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소비가 만드는 변화
착한 소비가 만드는 변화
  • 조성미 기자 (dazzling@the-pr.co.kr)
  • 승인 2020.06.05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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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식아동 밥먹이려 나선 소상공인들
코로나19 속 농수산물 소비촉진도 활발
위기 속 연대적 의미가 소비로도 표출

[더피알=조성미 기자]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말처럼 착한 일은 조용히 하는 것이 미덕이었다. 남들에게 자랑하기보다 자신을 낮추고 겸손한 자세가 선행을 더 빛나게 만든다고 믿었다. 요즘은 다르다. 잘한 일은 인증해서 멀리멀리 퍼뜨려야 한다. 의도적 요란함이 또 다른 이의 착한 일을 만들고 그 영향력이 더욱 커진다.

“OO해서 혼내주자” 온라인상에서 자주 접하는 이 표현은 보이는 것과 달리 격한 애정이 담긴 밈(Meme)이다. 선행을 베푸는 소상공인들을 향한 칭찬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기 낯간지러워하는 이들이 외려 거친 말로 따뜻함을 전하는 ‘외강내유(外剛內柔)’식 화법이다.

시작은 지난해 결식아동들에게 ‘밥 한 번 편하게 먹자’고 이야기한 파스타집이었다. 정부가 지원하는 급식카드를 받지 않는 가게에 대한 불만과 기초수급자 아이가 비싼 돈까스를 먹는 것이 못마땅해 민원을 넣었다는 얘기 등이 온라인에 한창 퍼지던 때였다.

이 속에서 적극적으로 행동에 나선 이가 있었다. 홍대에 위치한 ‘진짜 파스타’ 사장님이었다. 급식카드를 들고 오는 아이들에게 돈을 받지 않고 식사를 제공하겠다고 나선 것. 공짜밥에 위축될 아이들을 생각해 쭈뼛거리지 말고 맛있게 먹고 웃으면 된다는 당부의 말도 빼놓지 않았다.

파스타집 사장님 이야기에 공감한 이들은 착한 일의 지속가능성을 함께 고민했다. 아이들에게 밥을 먹이기 위해서는 가게가 꾸준히 운영돼야 한다며 ‘먹어서 혼내주자’고 장난 섞인 동참이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소비자들의 달라진 소비 행태가 눈길을 끌었다. 이른바 가성비를 따지기보다, 소비과정에서 만들어지는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착한 소비’가 화두로 떠오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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