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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마스크 대란’, 전문가들의 생각은?
계속되는 ‘마스크 대란’, 전문가들의 생각은?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20.03.19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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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관련 정확한 세부지침 홍보 미흡
‘무조건 마스크’보다 일상 영위하는 생활수칙 뒷받침돼야

마스크 1인당 2장씩 무료 공급(4인가족 8장) 통장이 세대별 방문 배부, 못 받으신 분은 주민센터로 연락주세요.

[더피알=강미혜 기자] 지난주 서울 노원구청으로부터 받은 한 통의 문자. 몇 시간 뒤 ‘재발송’ 문자가 왔다. 내용은 같지만 “통장방문시까지 기다리시기 바랍니다”며 뒷문구가 달라졌다. 마스크를 못 받은 주민들의 수많은 문의 전화에 시달렸을 구청 측의 사정이 짐작됐다. 그리고 그날 저녁 일일이 수작업한 ‘위생팩 마스크’를 전달받을 수 있었다. 코로나 정국 속 마스크 대란을 다시 한 번 체감케 하는 장면이었다.

노원구청에서 가구 1인당 2매씩 제공한 마스크.
노원구청에서 가구 1인당 2매씩 제공한 마스크.

코로나19라는 신종 감염병 앞에 우리 정부는 투명성과 개방성을 전제로 대국민 소통에 나서며 난관 속에서도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신천지발 돌발 이슈를 기점으로 상황이 급변했다. 예상치 못한 변수 앞에 정부의 관리 체계가 흔들렸고 민심은 크게 동요했다. 정부 발표를 곧이곧대로 신뢰하지 않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마스크다.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위기 컨트롤타워는 중앙방역대책본부(질병관리본부)인데, 마스크의 수급 관리를 담당하는 주무부처는 식약처이고 대책 총괄부처는 기획재정부가 맡고 있다.

당초 정부는 관계부처의 협의를 통해 마스크의 원활한 공급을 공언했다. 하지만 약속과 달리 수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전국적으로 ‘대란’이 일어났다. 정부가 지난 9일부터 ‘마스크 5부제’라는 전례 없는 정책을 내놓으며 점차 진정세에 접어드는 모습이지만 여전히 마스크를 사기 위한 줄서기, 그럼에도 구매가 어려운 품귀현상은 계속되고 있다.

결과론적 해석으로 잘잘못을 따지기보다 사태 장기화 속에서 더 이상의 혼란을 없애기 위한 현실적 대응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보건위기 상황에서 심리적 방역의 상징이 일상의 문제를 야기한 아이러니한 상황에 대해 전문가들도 의견이 분분하다.

마스크 집착보다 비말 오염 주의

김희진 연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감염병 위기시 대중은 의지할 곳이 필요한데 이번 코로나19에선 마스크가 자기를 지켜주는 의지할 대상으로 등극했다. 일부는 (치명률 등에서) 극히 위협적인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마스크가 (보호물로) 당첨된 듯하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비슷한 측면에서 과거 신종플루 당시엔 병원을 중심으로 백신 대란이 일기도 했다.

김 교수는 다만 “백신이나 치료약과 달리 마스크가 그렇게 보호효과가 있느냐는 점은 (의학적으로) 의문이다. 도움은 되는 듯하지만 답하기엔 데이터가 불충분하다. 초기 질병관리본부의 보호구·마스크 관련 지침을 보면 의료진에 대한 안내이지 일반인 모두에 해당되는 건 아니”라는 점을 짚으며 “지금이라도 불필요한 집착을 해소할 수 있는 정확한 팩트체크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마스크가 일회용이라는 것은 환자 비말 폭로시 일회용이라는 의미인데, 일반인들은 환자 침을 맞을 일이 거의 없다. 게다가 마스크를 쓰는 방법도 실로 허술하다. 코를 다 내놓고 손으로 눈 비비는 등 마스크를 왜 하나 싶을 정도도 많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바이러스가 공기 중에 떠다니는 것이 아니기에) 개인적으로는 재사용, 면마스크, 비닐모자 등 다 가능하다 본다. 침만 안 튀기면 된다”면서 “요즘은 의료진도 얼굴 다 가리는 비닐 보호구를 쓴다. (일반인도) 환자의 침이 튀기지 않도록 생활 속에서 주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마스크 5부제 시행 둘째 주인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 약국에서 시민들이 공적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 뉴시스
마스크 5부제 시행 둘째 주인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 약국에서 시민들이 공적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 뉴시스

마스크 대란이 있기까지 디테일을 놓친 정부 소통을 지적하는 쓴소리도 나온다. 정책홍보 전문가인 이종혁 광운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는 “전염병 사태는 기본적으로 장기전인데, 오천만 국민이 매일 하나씩 마스크를 썼을 때를 미리 계산하지 못한 채 정부 발표와 미디어 홍보가 이뤄졌다”며 “그 결과 재난영화나 전시상황에서나 볼법한 대란이 일어났다”고 평가했다.

일례로 청와대를 비롯한 주요 당국자들은 사태 초기부터 코로나19 대책을 논하며 마스크를 쓴 모습을 언론을 통해 지속적으로 노출했다. 감염병 예방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주려는 의도는 이해하지만, 공기 감염도 아닌데 세부 지침에 대한 사전 공감대 없이 ‘무조건 마스크’라는 국민 인식을 높였다.

식약처 애매한 지침, ’마스크 양극화‘ 계기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마스크 사용 권고도 애매했다. 식약처는 1월 29일자 보도자료에서 “보건용 마스크 생산 현장의 제조·공급 실태를 살펴보고, 보건용 마스크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마련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같은 감염 예방을 위해서는 ‘KF94’, ‘KF99’ 등급의 마스크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식약처의 이같은 자료는 호흡기 증상이 있는 사람이나 노약자들의 의료기관 방문시 마스크가 필요하다는 질병관리본부의 공식 입장과 묘하게 엇박자를 냈다.

이후 식약처는 2월 12일자 보도자료를 통해 “보건용 마스크(KF80 이상) 착용이 필요한 경우는 기침 등 호흡기 증상이 있거나, 건강한 사람이 감염 의심자를 돌보는 경우, 의료기관 방문자, 감염·전파 위험이 높은 직업군 종사자가 해당된다. 혼잡하지 않은 야외나 개별공간에서는 마스크 착용이 필요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3월 3일엔 “감염 의심자와 접촉 등 감염 위험성이 있는 경우, 기저질환이 있는 고위험군에는 보건용마스크 사용이 권고된다. 감염 우려가 높지 않거나, 보건용 마스크가 없는 상황에서는 기침·재채기 등으로 인한 타인의 침방울이 직접 닿지 않도록 면 마스크(정전기필터 교체포함)를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수정해 안내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이 교수는 “보건 위기 상황에서 의료전문가는 최선의 안전책을 말하는 게 당연하지만, 정부와 보건당국은 현실적으로 가능한 정책을 펼쳐야 한다”며 “마스크를 무조건 쓰라고 하기 전에 적용 범위와 착용 기준 등에 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제시됐어야 하는데, 과도한 계몽으로 마스크를 전 국민의 필수옵션으로 만들어버렸다. 결국 마스크마저 양극화가 일어났다”고 안타까워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월 25일 대구시청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구지역 특별대책회의에 참석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월 25일 대구시청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구지역 특별대책회의에 참석했다. 뉴시스

이 교수는 마스크 안 쓰면 눈치 보이는 사회 분위기에서 탈피해 건강한 사람들이 마스크 없이도 일상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생활수칙이 강조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가령 △손으로 얼굴 만지지 않도록 끊임없이 주지시키고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이 있는 손은 깨끗하게 자주 씻도록 하며 △비말이 튀지 않도록 가급적 작고 낮은 음성으로 대화하는 등의 생활 속 보건·매너 교육이 국민을 상대로 좀 더 세밀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변화하는 상황 속에서 정부의 태도가 문제를 키웠다고 보는 의견도 있다. 헬스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인 유현재 서강대 지식융합미디어학부 교수는 “신종이라고 이름 붙여진 것 자체가 다양한 사항이 예측 안 되고 모두가 당황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전제하면서도 “마스크가 코로나19 예방의 가장 적합하고 가용 가능한 ‘적정기술’이라고 국민들에 주구장창 권고해놓고, 이후 정부 대응 및 처리에서 아쉬운 사항은 결코 솔직하지 않았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유 교수는 “스마트 대중에게 (마스크 공급 난항에 대해 정부가) 모르면 몰랐다, 예측을 했는데 우리도 한계가 있었다 등 납득할 만한 사정을 이야기하지 않고,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가장 그럴듯한 이유만 제시하고 있을 뿐”이라며 “그런 상황에서 ‘사실은 면 마스크도 괜찮다. 나부터 그렇게 하겠다’ 등의 멘트는 전략도 없고 논리도 없고 인간미도 없다”고 일침했다.

유 교수는 “‘마스크 배급’ ‘1인 2매 주민증 지참’ 등 상상조차 불가했던 일들이 일상이 된 상황에서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책임 있는 당국자가 나와 머리 숙이고 잘못을 인정하면 국민도 이해를 할 것인데, 현재 정부에서는 아무도 악역을 맡으려 하지 않는다”며 “소통에 있어 전략은 없고 신념과 철학만 있으면 정부에 대한 국민 피로감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위기시 대중은 첫 메시지 믿는 경향”

반면 정부의 정확한 지침이 있다 해도 마스크 수요 급증은 막을 수 없었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김장열 콜라로도주립대 교수는 “마스크 대란은 커뮤니케이션 문제라기보다 신종 감염병 위기시 정부의 상황 판단과 관리의 어려움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하면서 “감염병 실체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어려운 데다 (의료·과학) 전문가들조차 마스크 착용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기에 정부의 안심 메시지가 결과적으로 틀린 내용이 됐다”고 말했다.

성윤모(오른쪽)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 3월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 서울상황센터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중대본 회의에 참석해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향균 마스크를 건네고 있다. 뉴시스
성윤모(오른쪽)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 3월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 서울상황센터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중대본 회의에 참석해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향균 마스크를 건네고 있다. 뉴시스

김동석 엔자임헬스 대표는 “공포가 높아진 위기 상황에서 대중은 심리적 노이즈 때문에 정보를 단순화해서 받아들인다. 자세한 설명을 한다고 해도 ‘그래서 쓰라는 거야, 말라는 거야’ 식으로 반응하게 된다”며 “그런 의미에서 마스크 착용에 대한 자세한 지침과 설명이 있었다면 (마스크 대란을) 안 겪어도 되었을 것이라 말하기는 힘들다”고 봤다.

김 대표는 “신종 감염병의 신종이 의미하는 것처럼 국민들뿐 아니라 정부 방역 당국 역시 불확실성에서 위기에 대응할 수 밖에 없다. 마스크 사용지침 역시 국가별로, 과학자들별로 (견해가) 달랐기때문에 정부 방역 당국의 고민과 어려움이 컸을 것”이라며 “핵심은 불확실한 상황에서 실수와 오류를 최소화하기 위해 ‘최악의 경우를 상정하라’는 위기관리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점에서 김 대표는 “최악의 사태가 아닌 그때그때 처한 상황에 맞춰 대응책을 짜다 보니, ‘KF94 이상은 써야 한다’에서 ‘KF80이면 충분하다’를 거쳐 ‘면마스크도 괜찮다. 재사용도 괜찮다’로 메시지가 계속 변하게 된 것이 아닌가 싶다”며 “위기 시 대중은 첫 메시지를 믿는 경향이 있는데, 만약 만약 최악의 상황을 상정해 마스크 수급에 대해서도 첫 메시지가 개발됐다면 큰 혼란은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마스크 부족 사태는 위기단계가 ‘심각’으로 격상됐을 때 벌어졌지만 그 대응은 코로나19가 국내에 상륙했을 때부터 준비했어야 한다”며 “신종 감염병과 관련해 지금은 관심-주의-경계-심각 등을 거치면서 질병관리본-보건복지부-총리실(전 부처)로 컨트롤타워가 점점 확대되는 체계인데, 앞으론 초기 단계부터 질본 뿐 아니라 마스크 수급과 연관된 식약처, 기획재정부 등 관련 부처들이 초기 협력체계를 갖추고 발생할 수 있는 이슈들을 찾아내고 대응 계획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코로나19 예방수칙

1. 비누로 30초 이상 꼼꼼하게 손씻기
2. 기침할 땐 옷 소매로 입과 코를 가리기
3. 발열, 기침 등 호흡기 증상시 반드시 마스크 착용
4. 의료기관 방문시 해외 여행력 알리기
5. 감염병 의심될 때는 병원에 바로 가지 말고 질병관리본부(☏1339) 또는 보건소에 전화연락

코로나19 질병관리본부 사이트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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