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롭게 진실과 신뢰를 담아 알리고 싶어요”
“자유롭게 진실과 신뢰를 담아 알리고 싶어요”
  • 최지현 기자 (jhchoi@the-pr.co.kr)
  • 승인 2012.01.06 10: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현민 대한항공 통합커뮤니케이션실 상무 인터뷰


“누구나 첫 직장은 매우 특별하다. 하지만 나에게 LG애드는 정말 10년간의 꿈을 이루는 곳이었다. 대한항공 ‘막내딸’이 아닌 ‘조현민’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곳.”(2009년 9월 7일 블로그 일기 中)

중학교 3학년부터 광고에 대한 꿈을 키워온 한 소녀가 있었다. 재계 3세에게 부여된 전형의 길을 ‘광고(홍보)’로 멋지게 피워낸 그 열정은 자신에게 주어진 배경을 능동적인 무대로 바꿔 버렸다. 그녀의 손길을 거친 작품들은 하나같이 감동과 여운을 선사한다.

급기야 지난해말 대한민국 광고 대상 5개 부문 9개상 수상 및 서울AP클럽 ‘올해의 홍보인’ 선정 등으로 명실공히 대한민국 광고계가 주목하는 신데렐라로 떠올랐다. 대한항공 광고·홍보 역사를 새롭게 쓰고 있는 3세 경영인 조현민 상무(29)와 만나 거침없이 토해내는 그녀의 진솔한 얘기를 들어봤다.

대담=이기동 편집국장·정리=최지현 기자


● 프로필을 보니 미국에서 커뮤니케이션을 전공했는데 계기는.

 “중3때부터 광고를 하겠다고 했어요. 국내에서 외국인 학교를 다녔는데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에서 프로젝트 리포트를 써야 했거든요. 저는 그때부터 이미 광고에 관심이 많아 광고에 대해 리포트를 썼죠. 당시 저희 광고 회사가 HS애드(당시 LG애드)였는데 광고 편집실을 가서 보면서 ‘진짜 이게 내 길이구나’ 하고 일찍 결정을 하게 됐어요. 한편으론 기자를 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어요.

고교 졸업후 미국USC(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 서던캘리포니아대) 커뮤니케이션 스쿨에 입학했는데, 저널리즘도 포함돼 있어 가게 됐죠. 당시 할리우드 영화사들이 어떻게 돈을 벌고 투자하는지, 미국의 광고 역사, 글로벌 커뮤니케이션은 물론 외교, 법 등도 폭넓게 배울 수 있었어요.

● 일찌기 인생 진로를 결정하고 경험을 많이 쌓은 것 같은데요, 지금의 대한항공 광고 콘셉트가 그때부터 시작된 것이 아닌가요?

“항상 고민을 많이 했어요. 특히 대학 1학년 방학 기간 중에는 LG애드에서 배려해 주셔서 한두달 인턴을 하고, USC 스테이플 센터가 갖고 있는 그룹이 있는데 그 그룹을 통해 가수 셀린디온 베가스 쇼 홍보에도 참여하고, 스포츠 마케팅 쪽을 많이 하는 회사에서 잠깐 인턴도 했죠.

한국 영화 ‘집으로’가 미국에 진출했을 때 그 영화를 수입한 회사가 파라마운트사인데 당시 인턴하면서 론칭도 했어요. 돌아보면 많이 부족했던 것 같아요. 지금 대학생들이 공모전이나 인턴십하는 모습을 보면 ‘아, 내가 저 정도였구나’ 싶어요. 졸업하고 LG애드에 입사했을 때 현실을 많이 배웠죠.”

▲ 대한항공은 2011년 6월 1일(수) 오전 10시 서울 공항동 소재 본사 빌딩에서 ‘김연아 선수 후원 연장 협약식’ 을 갖고 후원 증서를 전달했다. 사진은 후원 증서 전달식 직후 지창훈 대한항공 총괄사장(오른쪽), 김연아 선수(가운데), 조현민 대한항공 통합커뮤니케이션실 상무(왼쪽)가 함께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

● LG애드 근무 당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LG전자팀에서 인턴부터 시작했어요. 막내 사원으로서 별로 이야기할 것도 없었고, 또 제가 (대한항공 조양호 회장 막내딸인 걸) 일부러 이야기하지 말아달라고 했어요. 마침 LG전자 초콜릿폰이 나왔는데 당시 김쌍수 부회장님이 계셨을 때였죠.

사실 그 때까지는 CEO라고 하면 저희 아버지나 할아버지만 봤는데 어떻게 보면 3자, 외부인이잖아요. 그 때 그 분이 LG모바일을 확 바꾸셨죠. 광고주이기도 하지만, 너무 멋진 분이신 거예요. 그래서 아무 생각 없이 크리스마스 카드와 초콜릿을 선물로 부회장님께 보냈어요.

그랬더니 바로 비서실에서 전화가 온 거예요. 핸드폰 어디 것 쓰냐고. 당연히 LG텔레콤 쓴다고 그랬더니 몇 시간 후에 초콜릿폰이 온 거예요. 그 때 너무 감동을 받아 지금도 LG전자에 호감을 갖고 있어요. 아마 부회장님이 처음엔 ‘얘 누구야’ 하고 약간 의아해 하셨을 것 같아요. 왜냐하면 카드에도 ‘LG전자 담당입니다. 부회장님 너무 존경스럽습니다’라고 적었거든요.”

● 젊은 직원이 당돌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네요. 어쩌면 그때부터 도발적이고 톡톡 튀는 커뮤니케이션을 한 것 같군요.

 “그냥 예쁘게 봐 주신 것 같아요. 사실 무시하셔도 전혀 상관이 없는 상황인데 핸드폰까지 보내주셔서 정말 큰 감동을 받았어요. 이런 게 진짜 원 투 원이구나, 그 중요성을 알게 됐죠. CEO 이미지가 중요하다는 것도 그때 많이 배웠어요.”

● 광고·홍보파트에서 일 한다고 했을 때 아버지 조양호 회장께서 말리지는 않았나요?

 “전혀요. 오히려 제가 ‘대한항공 절대 안 들어갈 거예요. 제 회사 만들 거예요’ 그랬더니 ‘그래’ 하시면서 오히려 긍정적이셨어요. 기자 하고 싶다고 했을 때는 CNN 손지애 기자(현 국제방송교류재단 사장)처럼 하면 되겠다 하시면서요. 회장님은 제가 하고자 하는 일에 항상 긍정적으로 대해 주셨어요. LG애드 입사 초 LG전자 파트에서 근무할 때는 일이 많이 없었어요.

오후 6시 땡 하면 대한항공 담당 상무님이 오셔서 빨리 집에 가라고 하시곤 했어요. 메르세데스 벤츠 파트로 옮긴 뒤에는 일이 정말 많았어요. 팀도 적다 보니까 늦게까지 일을 했는데, 초반에는 크게 뭐라고 말씀은 없으셨어요. 그런데 2년째 그렇게 하다 보니까 걱정이 많이 되셨는지 (이기동 국장에게 ‘딸 있으시죠? 공감하시죠?’ 하고 연신 물으면서) 이제는 ‘대한항공 와서 광고해라, 네 마음대로 한번 해봐라’ 하셨어요. 테스트였던 것 같아요.”

● 대한항공 광고·홍보자료 제작 시 직접 인사이트를 제공한다고 들었는데요.

 “아니예요. 저는 방향만 잡아주고, 실무자들이 다 하시는 거예요. 담당 광고회사가 워낙 잘 해서 사실 방향조차도 필요 없죠. 알아서 잘 만들어오니까요. 저는 그 중 몇 개를 골라서 ‘발전시켜 주세요’, 그 정도 밖에 안합니다.”


● 광고에 대한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주로 어떻게 얻고 있습니까.

“광고회사에 다닐 때는 라디오를 듣거나 아이디어를 구상하기 위해 일부러 버스를 타고 출근하기도 했어요. 집 앞에서 버스 타면 딱 한번만 갈아타면 돼 생각할 시간이 많았거든요. 직업병인지 정말 광고에 대한 관심이 많아요. 집에 있을 때에도 계속 TV를 틀어놔요. 특히 드라마 보다는 만화 투니버스를 주로 봐요.

타깃이 아이들이기도 하지만 부모들이기도 하잖아요. 제가 전혀 모르는 어린이, 엄마, 부모의 마음을 알 수 있고, 특히 엄마들이 트렌드를 거의 좌지우지하니까 많이 봅니다. 출근할 때는 라디오를 들어요. 시선집중(시사프로그램)을 꼭 듣는데, 남성과 직장인 이 두 가지 포인트에 광고가 집중돼 있어요. 그래서인지 거의 항상 같은 광고주들이예요.

같은 광고주들이 조금씩 뭐를 바꾸나, 광고의 포인트가 뭐냐를 체크하다 보면 전체적인 흐름이 보이는 것 같아요. 빅 모델을 쓰지 않는 대한항공 광고 특성 상 TV와 다른 라디오의 독특한 면들을 많이 참고하게 돼요. 책에서도 영감을 많이 얻는데 추리소설이나 역사책 등을 많이 읽어요. 원서를 주로 읽는데 커뮤니케이션쪽으로는 한국이 미국보다 1년 정도 트렌드가 늦는 것 같아요.”

● 20~30대를 중심으로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파워가 엄청난데요, 같은 세대니까 일찌감치 공감하고 SNS 활동을 했을텐데요.

 “사실 저보다 (조양호) 회장님께서 관심이 많으세요. 2년 전 트위터가 생긴 지 얼마 안 됐을 때 저희 3남매에게 ‘너희들 트위터가 뭔지 아니?’ 라고 물으셔서 그때부터 자극을 받아 시작한 거예요. 석 달 전에는 SNS팀을 만들라고 직접 지시하시기도 했죠. 사실 홍보팀에서 SNS를 하고 있긴 했지만, 보다 거시적이고 정책적으로 SNS를 강화하라고 하셔서 큰 힘이 되고 있어요.”

● 그렇다면 SNS를 활용한 대한항공의 광고·홍보 키포인트는 뭔가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결합인 것 같아요. 가령 2011년 12월에 개최한 마지막 이벤트의 경우 크리스마스 시즌에 걸 맞는 콘셉트로 SNS별로 후원 배틀을 시켰어요. 경매를 통해 후원금을 제일 많이 얻는 팀에게 선물도 주고 같이 연말 파티도 여는 거죠.

지난해 사회공헌활동으로 두달에 한번 씩 트위터, 미투데이 친구들과 봉사활동을 했어요. 우리만 하면 홍보성에 그치는데 SNS 친구들과 함께 하니까 대중적이 됐죠. 통신사들은 대리점 등이 있어 고객접점이 다양한데 항공사는 공항이라 멀잖아요. 제 생각에 항공사에게 SNS는 필수예요. 일상생활에서 친구 같은 항공사가 될 수 있도록 해주니까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결합해 그런 역할을 해주는 거죠.”

● SNS팀 운영은 어떻게 하고 있나요.

 “이제 막 준비 중이구요. 팀장급 한 명에 관리자 2~3명, 기획 2명 등 총 5~6명 규모가 될 것입니다. SNS팀이 만들어 졌으니 프로모션이나 영업을 어떻게 해 나갈지 큰 고민이고 숙제예요.”
 
▲ 지난 12월 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된 '올해의 광고·홍보인'시상식에서 조현민 대한항공 통합커뮤니케이션실 상무가 올해의 홍보인으로 선정됐다. 사진은 '올해의 홍보인' 수상자인 조현민 대한항공 통합커뮤니케이션실 상무(오른쪽)와 '특별 공로상' 수상자인 이의자 부산국제광고제 집행위원장(가운데)이 조병량 한양대 광고홍보학과 교수(왼쪽)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 조 상무에게 있어 ‘대한항공을 홍보’한다는 것의 의미는 남다를 것 같은데요.

 제가 어렸을 때부터 줄곧 꿈 꿔 왔던 전문 광고·홍보인, 마케터로서 잘하고 싶은 마음 뿐이예요. 잘한다는 의미는 대한항공의 기존 홍보 환경보다 더 나은 새로운 발전을 모색하고 시도하는 거죠. 처음 대한항공에서 일 할 때 이해할 수 없었던 것 중 하나가 ‘조·중·동·매경·한경’에만 광고를 집중하는 거였어요. 대행사에서 일하면서 그 이유를 알았지만, 이런 틀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재밌는 기사, 보도자료틱하지 않은 기사 구성도 필요하다고 봐요.

이제는 사람들이 무엇이 진실인지 일방적인 보도용 자료인지 잘 알기 때문에 경계를 없애나가면서 우리가 하고 싶은 얘기를 진실과 신뢰를 담아 알리고 싶어요. PR이 피할 것 피하고 알릴 건 알린다는 것이지만 이제는 피할 것도 알려야 한다고 봐요. 힘든 상황에서도 방어가 아니라 오픈 해놓고 투명하게 진정성 있게 가고 싶어요. 이런 이야기를 하면 회장님은 ‘한국 정서에 맞지 않다, 미국식이다’ 라고 말씀하세요. 하지만 SNS가 젊은이들을 많이 바꿨잖아요. 마찬가지로 저는 항공사를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고민 많이 해요.”

● 대한항공 라이벌은 세계적인 항공사들이니까 더 더욱 변화가 필요하다고 봅니다만.

 “맞아요. 대한항공 회장 딸로서…(잠시 침묵)진정성이 어필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님께서 대중적인 어필을 많이 하셨잖아요. 사실 저희 집안에 저만 빼고는 회장님부터 오빠, 언니 모두 외부에 노출되는 것을 별로 좋아하시지 않아요.

특히 회장님은 형식적인 걸 매우 싫어하세요. 행사 때 포토타임도 가지시면 좋겠는데 참석하셨다간 바로 그냥 가세요. 쇼같이 비쳐지는 것을 별로 안 좋아하세요. 그런 걸 사람들이 모르고 무뚝뚝하고 딱딱하게 보는 것 같아 딸로서 많이 속상하죠. 그나마 이번에 평창 동계올림픽 활동하시면서 이미지도 좋아지시고, 대언론 홍보에 대한 인식도 많이 바뀌신 것 같아요. 요새는 CEO 이미지 관리가 매우 중요하잖아요. 저 뿐만 아니라 모두가 주어진 범위 안에서 각자가 원하는 만큼 홍보에 관심을 기울였으면 좋겠어요.”

● 주변에 홍보·광고와 관련해 조언해주는 멘토가 있는지요.

“회장님이나 임원분들의 조언을 많이 받아요. 사실 혼나기도 많이 혼나죠. 하지만 혼나면서 많이 배우기도 하니까 기왕이면 새로운 걸로 혼나고 싶어요. 너무 막 앞서 나가려고 하면 방향을 맞춰주시기도 해요. 언니인 조현아 전무도 옆에서 많이 거들어 주죠. 회장님한테만 결재 받는 경우는 전혀 없어요.

외부에서 존경하는 분은 LG애드 다닐 때 부사장님 이셨던 김종립 HS애드 사장님이세요. 대한항공에서 처음 팀장을 맡고 되게 속상한 일이 있어서 겸사겸사 LG애드에 갔어요. 그때 사장님이 마침 계셔서 위로를 많이 해 주셨어요. “너도 짬밥이 되면 괜찮아질거야”라시면서. 직접적인 사수는 역시 HS애드 이광림 전무님이신데 조언도 많이 해 주시고 역시나 존경하는 분이세요.”

● 얼마전 스타크래프트 기체 랩핑, 격납고 결승전 등으로 톡톡 튀면서 대한항공이 젊어진다는 평이 생겨났는데, 그때 직접 관여했나요.

 “제가 했죠.(웃음) 사실 ‘e-sports’ 쪽은 제가 입사했을 때부터 계속 검토하고 있었어요.‘영(young) 마케팅’을 강화해야 한다는 마인드에서였죠. 자칫 잘못돼 회장님께 혼날 수도 있지만, 대한항공의 메인 고객은 상위 계층이라는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야 했어요. 요즘 고객들은 워낙 여행이 대중화된 데다 가격대별로 다양한 상품이 즐비하기 때문에 외국항공사 이용에도 거리낌이 없어요.

특히 10~20대는 그때그때 형편에 따라 여러 항공사를 이용하지만, 30대 후반부터는 고정이 되는 편이예요. 30대 이상 고객들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30~40대가 될 20대들을 위한 마케팅이 그래서 필요하다고 판단했죠. 마침 스타크래프트 모바일 론칭 제안이 들어온데다 국내 스타리그도 호황이었으니 타이밍이 척척 맞아떨어진 거죠.”

● 요즘 대한항공이 진행하는 나라별 광고가 화제를 모으고 있는데요, 광고제작 당시 재미있었던 에피소드는 없었나요.

 “이번 캐나다 편의 경우 광고대행사를 선정하기 위해 경쟁 PT를 했어요. LG애드를 포함해 네 군데서 입찰이 들어왔죠. 예전에도 경쟁 PT를 해봤지만 매번 LG애드가 이겨요. 제일 새로운 아이디어를 갖고 왔거든요. 그런데 바로 제가 LG애드 출신이다 보니 LG애드에 페이버(Favor)를 준다고 인식하는 분들도 계셨어요.

이걸 깨고 싶어 이번엔 ‘나가수’처럼 참여 대행사들이 다 볼 수 있게 경쟁 PT를 공개했어요. 각 대행사가 자신을 제외한 다른 대행사를 보고 가장 좋은 걸 평가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했죠. 전문가들을 모아놓고 의견을 듣고 싶었는데 결과적으로 나이브한 생각이었던 것 같아요. 파격적으로 회사끼리 공개적으로 경쟁을 하다 보니 분위기가 이상하게 흘러가 뒷감당이 좀 힘들었죠. 대행사들에겐 죄송했지만, 쟁쟁한 전문가들의 발표를 직접 들을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합니다.”

● 조 상무께서 보기에 대한항공 광고 타깃의 변화라면.

 “종전보다 훨씬 더 범위가 넓어졌죠. 옛날엔 고객들에게 담요 덮어주고 해외로 뻗어 나가는 항공노선을 표시하는 광고를 할 수밖에 없었어요. 해외여행이 힘들었던 시기였으니까요. 이제는 10대부터 40~60대까지 고객층이 광범위해졌습니다. 그래서 이번 캐나다 CF는 아예 노부부, 친구, 애인, 가족 등으로 나눠 다양하게 타겟팅을 했어요.”

● 대한항공 IMC팀장으로서 홍보, 광고, 마케팅을 아우르는 IMC(통합마케팅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주도함으로써 홍보와 광고의 지평을 크게 넓혔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요, 2012년에 특별히 염두에 두고 있는 IMC전략이나 계획은 무엇인가요.

 “대한항공 IMC 활동을 그룹 계열사까지 확대하고 강화하는 것을 깊이 검토하고 있습니다. 특히 진에어, 한진택배를 강화할 계획입니다. 계열사들이 더 커져야 시너지 효과가 날 것이고, 물류 전문 그룹으로서도 강해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아무래도 계열사 중 대한항공 미디어팀이 제일 강하기 때문에 회사별로 따로 미디어팀을 운영하기 보다는 통합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봅니다.”

● 조 상무께서 보는 ‘좋은 광고’나 ‘잘 만든 광고’란 어떤 것인가요.

 “‘좋은 광고’란 간단한 것 같아요. 바로 소비자가 공감하는 광고 말이죠. 물론 광고주 입장에서는 우리의 타깃이 공감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지만, 타깃이 아니더라도 ‘와 닿는 것’이 있어야 한다고 봐요. 대한항공이든, 캐나다든, 여행이든 그 어떤 것에서 공감대를 형성하는 광고가 좋은 광고라고 생각합니다.”

● 어려울 때일수록 더 투자하고 홍보하라는 말도 있는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현재 전체적인 분위기는 ‘경기침체가 오래 갈 것’인 것 같아요. 특히 저희 회사같은 경우 경제적 영향을 많이 받긴 하죠. 하지만 과거 인터넷이 처음 생겼을 때 항공사들은 좌불안석이었어요. 회의를 인터넷으로 다 하니까 여행을 안 갈 것이라는 분위기였는데, 아니라는 것이 증명됐죠. 마찬가지로 어려운 시기지만 그럴수록 고객 중심의 명품서비스를 강화할 것이구요, 이런 다짐과 방향에 맞춰 광고·홍보로 전달할 것입니다.”

● 2012년에 예상되는 홍보 키워드를 한마디로 표현한다면요.

 “(스마트폰에서 직접 관련 구절을 찾아 친절하게 보여주며) ‘If you want the rainbow, you’ve got to put up with the rain.’ 미국 유명 가수 돌리 파튼이 부른 노래의 한 구절이죠. 무지개는 그냥 뜨지 않잖아요. 비가 먼저 내린 뒤에야 뜨죠. 그러니 ‘비’가 오면 어느 정도 비를 맞을 각오를 해야 하죠. 한자로는 ‘전화위복(轉禍爲福)’인데 제가 좋아하는 사자성어입니다. 힘든 시기를 잘 극복해야 무지개를 볼 수 있겠죠.”

● 하고 싶은 ‘일’을 하니 지루하지 않겠네요.

 “저한텐 일요일이 제일 길어요. 월요일에 출근하는 것이 즐겁거든요. 요즘은 학교(서울대 경영대학원)를 다니지만 일할 때는 공항 부근 공항동 사무실로 아침 8시 반까지 출근을 해요. 퇴근 후에는 외부 활동이나 모임에 나가기도 하지만, 특별한 용무가 없을 때는 바로 집으로 가 부모님과 함께 저녁을 먹고 대화를 많이 하는 편이죠.”

● 아무래도 피하기 어려운 음주 자리도 종종 있을텐데요.

“저는 술을 못합니다. 회장님도 일절 술을 입에 안 대시죠.”

● 앞으로도 계속 광고 커뮤니케이션 업무만 하고 싶은지, 아니면 다른 파트 일도 경험하고 싶은지 궁금하군요.

“저는 계속 커뮤니케이션 쪽에서 일하고 싶어요. 더 크게는 마케팅이죠. MBA를 하는 건 광고·홍보만 하다 보니 큰 그림을 놓치는 부분이 있어서였어요. 임원으로서 전체적인 회사 경영 차원에서 광고·홍보를 보고 싶은데 부족함을 많이 느꼈거든요.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