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를 재정의하는 편의점 ④] 29CM 스토어
[편의를 재정의하는 편의점 ④] 29CM 스토어
  • 정수환 기자 (meerkat@the-pr.co.kr)
  • 승인 2020.07.14 13: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온라인 셀렉트샵이 연 오프라인 공간
아날로그 제품+콜라보레이션 공간으로 차별화

[더피알=정수환 기자] 형편이나 조건 따위가 편하고 좋음을 의미하는 단어, ‘편의’. 그리고 일상에서 그 편의를 제공하는 곳이 편의점이다. 불특정 다수를 향해 ‘이중 너에게 편의를 주는 물건이 하나쯤은 있겠지’ 싶은 곳이 편의점이었다면, 요즘에는 다르다. 자신만의 의미를 부여해 편의를 재정의한다.

▷관련기사: MZ 닮은 ‘하이브리드 편의점’이 온다

(어떤) 형편이나 (어떤) 조건 따위가 (누구에게) 편하고 좋음을 저마다의 편의로 해석하는 신(新)식 편의점들. 편의점도 ‘니치해야 한다’를 외치는 4곳을 직접 가보았다.

①고잉메리: 재미가 편의다
②나이스웨더: 힙이 편의다
③시티델리: 혼자가 편의다
④29CM스토어: 레트로가 편의다

먹을 것, 마실 것, 생활용품 등 다양한 제품을 파는 곳이다. 사실 앞서 다룬, 젊은층이  좋아하는 새로운 편의점들과 외양상 크게 다를 것이 없었다.

‘힙한 콘셉트 편의점인가 보다’ 하고 넘기려는 찰나, 29CM스토어에서만 파는 특징적인 제품들이 보였다. 요즘 트렌드인 ‘레트로’와 ‘뉴트로’를 중심에 둔 것들이다.

29CM스토어 전경.
29CM스토어 내부 전경. 사진: 정수환 기자

대표적인 건 일회용 카메라.

코닥 브랜드 제품을 팔고 있는 몇 안 되는 공간이다. 최근 한 스타트업에서 필름 카메라 자판기를 설치했다는 소식을 듣기도 했고, 뉴트로 바람을 필두로 필름 카메라, 로모 카메라 등이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는 얘기를 들은 터라 격세지감이었다. 무형 문화재 장인을 만난 듯, 오랫동안 이 문화가 건강히 지속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매장을 찾은 한 커플도 한참을 그곳에서 서성이고 있었다. 일회용 카메라 종류를 고르는 데 신중을 기했다. 레트로와 아날로그에 환장하는(?) 기자이기에, 그 모습이 유달리 흐뭇했다. 

일회용 카메라를 파는 공간.
일회용 카메라를 파는 공간. 사진: 정수환 기자

얼마 전 패션 브랜드로 거듭났다고 기사를 썼던 매거진 ‘라이프’ 제품도 있었다. 사진 잡지로만 접하던 ‘라이프’가 스마트폰 케이스 등 다양한 제품으로 변신했다. 개인적으론 기존 브랜드의 이름만 따와 제품을 만드는 것에 약간 거부감이 있는데, 라이프 특유의 감성을 살린 제품들을 보며 생각의 방향을 어느 정도 수정하게 됐다.

문구류도 팔고 있었다. 요즘 MZ세대에 유행하는 ‘다꾸(다이어리 꾸미기)’에 적합한 스티커들을 전면에 내세웠다. 예전에 유행한 6공 다이어리가 요즘 다시 인기를 끌고 있는데, 그때의 감성과 잘 어울리는 심플한 스티커가 많았다. 물론 노트와 필기구, 마스킹테이프 등도 있다.

문구 코너. 스티커 종류가 다양하게 배치돼있다.
문구 코너. 스티커 종류가 다양하게 배치돼 있다. 사진: 정수환 기자

한편에는 브랜드 콜라보레이션을 위한 공간이 마련돼 있었다. 앞서 말한 ‘라이프’와 출판사 ‘문학동네’가 협업해 공간을 꾸몄을 때 들렀던 적이 있었다.

이번에는 ‘세컨드 모닝’이라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와 함께 공간을 구성하고 있었다. 레몬과 사과 캐릭터를 필두로 한 제품들이 아기자기한 맛을 줬다. 몇몇 방문객은 이 브랜드의 제품을 보기 위해 매장을 방문한 듯했다.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세컨드 모닝'과 콜라보한 장소.
매장 내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세컨드 모닝'과 콜라보한 장소. 사진: 정수환 기자

온라인 셀렉트숍인 29CM가 차린 오프라인 셀렉트숍. 그래서인지 셀렉트에 능한 그들이 배열한 물품들에 일관성이 엿보였다.

공간 자체는 매우 힙한데도 불구하고 제품들은 아날로그를 표방하는 묘한 공간이다. 물론 요즘같은 디지털 시대에 오프라인 공간 자체가 ‘아날로그’이긴 하지만 말이다.

물품이 생각보다 많이 없다고 느껴지긴 했으나, 덕분에 널찍한 공간 속 물품 하나하나에 좀 더 집중할 수 있었다. 특별한 무언가를 찾기보다 편안한 무채색이 그리워질 때 걸음이 가는 공간이지 싶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