숏폼 콘텐츠 선호하는 20대, 왜 틱톡은 외면할까?
숏폼 콘텐츠 선호하는 20대, 왜 틱톡은 외면할까?
  • 김동엽 (k_dongyeop@naver.com)
  • 승인 2020.04.23 15: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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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 모바일 접근 쉬운 짧은 콘텐츠 선호
소비자이자 생산자로…익숙한 것 넘어 가성비 따져

[더피알=김동엽 대학생 기자] 모바일 라이프가 익숙해지며 사람들은 이제 시간이 날 때마다 영상 콘텐츠를 소비한다. 자연스레 짧은 시간에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숏폼 콘텐츠의 인기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메조미디어 2019년 리포트에 따르면 연령대가 낮을수록 짧은 영상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중에서도 특히 20대는 평균 15분짜리 영상을 선호하며 10대(15.5분)보다 더 짧은 영상을 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령대별 선호하는 영상 길이. 자료=메조미디어.
연령대별 선호하는 영상 길이. 자료=메조미디어.

실제로 20대 15명을 인터뷰해 본 결과 대부분 15분 내 짧은 영상을 선호한다고 답했다. 수업, 과제, 아르바이트, 인턴 등 바쁜 일상 속에서 수시로 시청할 수 있는 숏폼 콘텐츠가 대세다.

대학생 K씨는 “인턴 생활로 대중교통을 이용할 일이 늘었는데 이동시간이 30분으로 크게 길지 않기에 드라마나 예능 한 편을 보기에는 부족하다. 그래서 주로 유튜브 플랫폼을 통해 드라마, 예능 클립을 시청하는 편”이라며 “유튜브에 올라온 영상들은 제일 재밌는 부분, 중요한 부분만 요약해서 올려주기에 시간이 절약되는 것 같다”고 했다.

대학생 P씨는 “시사 정보는 글보다는 영상으로 접한다”며 “가짜뉴스가 많다는 점만 주의하면 짧은 시간에 다양한 관점의 시각들을 살펴볼 수 있기 때문에 유용하다”고 말했다.

또 L씨는 “최근에 논문 읽어주는 채널에 빠졌다. 평소 관심을 두지 않던 분야라서 혼자 읽고 해석하는 게 어려운데, 유튜브에서는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하고 내용을 전달한다. 무엇보다 많은 정보를 읽고 선별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시간 절약 면에서 좋다”고 짧은 영상 콘텐츠의 장점을 설명했다.

20대는 콘텐츠를 소비할 때도 시간 투자 대비 높은 만족감을 얻는, 일명 가성비를 중시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숏폼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 뿐 아니라 직접 제작하기도 한다. 자신의 SNS 계정에 달고나 커피 제작 과정, 여행 후기, 쿡방 등 취미, 문화생활을 즐기는 일상의 모습을 업로드하거나 음악, 영상 작품을 게시해 공유하기도 한다.

B씨는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며 자취방에서 쉽게 해먹을 수 있는 요리 레시피를 알려주는 영상을 제작해 유튜브에 올려봤다. 집에서 삼각대와 휴대폰만 있으면 쉽게 촬영할 수 있고 길이도 긴 편이 아니어서 편집도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고 했다.

J씨는 “음악 크루에서 프로듀싱한 음악의 반응을 보거나 홍보하기 위해서 인스타그램 스토리 기능을 활용한다”며 “인스타 스토리는 10초 내의 짧은 영상 길이를 올릴 수 있고 24시간 안에 사라지기 때문에 편하다”고 했다.

20대에게 숏폼 콘텐츠는 취미생활로 자리 잡았고 지식을 쌓는 곳이기도 하며, 자신의 일상이나 작품을 남들과 공유할 수 있는 일종의 커뮤니티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숏폼 콘텐츠의 대표 플랫폼인 틱톡(Tik Tok)을 사용하는 이는 15명 중 1명에 불과했다. 와이즈앱 조사에도 틱톡 유저 비율 중 20대가 8.3%로 가장 낮아 비슷한 경향을 나타냈다.

연령대별 틱톡 이용률. 자료=와이즈앱.
연령대별 틱톡 이용률. 자료=와이즈앱.

틱톡을 이용하지 않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외국인들만 사용하는 것 같아서’ ‘초등학생과 중학생들의 전용 어플이 된 것 같아서’라는 의견이 많았고, ‘흥미가 없어서’ ‘콘텐츠의 다양성이 부족해서’라는 답변도 나왔다.

즉, 20대들이 틱톡을 사용하지 않는 이유는 숏폼 콘텐츠의 비선호가 아닌 플랫폼의 분위기와 콘텐츠의 다양성 부족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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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드라마 한 편을 10분 내외로 편집해 제공하는 숏폼 플랫폼 퀴비를 시작으로 네이버, 유튜브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숏폼 콘텐츠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그렇다고 무조건 짧은 콘텐트가 성공을 담보하진 않을 것이다.

‘새로운 숏폼 콘텐츠가 출시된다면 사용할 것인가’에 대한 물음에 평범한 20대들은 “구독료를 내야한다면 섣불리 서비스를 이용하진 않을 것 같다”, “재밌는 콘텐츠가 많거나 다양한 장르의 숏폼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면 사용할 의향이 있다”는 정도의 보수적 견해를 비쳤다.

20대들은 무조건 영상 길이가 짧다고 선호하지는 않는다. 짧지만 재미가 있어야 하고 내용도 알차야 한다. 숏폼 콘텐츠 홍수 속에서 콘텐츠도 비용 대비 만족도가 높아야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다. 짧은 형식에 천착하기보다 다양한 장르 확보, 재밌는 콘텐츠 확보가 더 중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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