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조+α’ 지역화폐 시장, 누가 물 만났나
‘18조+α’ 지역화폐 시장, 누가 물 만났나
  • 임경호 기자 (limkh627@the-pr.co.kr)
  • 승인 2020.04.09 10: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카드형·모바일형 양강 체제 변화 기류
100억 규모 사업에 금융권 참전…일부 지자체 용역 난항
강원 태백시 지역화폐 탄탄페이.
강원 태백시 지역화폐 탄탄페이.

[더피알=임경호 기자] 정부가 지역화폐 제도를 통해 지역경제 부흥에 강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코로나 사태로 힘들어진 경기를 부양하고자 정부가 마련한 현금성 지원정책 수단이 지역화폐로 가닥 잡히며 관련 산업도 탄력을 받는 모양새다. 과정에서 때 아닌 특수를 누리는 회사들도 있다. 

앞서 정부는 2022년까지 지역화폐 발행 규모를 18조 원까지 확대한다고 밝혔는데, 9조 원 규모의 긴급재난지원금을 더하면 관련 시장의 급성장이 예상된다. 행정안전부 또한 지난해보다 지역화폐 지원액이 30% 정도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지원액은 920억 원을 기록했다.

하나은행은 이 같은 배경 속에 ‘지역화폐의 운영구조 및 현황 분석’ 연구서를 통해 관련 산업군의 호황을 예측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한 전반적인 경기 침체 분위기와 대조적인 모습이다. 특히 코나아이(카드형)와 KT(모바일형)가 시장을 양분해 경쟁 구조를 형성할 것으로 분석했다.

▷함께 보면 좋은 기사: 변신하는 지역화폐, ‘삼성페이’만큼 진화해야

경기도 지역화폐 운영 대행사 코나아이는 한때 주당 1만 원 안팎이던 주가가 2만3000원대까지 오른 적이 있다. 지난해 초 인천 지역화폐 e음카드 운영사로 선정된 덕분이다. 이후 양평군과 화성시를 비롯해 강릉시와 천안시, 경산시, 태백시 등 다수 지자체의 지역화폐 운영 대행사로 연이어 선정되며 카드형 지역화폐 분야의 선두주자 격으로 급부상했다.

현재 코나아이는 지난달 비적정 감사 판단을 받으며 상장 폐지 위기에 몰려있지만 관련 산업을 통해 활로를 모색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업체 측은 “주력 사업인 코나카드 플랫폼의 결제금액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최근 일 결제금액 110억 원 이상의 결제가 이뤄지고 있다”고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다. 실제로 코나아이는 나라장터를 통해 관련 사업 용역에 꾸준히 참여 중이다.

나라장터 지역화폐 용역 내역.
나라장터 지역화폐 용역 내역.

KT는 지난해 블록체인 지역화폐 플랫폼 사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할 뜻을 밝히며 지역화폐 시장에 뛰어들었다. 충남 공주 페이와 경기 김포 페이, 울산 페이, 부산 동백전 등 다수의 사업을 수주하며 또 하나의 축으로 주목 받고 있다. 

카드업의 강점을 보유한 금융권에서도 지역화폐 시장에 진출하며 공공입찰을 따내고 있다. 지난 6일 대전광역시 지역화폐 운영대행 용역 개찰 결과에 따르면 ㈜하나은행이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이런 흐름 속에서 사업규모가 커질수록 자격요건을 갖춘 기업 사이의 경쟁도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은행이 우선권을 가져간 대전시 지역화폐 사업자금 규모는 1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재난지원금도 지역화폐로…‘동네지갑’ 현주소는?

다만 사업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지자체는 업체 선정에 난항을 겪기도 한다. 8일 강원도 태백시가 출시한 카드형 지역화폐 탄탄페이는 운영 대행사 선정 용역을 재공고해야 했다. 초기 용역 공고가 단독 응찰로 인해 유찰됐기 때문이다.

태백시 마케팅전담TF팀 김용재 주무관은 더피알과의 통화에서 “사업 범위나 대행 운영 경험, 기술력 등 대행사 선정 기준이 마련돼 있지만 입찰 자체를 코나아이밖에 하지 않았다”며 “평가위원회를 열고 제안서를 검토해 해당 업체를 선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지역화폐와 관련된 시스템 구축이나 홍보, 이벤트 운영, 연구 용역 등이 연이어 등장하며 관련 시장 파이가 한층 커질 전망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