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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현장] 오프라인 공간과 크라우드 펀딩의 만남
[마케팅 현장] 오프라인 공간과 크라우드 펀딩의 만남
  • 정수환 기자 meerkat@the-pr.co.kr
  • 승인 2020.06.17 15: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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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수동에 들어선 ‘공간 와디즈’ 탐방

[더피알=정수환 기자] 사람들의 기발한 아이디어에서 나온 물품을 구경하고, 마음에 드는 제품을 직접 펀딩해 나에게 배송되기를 기다리는 일련의 과정을 체험하는 것은 언제나 즐겁다. 크라우드의 일원으로서 온라인 펀딩에 참여해 구매한 제품만 20여개는 될 것이다.

하지만 기대가 큰 만큼 실망한 경우도 꽤 있었다. 사진에서 보던 제품이 정말 배송돼온 물품이 맞는지 의문이 들 때가 있었고, 펀딩업체들이 이야기했던 사항들이 물건에 포함돼있지 않을 때도 더러 있었다.

실제로 물품을 보지 못하고, 만질 수 없고, 체험할 수 없으며, 대중적 제품이 아닌 신생 브랜드가 대부분이라는 온라인 크라우드 펀딩의 한계. 그 한계들이 새로운 노이즈를 지속해서 발생시키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정면 돌파하려는 움직임이 엿보여 호기심을 자아냈다.

특히 그 주체가 특정 유튜브 채널에서 연이은 폭로 대상이 되는 ‘와디즈’라서 더 궁금했다. 크라우드 펀딩의 무대를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확장시킨 와디즈의 공간, ‘공간 와디즈’를 직접 찾아갔다.

▷관련기사: [금주의 위기 인사이트] 와디즈 VS 사망여우

공간 와디즈의 모습
공간 와디즈 전경. 

브랜드 공간은 역시나 성수에 있었다. ‘또 성수동이야?’ 싶을 정도로 기업들은 꾸준히 성수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와디즈 측은 부지 선정과 관련해 “한국의 브루클린이라 불리는 성수는 재생과 활력을 가진 공간이며, 다양한 스타트업과 공유 오피스 및 창업 공간 등이 모여 있어 ‘메이커 운동’이 활발히 일어나고 있는 동네”라고 설명했다.

건물 초입에는 와디즈의 상징색인 하얀색과 민트색 공들이 다수 쌓여있었다. 공에는 와디즈 펀딩에 참여한 서포터, 혹은 메이커들의 후기들이 자세히 적혀있었다.

본식을 먹기 전 에피타이저를 먹듯, 본격적으로 운동을 하기 전에 준비운동을 하듯, 해당 문구들을 보며 적극적 ‘펀딩’의 의지를 다져보라고 권유하는 느낌이 들었다. 소비를 즐겨하는 기자이기에 살짝 홀린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곳을 빠져나오자 널따란 마당이 보였고, 외부와 어울리는 아웃도어 관련 제품들이 펀딩을 기다리고 있었다.

민트색, 흰색 공으로 쌓인 와디즈 초입
민트색, 흰색 공으로 쌓인 와디즈 초입. 사진: 정수환 기자

실내로 들어가니 당연하게도 체온을 쟀다. 다행히 정상. 동시에 내부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내 체온과 ±1도 정도일거란 생각이 들자 막연히 안심이 됐다.

내부에는 MZ세대가 대부분이었다. 와디즈 측은 “주말에는 1000명, 평일에는 하루 200-300명이 방문한다”고 했다. 기자가 찾아간 시간인 평일 4시쯤에도 사람은 꽤 많았다. 물론 모두 마스크를 낀 상태였다.

1층 스페이스는 현재 와디즈 펀딩을 하는 제품을 체험하는 공간이라고 한다. 테크가전, 패션잡화, 푸드, 뷰티, 반려동물 등 다양한 카테고리로 구성돼있다.

진행 중인 펀딩 제품 외에도 이미 프로젝트가 끝나 앵콜 펀딩을 기다리는 제품, 판매 중인 제품 등 다양한 물품이 공간에 들어차 있었다. 한 달에 대략 800-900개 정도의 제품이 펀딩된다는데, 대부분 신청에 의해 입점이 진행되고, MD들이 2차로 분위기 등을 파악해 최종적으로 선정한다. 2주 단위로 입점할 물품의 신청을 메이커들에게 받는다고 한다.

와디즈 측은 “도전하는 메이커의 제품이 돋보일 수 있도록, 체험하는 서포터가 경험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공간은 심플하게 구성했다. 불필요한 요소는 모두 덜어냈다”며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올랐을 때 자연스럽게 의견 교환이 일어날 수 있도록 시선이 닿는 곳에 장애물을 최대한 없애고, 공간과 공간이 만나는 경계의 높이를 낮췄다”고 공간을 구상에서 염두한 점을 말했다.

공간 와디즈 1층 스페이스
공간 와디즈 1층 스페이스. 사진: 정수환 기자

실제로 보니 구역마다 경계는 없었고, 의도대로 자연스러운 의견 교환이 일어나고는 있었으나, 한 시선에 너무 많은 물품들이 머문다는 것이 아쉬웠다.

콘텐츠, 즉 제품의 가짓수가 풍부하다고 느꼈지만, 다시 말해 한 제품에 오래 시선이 머물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눈은 즐거우나 제품 하나하나에 집중하기에는 바로 옆에 물건이 탐이 나는 형국이었다.

제품들은 각자 한정된 공간 내에서 최대한 자신의 존재감을 뿜어내려 하고 있었다. 기지가 돋보이는 디스플레이도 더러 있었다. 매대는 메이커가 직접 꾸밀 수도 있고, 아닌 경우 공간 와디즈 측이 전시용 비품을 구매해 연출하기도 한다.

블랙박스를 홍보하기 위해 미니카를 배열한 모습. 케이커가 직접 매대를 꾸몄다고 한다.
블랙박스를 홍보하기 위해 미니카를 배열한 모습. 메이커가 직접 매대를 꾸몄다고 한다. 사진: 정수환 기자

요즘 오프라인 공간은 경험과 체험을 중시한다는 트렌드는 여기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각 제품들을 직접 만져보고, 체험할 수 있게끔 공간이 꾸려졌다. 이것저것 체험해보니 앞서 말한 크라우드 펀딩 제품의 한계들이 극복되는 듯했다. 물품에 대한 신뢰도가 어느 정도 상승했다.

또 크라우드 펀딩의 경우 개인적으론 필요를 따지기 전 심미적인 측면만 고려하며 충동적으로 물품을 구매했던 경우가 많은데, 공간에서 직접 체험을 해보니 충동구매는 막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이것이 기업 입장에서 좋은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말이다. 오히려 질로 승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지닌 제품들이 입점을 신청했겠구나 싶었다. 각종 시연회, 시식/시음회와 함께, 리뷰 이벤트 등도 진행되고 있었다.

흡사 이케아의 쇼룸을 연상시키는 컨셉룸도 있었다. 와디즈 측은 “공간 와디즈 MD들이 펀딩 프로젝트의 인기도를 보고, 컨셉룸에 적합한 메이커와 협의한다. 메이커가 (컨셉룸에서) 기획 전시를 희망할 경우 진행한다”고 과정을 설명했다.

기자가 방문한 날은 2개 컨셉룸 중 한 곳에서 메이커들이 분주하게 공간을 꾸미고 있었다. 트렁크 가방이었는데, 메이커 측은 “일상생활 속에서도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느낌을 연출하고 있다. 실제 방처럼 모양을 꾸미고 그 안에서 트렁크 가방이 위화감 없이 배치될 수 있도록 하는 중”이라고 했다. 

여러 물품이 전시된 컨셉룸.
여러 물품이 전시된 컨셉룸. 메인 제품은 발마사지기였다.

이 외에도 스타트업 관련 행사가 진행되는 지하 1층, 펀딩 완료 제품을 구매할 수 있고 커피를 마실 수도 있으며 코워킹 스페이스가 있는 2층, 루프탑인 3층 등 공간이 매우 잘 구성돼 있다는 점은 명확했다. 기자 역시 신나게 공간을 체험하니 2시간이 훌쩍 지나있었다.

공간 와디즈를 직접 찾은 한 20대 남성은 “평소 와디즈에 관심이 많았지만, 온라인 플랫폼을 오프라인으로 옮길 거란 상상을 못했는데, 직접 공간을 보니 생각보다 알찼다”며 “오히려 온라인보다 오프라인에서 더 매력적으로 느껴진 제품도 있었고, 하나하나 세세하게 볼 수 있어 합리적이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3층 루프탑에서는 투자 프로젝트, 영화 시사회 진행 등 문화 콘텐츠 관련 활동이 진행된다고 한다.
3층 루프탑에서는 투자 프로젝트, 영화 시사회 진행 등 문화 콘텐츠 관련 활동이 진행된다고 한다.

크라우드 펀딩은 스타트업, 혹은 신규 브랜드에게 절호의 기회, 혹은 절박한 순간의 동아줄로 작용한다. 소비자들에게 눈도장을 찍고, 자신의 브랜드를 알리며 신뢰를 심어주는 수단.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좋은 제도가 나타나면 이를 악용하려는 자들도 나타난다. 부정적인 측면은 금방 긍정적인 부분을 잡아먹고, 마치 부정적인 게 전부인 양 비춰지기 마련이다. 크라우드 펀딩 역시 그 과정 어드메에 놓여있는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공간 와디즈’의 출현은 의미가 있다. 신뢰가 기반인 오프라인 공간에서 크라우드 펀딩은 제 2막을 맞이했다. 모두가 디지털을 외치는 시대에 모두가 입점할 수 없는 한정된 공간에서 그 가능성을 찾는 게 다소 아이러니하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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