, 마음을 열어 그들과 함께 기뻐하고 슬퍼하고 공감하는 리더가 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진정성(authenticity) 있게, 그리고 겸손(humility)하게 다른 이들의 의견을 존중하는 자세를 견지하는 리더는 이미 감수성이 풍부한 리더다. 리더가 개인의 명예나 이익을 앞세우기보다는 사소한 성취라도 업무를 수행한 직원들의 공을 칭찬, 격려하고 회사의 명성을 앞세우는 마음가짐을 체화하려는 노력 역시 리더에게 필요하다. ‘나’를 앞세우는 사람은 “외부 세계의 자극을 받아들이고 느끼는” 데 둔할 수밖에 없다.

채용과정의 거름장치는

그러나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가 남는다. 앞서 예시했던 한국산 마스크의 일본행, 무신사의 부적절한 광고 카피 이슈와 같이 마윈 전 회장이나 무신사 대표가 세세하게 체크하기 어려운 직원 개개인의, 혹은 조직 전체의 감수성은 어떻게 끌어올릴 수 있을까 하는 문제다.

조직의 리더에게 요구되는 핵심 과업 중 하나가 채용이다. 회사의 최고경영자(CEO)에게는 중간 관리자 이상 임원급을 채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책무다. 이 과정에서부터 정치적, 경제적, 역사적, 사회·인문학적 감수성이 풍부한 인재를 걸러낼 필요가 있다. 경영진을 구성하는 임원급, 특히 ‘C-레벨’의 임원급을 채용할 때는 기능적 측면에서 후보자의 역량을 평가하는 것 못잖게 인성적, 태도적 측면의 역량과 상식적 소양을 평가하는 게 중요하다.

아울러 리더 스스로 늘 새로운 지식과 경향을 학습하려는 자세를 견지하면서 ‘학습하는 조직’ 문화를 만들고자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내외부 강사를 초빙한 정기적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시행하거나 임직원의 학습 의욕을 고취하는 복지제도를 도입하는 것 등의 방법이 있다. 이러한 시스템이 정착되면 설사 채용 과정에서 걸러지지 못한 부분이 있었더라도 입사 후 임직원의 감수성을 풍부히 하는 데 분명 도움이 되며, 궁극적으로 조직 전체의 감수성이 높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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