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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평론가(?) 자처한 금감원에 아쉬운 두 가지
광고평론가(?) 자처한 금감원에 아쉬운 두 가지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20.06.05 22: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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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광고 전수조사 보도에 “계획이 없다”
소비자 보호 영향 미미, 규제 이미지만 부각
금융감독원에서 소비자 불편을 야기한 광고로 접수된 시중은행 광고.
금융감독원에서 소비자 불편을 야기한 광고로 접수된 시중은행 광고.

의문 하나. 허위·과장 문제가 아닌 단순히 호불호가 갈리는 광고에 대해 왜 금융감독원에서 목소리를 내지?

 

의문 둘. 음성변조 된 금융당국 관계자 코멘트는 무엇?

[더피알=안선혜 기자] 최근 금융당국이 시중은행들의 이미지 광고에 대한 전수조사에 착수했다는 언론보도를 접하고 든 의문들이다.

한 은행 광고가 취조실 분위기를 연출하면서 소비자에 위협과 오해를 야기한다고 판단, 금융당국 관계자가 직접 목소리를 낸 보도였다.

해당 광고는 은행 모바일 앱을 알리는 광고로, 배우 곽도원을 기용해 그가 자주 출연했던 장르의 영화들을 떠올리게 해 주목도를 높이는 장치로 활용한다.

전반적으로 어두운 분위기인 데다 얼굴을 노출하지 않는 취조 대상이 마치 고객인 듯한 느낌을 준다는 시민 의견이 금감원의 행동개시를 뒷받침하는 근거로 제시되고 있다.

당국 관계자는 음성변조를 거친 육성 코멘트로 법규에 있든 없든 (금융사의 행위에 대해) 사회 통념상 적절한지 살펴봐야 한다는 의견을 직접 전달한다.

‘법규에 있든 없든’이란 전제는 현행법상 은행들의 이미지 광고가 당국의 사전심의 대상이 아닌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회사 상품 광고의 경우 이자율이나 보상 범위 등 여타 허위·과장 광고로 직접적 소비자 피해를 일으킬 여지가 있어 당국의 심의를 거치지만, 이미지 광고는 각사 준법감시인의 자체 심의만을 거친다.

‘은행 광고 전수조사’라는 논란에 금감원 측은 “(조사) 계획이 없다”며 수습에 나섰지만, 광고에 대한 불편함을 호소하는 소비자가 있는 건 사실이라는 입장을 피력했다.

광고에 대한 해석이나 호불호는 언제나 개별 소비자마다 다를 수 있다. 해당 광고에 위압감을 느꼈다면 오히려 브랜드에 대한 불호(不好)가 강해질 뿐 소비자에 어떤 해악을 끼치는 일은 아니다. 반응 안 좋을 광고를 만든 브랜드의 패착이지 그게 시장 질서를 유린하는 행위는 아닌 것이다.

금융당국 역시 보도에서 은행 이미지 광고가 개별 상품의 왜곡이나 과장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고 판단했는데, 굳이 문제 삼고 나선 이유를 알기 어려운 이유다.

금감원은 그간 라임자산운용 사태,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등 잇따르는 금융 사고 속에서 제 역할을 못 했다는 책임론을 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비교적 손쉬워 ‘보이는’ 광고평론가(?) 역할로 선제적 소비자 보호에 나선다는 건 그리 설득력 있는 모습은 아니다. 오히려 금감원에 제기되는 지나친 규제 이미지만 부각될 뿐이다. 

게다가 이번 보도는 한 익명의 관계자 목소리로 다뤄졌다. 내부 고발성 공익 제보가 아님에도 음성변조까지 동원한 해당 발언은 결국 조직의 입장을 대표하는 형식으로 다뤄졌다. 조직에 대한 취재에 익명을 요하는 발언이라면 애초에 입밖에 내지 않는 것이 낫다. 

창구관리가 아쉬울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공식적 입장이 아니라는 건 사후약방문일 뿐이다. 사후약방문이라는 비판에 익숙해서 그렇다면 어쩔 수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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