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바지’ 외치는 ‘등린이’, ‘할메니얼’로 살다
‘청바지’ 외치는 ‘등린이’, ‘할메니얼’로 살다
  • 전승현 (jack5404@hanmail.net)
  • 승인 2020.06.19 11: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중장년 대표 취미 등산에 빠진 20대
자극적 입맛 매료시킨 심심味
뉴트로+이색 콜라보로 ‘힙’도 두배
인스타그램에서 #등산스타그램으로 검색된 게시물들.
인스타그램에서 #등산스타그램으로 검색한 게시물들. (*모자이크는 임의 처리)

[더피알=전승현 대학생 기자] ‘아재같다’ ‘아재스럽다’라는 말은 나이답지 않은 모습을 보이는 젊은 사람에게 하는, 다소 긍정적이지는 않은 표현이다. 이렇게 단순히 나이를 구분짓던 표현인 ‘아재’가 최근에는 좀 더 폭 넓은 의미에서 친근한 이미지로 다가서고 있다. 

특히 온·오프라인에서 아재는 다양하게 사용되는 아이템이기도 하다. 과거 ‘아재개그’는 아저씨들이 하는 재미없는 말장난 정도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밀레니얼 사이에서도 ‘청바지(청춘은 바로 지금부터)’와 같은 아재스러운 건배사가 흔하게 쓰인다.

아재스러움의 대명사이자 일종의 전유물처럼 느껴졌던 등산 역시 최근 밀레니얼에게 트렌디한 취미가 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실내에서 할 수 있는 운동들이 제약을 받자, 외부에서 안전하게 할 수 있는 등산과 같은 운동들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이다. 무엇보다 등산을 다녀온 이들이 SNS에 인증샷을 올리기 시작하면서 트렌디한 취미로 빠르게 확산됐다.

최근 다녀온 인왕산에서 그 유행을 실감할 수 있었다. SNS나 주변 친구들을 통해 대략 짐작하긴 했지만, 직접 가보니 중장년 층보다 본인 또래의 2030이 더 많아 보였다.

자신을 ‘등린이(등산+어린이)’라고 소개한 P씨(25세)는 “답답한 실내 생활에 지쳐 있던 와중에 친구 따라 정말 오랜만에 등산을 가봤다”며 “생각보다 너무 좋아서 그 뒤로도 계속 등산을 다니기 위해 옷도 샀다”고 말했다.

실제로 밀레니얼 세대에게 아웃도어 패션도 유행이다. 여성들은 볼캡과 가벼운 티셔츠 그리고 레깅스와 그 위에 올려 신은 긴 양말로 편하고 가벼운 패션이 주였다. 젊은 남성들 또한 레깅스에 짧은 반바지, 기능성 티셔츠 혹은 형형색색의 바람막이를 입었다.

밀레니얼은 등산을 하더라도 등산복스럽지 않은 가벼운 복장을 선호한다. 이러다 보니 그들 니즈에 맞춰 아웃도어 업계도 기존 등산복 이미지에서 탈피한 제품들을 선보이며 시장을 넓혀가겨 하고 있다. 

중장년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음식에서도 밀레니얼의 시각이 달라졌다. ‘마라’, ‘흑당’, ‘마카롱’ 등 맵거나 단 음식에 꽂혀 있던 이들이 최근 건강한 맛, 심심한 맛을 찾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