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코로나’가 일깨운 소통의 중요성
‘코리아 코로나’가 일깨운 소통의 중요성
  • 김광태 (doin4087@hanmail.net)
  • 승인 2020.04.02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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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태의 홍보一心]
문화강국→기피국가→벤치마킹
이미지 회복, 소통 강화 숙제
코로나19 지역사회 확산방지를 위해 해외입국자 이동 버스 운행을 실시하는 인천시 남동구보건소 직원들이 외국인을 차량에 태우고 있다. 뉴시스
코로나19 지역사회 확산방지를 위해 해외입국자 이동 버스 운행을 실시하는 인천시 남동구보건소 직원들이 외국인을 차량에 태우고 있다. 뉴시스

[더피알=김광태] 코로나19가 중국을 통해 우리나라를 덮쳤다. 치료제 없이 인간의 생명을 위협하는 신종 바이러스는 실체 이상으로 빠르게 일상을 붕괴시켰다. 대구 경북지역 신천지 신도의 집단감염을 기점으로 순식간에 지역사회로 확산하며 우리나라는 중국에 이어 ‘세계 2위 코로나 보유국’이란 불명예까지 얻었었다.

그 무렵 방탄소년단(BTS) 신곡과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이뤄놓은 상한가의 코리아 브랜드가 급전직하 하향세로 돌아서며 세계인이 기피하는 ‘코리아 코로나’가 됐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이후 코로나19 사태가 유럽을 거쳐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번지며 2위 자리는 벗어났다. 외신을 중심으로 이제는 코리아의 코로나 대처가 벤치마킹 사례로 거론되고 있는 만큼 국가이미지 회복을 위해 전방위로 노력해야 할 시점이다.

감염병 극복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게 국민과의 소통이다. 공포심을 다스리고 지역사회 전파를 차단하려면 개개인의 협조가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국민 입장과 눈높이에서 정확하고 투명하게 소통 활동이 전개돼야 한다. 하지만 일부 언론과 정치권, 정부 인사들은 오히려 소통을 가로막는 보도와 실언으로 국민을 실망시켰다.

우선 언론의 ‘목적성 보도’가 너무 심했다. 감염병을 극복하려면 무엇보다 정부와 보건당국에 대한 국민의 절대적 신뢰가 필요한데, 적지 않은 언론이 코로나 확산을 빌미로 정부를 공격하고 비난하는 데 열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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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감시와 비판기능이 중요하다지만 결코 국민의 생명권을 앞설 수는 없다. 감염병 방지는 국민의 생사가 걸린 중차대한 임무인 만큼 언론은 국민이 정부를 믿고 따라갈 수 있도록 정부에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 잘잘못에 대한 평가는 재난 극복 후에 해도 늦지 않다. 정확한 결과를 갖고 정부에 책임을 묻는 것이 국민에게 더 설득력 있다. 재난 중에는 객관적·과학적 사실로 불안과 혼선을 최소화하고 방역당국의 대처를 돕는 것이 언론이 가야 할 바른길일 것이다.

재난 앞에 말 한마디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에 주의를 기울여야 할 사람들이 또 있다. 바로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관료와 정치인이다. 민주당 대변인의 ‘대구·경북 봉쇄’ 발언, 보건복지부 장관의 몇 차례 실언,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의 코로나 지역명 용어 사용, 국민에 대한 안부는 묻지 않고 자신의 정치적 욕심만 내비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옥중 메시지 등은 감염병 시국에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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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도 “코로나19는 머지않아 종식될 것” “마스크 수급 차질 없을 것”이라며 섣부른 공언을 했다. 또 코로나 첫 사망자가 나오던 날(2월20)에는 공교롭게도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팀과 오찬하면서 대통령 부부가 파안대소하는 사진이 공개되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지난 2월 20일 청와대 본관에서 ‘기생충’ 봉준호 감독을 비롯한 제작진 및 출연진 격려 오찬에 참석해 박수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지난 2월 20일 청와대 본관에서 ‘기생충’ 봉준호 감독을 비롯한 제작진 및 출연진 격려 오찬에 참석해 박수치고 있다. 뉴시스

청와대에서도 예상치 못한 변수였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그럼에도 분명 감염병 시국과는 어울리지 않는 장면이었다. 청와대 PI(President Identity)를 담당하는 참모들의 홍보적 감각을 의심케 하기에 충분했다.

IMF라는 초유의 외환위기시 리더십을 발휘했던 고(故) 김대중 대통령이 생각난다. 김대중 대통령은 기업에서의 홍보 활용성을 직시하고 ‘사랑받는 국민의 정부’를 만들어 가기 위해 국민과의 소통 방식을 공보에서 쌍방향 의미를 강조한 홍보로 바꾸고 국정홍보처를 신설했었다.

그리고 민간기업으로부터 홍보 기법을 배우라 했다. 국민의 목소리를 듣고 국민 마음을 읽는 쌍방향 소통을 지향했기에 금 모으기 같은 자발적인 협조를 끌어낼 수 있었고, 외환위기에서 조기에 벗어날 수 있었다고 본다. 코로나 국가위기에 선 지금, 국민 입장에서 소통을 중시했던 옛 대통령의 지혜를 되새겨 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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