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과 기업을 아카이브하다
지역과 기업을 아카이브하다
  • 정수환 기자 (meerkat@the-pr.co.kr)
  • 승인 2020.06.19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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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장고 갇힌 ‘죽은 기록’ 되지 않도록”
지자체 및 공공기관 드라이브…사내컴, 헤리티지 마케팅 활용도

[더피알=정수환 기자]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이 있다. 우리는 과거를 통해 현재를 짚어보고, 미래로 나아갈 추진력을 얻는다. 과거는 현재와 미래를 위해 활용되어야 할 중요한 콘텐츠로 작용한다. 이 말을 증명하듯 최근 사회와 산업 전반에서 과거를 되짚어보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바로 ‘아카이브’를 통해서다.

① 지자체·민간 각양각색 시도
② 브랜드 아카이빙의 이유
③ 주의할 점과 제언

아카이브(archive)는 기본적으로 기록을 수집하고 정리해 보관하는 일련의 행위를 이야기한다. 아카이브를 콘텐츠로 기억과 기록을 전달하는 메모리플랜트 측은 “과거에 발생했던 수많은 유무형의 경험을 기록으로 모으고, 이를 정리해 현재와 미래로 다시 불러올 수 있는 형태로 만드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아카이브 과정은 주체 기관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통상적으론 이렇다. 먼저 아카이빙의 청사진을 그린 후 기억과 기록을 수집한다. 무형의 기억은 인터뷰를 통해 정리하고, 기록물은 유형에 따라 수집해나간다. 특히 기록물 자체는 모든 상황을 말해주지 않고 비어있는 부분이 있기에 당시 참여자의 기억을 통해 채움으로써 아카이브의 빈틈이 없도록 만든다.

이렇게 만들어진 데이터는 그 자체로 사람들에게 전달되기 어려운 속성을 지니고 있으므로, 더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재구조화하는 작업을 거친다. 메모리플랜트 측은 “이는 기록물이 그저 수장고에 갇힌 죽은 기록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아카이브가 가장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곳은 지방자치단체 및 공공기관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아카이브 기관 ‘서울기록원’을 개관했으며 사진아카이브, 성평등아카이브, 공원아카이브 등 다양한 분야의 자료들을 아카이빙하는 데 힘쓰고 있다. 고척돔구장, 제2세종문화회관 등 기관에도 아카이브존을 조성할 계획이다. 서울 동대문구, 대구 남구, 경기 가평군 등도 마을 아카이브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한다.

지자체 및 공공기관이 아카이브에 열중하는 이유는 의외로 간단했다.

최효진 한국외대 정보기록학과 겸임교수는 “아카이브가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에 지정돼있기 때문이다. 모든 공무원, 공공기관 임직원은 이 법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기록물을 보호·관리할 의무를 갖는다”며 “제도화가 되지 않아 기관마다 기록이 천차만별이었고 정말 중요한 것도 보관이 잘 안 됐었지만, 법이 개정되며 더 구체적으로 강제가 됐다”고 말했다.

최근엔 아카이브에서 주민의 역할이 커지는 추세다. 많은 지자체와 공공기관이 마을, 기관에 관한 사진과 사연 등을 공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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