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 잘하는 브랜드, 이제는 못 버틴다”
“‘쇼’ 잘하는 브랜드, 이제는 못 버틴다”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20.07.15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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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下] 김용섭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 소장
김용섭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 소장. 사진: 더프레임 성혜련 실장
김용섭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 소장. 사진: 더프레임 성혜련 실장

[더피알=강미혜 기자] 트렌드 분석가인 김용섭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 소장은 코로나19발 팬데믹 상황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하 DT)을 준비한 기업들에겐 위기이기는커녕 기회라고 단언했다. 또 코로나19는 심각하지만 코로나로부터 초래되는 사회 변화는 크다지 않다고 했다. “지금의 언컨택트는 단절이 아닌 관계의 방향성, 관점을 바꾸는 것”이라며 고객, 직원 등 핵심 이해관계자와의 커뮤니케이션 방식도 “이참에 전부 다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 위기라고요? DT 준비를 못한 겁니다”에 이어...

요즘 밀레니얼 이하 젊은 세대는 철저히 비대면 커뮤니케이션을 원합니다. 심지어 폰포비아(phone+phobia), 콜포비아(call+phobia)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텍스트 대화를 선호하는데, 팬데믹으로 인한 지금과 같은 반강제 비대면이 기성세대와의 소통 격차 내지는 관계 피로도를 더 키우진 않을까 싶습니다. 

세대 차이는 과거에도 늘 있어왔습니다. 지금의 밀레니얼을 부담스러워하는 사람도 과거 20·30대 때 40·50대와 얘기하다 보면 ‘어우, 저 사람들 왜 저래? 생각 좀 바꾸지?’하며 답답해했을 거예요. ‘나는 아니야’ 해도 내가 싫어했던 선배 모습이 지금 본인의 모습일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선배가 후배를 대하는 태도가 예나 지금이나 똑같거든요. 아랫사람으로 여깁니다. ‘내가 커리어가 앞서고 쌓은 것도 많고 나이도 더 있으니, 니들보다 좀 더 낫지 않겠어?’하는 시선으로 보는 거죠.

우리 사회는 유독 나이서열에 민감해요. 그러다 보니 여러 세대가 같이 일하는 조직 안에서 더 크게 문제가 도드라져요. 밀레니얼, Z세대라고 하는 젊은 직원과의 소통문제도 나이에 지나치게 개의하는 문화라서 그래요.

콜포비아도 요즘 갑자기 나온 현상이 아니에요. 저 20대 때도 그랬어요. 실제로 말보다 문자가 편합니다. 문자는 일방적이니까요. 내가 하고 싶은 메시지만 주면 되고, 상대방 메시지는 흘려 넘기면 그만이에요. 말은 안 그렇잖아요. 주고받으면서 감정이 섞입니다. 그러니 순간순간이 불편하고 어려워요. 지금 폰포비아라는 말을 더 크게 체감하는 건 사람들이 스마트 기기로 텍스트 기반 커뮤니케이션을 과거보다 훨씬 더 많이 하기 때문이에요. 메시지 문화에 완벽히 익숙해져 있는 사람들이 다수가 되니 새로운 현상처럼 강력하게 나타나는 것이지, 결코 지금의 세대 문제는 아니라고 봐요. 

대내외 불확실성이 증가한 경영 환경에선 특히 사내커뮤니케이션이 강조됩니다. 변화에 강한 조직문화를 만들려면 내부 소통은 어떻게 가져가야 할까요.

우리나라 기업들이 조직문화를 바꾸려고 본격적 액션에 들어갔던 시기가 2000년대 초반이에요. 수평화하겠다면서 호칭 없애고 직급 대신 ‘님’자 붙이고… 그런 식으로 지금까지 조금 조금씩 바뀌어 왔어요. 확 바뀌진 못했죠. ▷관련기사: 저기요… 과장님? 책임님? 매니저님!?

위로 올라갈수록 대부분의 사람이 ‘취지는 좋은데 나 다음부터 해라’ 식으로 달라졌거든요. 상사로서 조직에서 목소리를 내는 데 기성 문화, 기존 방식이 더 편하다는 걸 알게 됐으니까요. 20년을 지지부진하게 끌어오면서 아직도 조직문화 혁신이 주창되는 건 권위로 이득을 보는, 봐왔던 그런 사람들 때문입니다.

몇 년 새 조직문화 혁신을 논하며 부쩍 세대갈등을 숙제로 꼽고 있는데요. 실상은 세대가 달라서 위아래로 갈라져 싸우는 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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