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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에 여덟이 집행 미뤄”…보릿고개 찾아온 광고업계
“열에 여덟이 집행 미뤄”…보릿고개 찾아온 광고업계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20.03.13 16: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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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경쟁PT까지 올스톱…소비위축·사회적 분위기 반영
콘텐츠 제작 등 업무는 평시와 같이 지속
코로나19 국면이 장기화되면서 광고업계 역시 큰 영향을 받고 있다.
코로나19 국면이 장기화되면서 촬영 자체가 미뤄지는 등 광고업계 역시 큰 영향을 받고 있다.

[더피알=안선혜 기자] 코로나19 감염 확산이 사회·경제적 파급력을 더해가는 가운데 광고업계에 흡사 보릿고개를 연상케 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광고주들이 당초 계획된 광고 집행을 미루는 분위기가 확연히 감지되면서다. 민감한 시기 자칫 사회적 뇌관을 건드릴까 하는 염려와 위축된 소비심리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때문이다.

통상 3월은 기업들의 예산 수립 계획이 끝나고 신제품 출시 등으로 본격적 마케팅 활동이 시작되는 시기지만, 코로나19 영향을 광고업계 역시 피해가지 못하는 분위기다.

앞서 코바코에서도 3월 국내 광고 시장이 코로나19 영향에도 상승세를 탈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하지만 ‘사태가 장기화되면 시장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라는 단서를 붙였던 것 이상으로 상황이 급변하며, 업계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관련기사: 3월 광고시장, 코로나에도 봄바람 분다

디지털종합에이전시 A대표는 “광고주 열에 여덟 정도가 광고 집행 계획을 미루고 있다”며 “올해는 특히 선거와 올림픽까지 있어서 그래도 괜찮을 것이라 전망했는데, 쉽지 않은 상황”이라 토로했다.

A대표는 “기존에 벌어놓은 걸로 버티고 있지만, 한창 광고가 집행될 시기 매출 자체가 줄어들었다는 점은 타격이 아닐 수 없다”며 “장기화되면 큰 일 난다”고 말했다.

종합광고대행사(종대사)도 분위기는 마찬가지다. 종대사에 재직 중인 B씨는 “지금 (광고를) 집행해봤자 소비가 잘 안 이뤄지니 예산 낭비를 막기 위해서라도 미루는 추세”라며 “촬영 자체도 미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소비재기업 마케팅팀 C씨는 “촬영 자체가 감염 상황을 발생시킬 위험이 있다고 판단해 원래 잡혀 있던 일정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본래 광고 집행을 활발히 할 시기지만, 소비 자체가 위축된 데다 감염 확산을 막고자 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는 설명이다.

소비 위축도 위축이지만, 광고의 톤앤매너도 집행에 영향을 끼친다. 다른 소비재 기업에 재직 중인 D 홍보인은 “기존에 광고를 집행하고 있었는데,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중단했다”며 “사회적 분위기 자체가 발랄한 분위기의 광고를 내보낼 시기도 아니고 소비 진작 자체가 안 이뤄지니 복합적인 요인을 고려해 결정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러하다 보니 신규 광고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것도 언감생심이다. B씨는 “PT(프레젠테이션) 자체가 줄었다”며 “광고주들도 재택근무를 하는 데다, 확진자가 나오면 건물이 폐쇄되는 판국에 PT 때문에 외부인을 사무실로 부르는 것 자체에 서로 부담을 느끼는 듯하다”고 말했다. 기존에 진행했던 비딩(경쟁 PT)조차 결과 발표가 지연되고 있다는 전언이다.

종합광고대행사 입장에서 가장 매출 타격이 큰 건 대규모 프로모션 행사들의 실종이다. B씨는 “신제품 발표회 등 프로모션 수익이 만만찮은데, 이 모든 행사들이 미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당장 시장의 큰 손들부터 조심스런 행보에 나선 모습을 볼 수 있다. 애플은 신제품 출시 계획을 아예 미룬 가운데, 삼성이나 LG전자 등은 2020년형 QLED 8K TV 사전판매를 시작했지만, 출시 행사 진행 여부는 불투명하다.

광고주들은 광고 물량을 줄이는 대신 CSR 활동과 자체 콘텐츠 발행에 집중하는 추세다. C씨는 “당분간 CSR에 집중하면서 사회에 도움을 줄 요소가 없는지 살펴보고 있다”며 “콘텐츠는 평소와 같이 정기적으로 만들면서 방향성 자체를 제품 홍보보다는 도움이 될 만한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D 씨 역시 “기부 활동을 이어가면서 SNS나 자체 채널에 콘텐츠를 발행하는 건 계속 하고 있다”며 “전면적인 캠페인을 안 하다뿐이지 일상적 소통은 지속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 PS.

이번 기사를 준비한 건 얼마 전 나간 3월 광고시장 전망 기사에 대한 독자 분의 지적때문입니다. 

지금 상황에서는 적합한 예상이 아니란 의견을 보내주셔서 실제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보게 됐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의견 주신 독자 분께 감사를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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