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광고 보이콧 전세계 확산…한국 기업들은?
페이스북 광고 보이콧 전세계 확산…한국 기업들은?
  • 안해준 기자 (homes@the-pr.co.kr)
  • 승인 2020.07.06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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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파타고니아 등 160여개사 대거 광고 중단
정치·사회 이슈 대한 기업 참여 활발…브랜드 액티비즘 고민 필요
조지 플로이드 사망사건과 관련해 트럼프 미 대통령의 SNS 글을 제재하지 않아 페이스북이 광고주 보이콧 대상이 되고 있다. 사진은 2018년 4월 11일 저커버그가 미 의회에서 열린 청문회에 참석한 모습. AP/뉴시스
조지 플로이드 사망사건과 관련해 트럼프 미 대통령의 SNS 글을 제재하지 않아 페이스북이 광고주 보이콧 대상이 되고 있다. 사진은 2018년 4월 11일 저커버그가 미 의회에서 열린 청문회에 참석한 모습. AP/뉴시스

[더피알=안해준 기자] 조지 플로이드 사망사건을 계기로 페이스북이 다시 한 번 ‘광고 보이콧’ 위기에 직면했다. 미국 유수의 기업들이 페이스북 광고 중단을 선언하면서 해외 시장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의 동참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는 상황. 다만, 실질적으로 페이스북 보이콧으로 이어질지 미지수다. 

페이스북은 인종차별 반대 시위대를 ‘폭도’라고 지칭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게시글에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브랜드 액티비즘(Brand Acivism)의 철퇴를 맞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29일(현지시간) 페이스북 광고 중단에 참여한 기업들이 160여개사에 달한다. 스타벅스를 비롯해 유니레버, 혼다, 코카콜라, 파타고니아, 노스페이스 등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글로벌 기업들이 대거 보이콧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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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페이스북은 지난 미국 대선에서 이른바 ‘데이터 스캔들’로 곤혹을 치른 바 있다. 당시에도 많은 광고주들이 페이스북에 등을 돌렸고,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미 상원 청문회에 참석해 적극적으로 문제 개선을 약속하며 사태 해결에 나서야 했다. 그런데 수 년 만에 또다시 정치적 이슈에 휩싸이며 대형 악재를 만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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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기업들의 브랜드 액티비즘이 미국 등 서구권을 중심으로 대세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지만, 당장 한국 기업들에까지 직접적 행동으로 이어지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

‘이익을 위한 혐오 중단(Stop Hate For Profit)’ 캠페인과 함께 페이스북 광고 보이콧을 하는 기업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사이트 캡처
‘이익을 위한 혐오 중단(Stop Hate For Profit)’ 캠페인과 함께 페이스북 광고 보이콧을 하는 기업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사이트 캡처

실제로 글로벌 시장에서 활동하는 한국 기업들은 페이스북 광고 보이콧 운동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A사 홍보 관계자는 “조직 내 법인, 부처 등에 따라 마케팅·광고 집행 방식이 상이하다. 따라서 (페이스북 광고를) 한다, 안 한다 이렇게 딱 말하기는 어렵다”며 정확한 입장을 유보했다. B사 관계자도 “해외 마케팅의 경우 각 지역 법인을 중심으로 자체적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본사 차원에서 광고 집행을 단정짓기 어렵다”고 말했다.

유색인지위향상협회(NAACP)를 비롯한 시민단체들이 “페이스북에 광고를 중단하자”며 시작한 ‘이익을 위한 혐오 중단(Stop Hate For Profit)’ 캠페인 사이트 내 참여사업 명단에도 한국 기업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페이스북에 집행되는 모든 광고를 검색할 수 있는 ‘광고 라이브러리’를 살펴보면 현재 LG전자,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등이 페이스북에 광고를 집행 중이다. 대부분 국내용 마케팅 활동이기 때문에 미국의 페이스북 보이콧 움직임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박재항 하바스코리아 전략부문 대표는 “외국 기업과 달리 한국 기업들은 여전히 정치적·사회적 이슈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것이 많지 않다”면서도 “자동차업계의 경우 미국 기준으로 주마다 별도 법인이 운영된다는 점에서 볼 때 (향후엔) 사회적 메시지를 내는 것이 가능할 수도 있다”고 봤다.

최근 몇 년 새 소비자들은 기업에게 사회적 역할과 책임을 더 요구하고 이슈에 대해 적극적인 의견을 내길 원한다. 그런 만큼 해외 시장을 공략하는 국내 기업들도 이제는 사회적 메시지 전달을 위한 지속적인 고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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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페이스북처럼 플랫폼 내 이용자들이 중심이 되는 비즈니스의 경우 개개인의 이용자는 물론 광고주 등 파트너들과의 관계까지 고려한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이 요구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게시글에 대해 ‘정치적 중립’ 입장을 견지하며 아무런 제재를 하지 않았던 저커버그 CEO도 보이콧 등으로 논란이 확산되자 뒤늦게 “증오·혐오적 발언에 대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밝혔지만, 최근 페이스북 주가가 폭락하는 등 기업에 부정적 영향이 계속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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