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 떠났던 소비자를 돌려세우는 ‘이것’
맥도날드 떠났던 소비자를 돌려세우는 ‘이것’
  • 조성미 기자 (dazzling@the-pr.co.kr)
  • 승인 2020.04.17 13:4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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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토크] 마진 높이려 개악한 메뉴에 외면 당해
기본에 충실한 작은 개선, 온라인서 여론 변화 불러와

 

빵이 퍼석하지 않다. 베이컨 토마토 디럭스에 들어있는 토마토도 아삭한 식감과 신선한 향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더피알=조성미 기자] 맥도날드 제품의 변화를 느낀 건 기자만이 아니었다. 달라진 버거 퀄리티에 맥도날드에 대한 소비자 평가가 달라지고 있다. 맥도날드는 앞서 맥올데이의 변화를 알리는 광고를 통해 커뮤니케이션 화법을 바꿨다. 이어 소비자 후기가 담긴 ‘맥도날드 근황’이 온라인상에서 이어지며 박힌 미운털이 뽑힐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맥도날드의 대표 제품인 빅맥 레시피는 여러 부분에서 바뀐 것으로 알려졌다. 패티만 굽던 방식에서 패티를 양파와 함께 구워 육즙을 가두고, 소스 분사 방식을 바꿔 양을 늘렸다. 양상추도 더 많이 넣는 것으로 변경됐다.

무엇보다 소비자들이 가장 먼저 변화를 체감하는 부분은 빵이다. 모든 버거의 빵이 바뀌어 눈으로 봤을 때 윤기가 있고 씹으면 쫀득한 식감을 느낄 수 있다. 긍정적 평을 담은 맥도날드 방문 후기가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 심심치 않게 올라온다.

패스트푸드는 건강에 나쁘다는 세간의 인식에다 국내에선 맛이 없어졌다는 소비자들의 혹평,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른바 ‘햄버거병’과 얽혀 맥도날드는 수년간 한국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어왔다. 햄버거병 사건이 발생한 지난 2017년에는 매출이 전년 대비 20% 줄어든 것으로 알려지는 등 평판 하락이 경영 악화지표로 나타나기도 했다. 

제품 안전성 논란이 계속되는 와중에 한국맥도날드는 지난 2018년 가격 인상과 함께 일부 버거류의 빵을 저가형으로 교체하는 방식으로 마진율을 높였었다. 퀄리티 하락에 불만을 제기하는 소비자들의 목소리를 묵살해 아예 발길을 끊었다는 고객 증언(?)들이 속속 나왔다. 누적된 불만은 기업 관련 부정 이슈가 발생했을 때마다 더 크게 터져나왔다.

그랬던 맥도날드가 대표 메뉴의 품질 개선을 통해 자연스런 여론의 변화를 꾀하기 시작했다.  

이를 두고 소비자들은 지난 2월 신임 대표로 선임된 앤토니 마티네즈(Antoni Martinez)의 이력이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고 추측하고 있다. 그는 호주 맥도날드의 크루(Crew)로 시작해 호주 남부지역 총괄 디렉터를 거쳐 한국맥도날드의 대표이사 자리까지 오른 인물이다. 

버거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낸 맥도날들의 인스타그램 게시물.
버거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낸 맥도날드의 인스타그램 게시물. (이미지를 클릭하면 해당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맥도날드 측은 2018년 하반기부터 이같은 변화를 준비한 것이지, 신임 CEO가 한 두 달에 뚝딱 만들어낸 것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타이밍이 CEO 교체 시기와 맞물리는 까닭에 소비자들은 ‘햄버거 좀 먹어본’ CEO가 가져온 메뉴 개선 나비효과로 맥도날드의 여타 다른 행보에도 고운 시선을 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얼마 전 청소와 방역으로 고된 지하철 청소 근로자들에게 맥도날드가 빅맥과 커피 8000개를 제공한 바 있다. 과거였다면 맥도날드의 부족한 점을 들춰내며, 좋은 활동에도 불평을 토로하는 장이 열렸을 텐데 이번엔 부정적 시선이 별로 없었다. 또 지역경제 활성화 일환으로 나주농가와 손잡고 출시한 ‘배 칠러’에 대한 평가도 나쁘지 않았다.

물론 아직까지 개선 노력이 부족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인기 많았던 메뉴인 맥윙을 돌려달라는 요구나 버거와 음료 사이즈를 되돌려달라는 성토가 이어지기도 한다. 여전히 ‘안 간지 너무 오래돼 갈 생각이 안든다’는 반응도 있다.

하지만 ‘이제 슬슬 맥도날드도 먹을수 있겠구나’라는 고객 의견이 나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 어떤 커뮤니케이션보다도 결국 소비자를 움직이는 것은 기본에 대한 충실이다.

소비자는 더 이상 기업이 제공하는 대로 먹고 생각하지 않는다. 빵으로 변화를 시작한 맥도날드가 소비자를 돌려세우는 답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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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재현 2020-04-17 22:07:42
맥날 버거만 먹으면 쑤시는 통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