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방’ 불똥 맞은 휠라, 남일 아니다
‘박사방’ 불똥 맞은 휠라, 남일 아니다
  • 송동현 (thepr@the-pr.co.kr)
  • 승인 2020.03.25 12: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의도치 않은 부정적 이미지 연관 효과
수사당국·언론 등 사전 관리 요구돼

[더피알=편집자주] 국민적 공분을 일으키고 있는 ‘박사방’ 사건으로 난 데 없이 휠라가 곤혹스러운 상황에 처했습니다. 텔레그램을 통해 성착취 범죄를 저지른 ‘박사’ 조주빈(24)씨가 휠라 브랜드를 걸친 채 경찰서 포토라인 앞에 섰기 때문입니다.

텔레그램에 ‘박사방’을 열고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을 대상으로 성착취 범죄를 저지른 ‘박사’ 조주빈이 25일 서울 종로구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있다. 뉴시스
텔레그램에 ‘박사방’을 열고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을 대상으로 성착취 범죄를 저지른 ‘박사’ 조주빈이 25일 서울 종로구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있다. 뉴시스

10대 청소년 등 젊은층 사이에서 인기 많은 휠라 입장에선 가만히 앉아서 브랜드 이미지에 상처를 입게 된 셈입니다.

이에 휠라코리아 측은 25일 오전 급히 입장문을 내고 “주고객층인 10대와 특별한 소통을 이어오고 있는 휠라는 이번 일로 특히 더욱 깊은 유감과 함께 당혹스러움을 금할 수 없다”며 언론보도 시 자사 브랜드가 노출되지 않도록 협조를 구했습니다.

사실 범죄사건 등 불미스러운 일에 얽혀 브랜드 이미지 훼손이 우려되는 사례는 휠라만이 아닙니다. 흉악범도 옷과 모자 등은 착용하기에 패션 브랜드를 중심으로 비상이 걸렸던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브랜드가 범죄자를 통해 언론에 노출되는 상황에서 이슈 대응 및 관리에 대해 송동현 밍글스푼 대표가 짚은 내용을 다시 한 번 복기해 봅니다.

기업들은 많은 비용을 투입해 자사 브랜드를 긍정적으로 보이려 노력한다. 그리고 브랜드 마케팅 담당자나 홍보 담당자는 어떻게 하든지 브랜드가 널리 노출될 수 있도록 사활을 걸고 여러 가지 방식을 동원하고 있다.

특히 움직이는 광고 영역인 유명 연예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브랜드 노출 경쟁은 이제 일반적인 PPL을 넘어 온라인 인스타그램 채널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그런데 브랜드 홍보 담당자가 집에서 휴식을 취하며 저녁 8시 방송사 메인 뉴스를 보고 있을 때 갑자기 아래와 같은 장면을 본다면 느낌이 어떨까?

연쇄살인범 강호순이 경찰서를 나서는 모습(왼쪽)과 현장 검증 상황(가운데). 김길태(오른쪽)가 경찰에 검거돼 이동하는 장면. 뉴시스

연쇄살인범 강호순의 경우 K브랜드, 김길태는 G브랜드가 체포 및 이송과정, 현장검증 시 지속적으로 다수의 미디어에 노출됐다.

황당하게도 이들 범죄자가 특정 브랜드의 모델이 된 셈이다. (*강호순의 경우에는 며칠 뒤 해당 브랜드 위치에 테이핑 처리를 한 것으로 알고 있음)

“그래도 브랜드가 노출되지 않았느냐?”라고 생각할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이는 브랜드의 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기존 고객 및 잠재 고객들이 부정적인 범죄자와 브랜드를 연관시켜 인지할 수 있으며, 해당 이미지 자료가 계속 온라인 공간에 남아 있으면서 회자되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브랜드 홍보 담당자는 어떻게 해야할까?

아래 사진은 평택 실종아동 살해 용의자로 지목된 친부 신모씨가 현장검증을 하는 모습이다. 평택경찰서 담당 경찰들은 용의자가 쓰고 있는 모자 및 입고 있는 옷의 브랜드를 모두 가렸다. 

평택 실종아동 살인 사건과 관련해 친부 신모씨가 현장검증을 하던 모습. 뉴시스
평택 실종아동 살인 사건과 관련해 친부 신모씨가 현장검증을 하던 모습. 뉴시스

결과적으로 다수의 미디어에 지속적으로 공개됐음에도 패션 브랜드의 노출은 사전에 차단될 수 있었다. (아이러니하게 현장검증 시 3M 로고가 노출되긴 했지만)

이처럼 미디어 노출이 예상되는 용의자들의 경우 이들로부터 특정 브랜드가 노출되지 않도록 처음부터 해당 경찰서에서 사전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

브랜드 홍보 담당자는 범죄 용의자를 통해 우리 브랜드가 노출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면 위기관리 차원에서 해당 경찰서의 협조를 빨리 요청해야 할 것이다.

덧. 해당 글은 마케팅 홍보 및 위기관리 측면에서 해당 범죄자를 언급했으나 필자는 이런 안타까운 범죄들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희망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