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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힘을 다해 ‘오글오글’”…CU가 인소 연재하는 이유
“온 힘을 다해 ‘오글오글’”…CU가 인소 연재하는 이유
  • 정수환 기자 meerkat@the-pr.co.kr
  • 승인 2020.07.15 18: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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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주요 구독층인 2030 노려…인스타 콘텐츠 차별화
회사 브랜드·제품 노출은 최대한 간접적으로 진행

한결이를 남이랑 공유하고 싶지 않아.

얘는 내 거야.

내 남자야.

[더피알=정수환 기자] 시대에 뒤처져 외면 받아온 옛날 제품들이 ‘뉴트로’ 트렌드를 통해 다시 주목 받는 가운데, 제품을 넘어 그 시절 감성을 재소환한 콘텐츠가 SNS에서 최근 잔잔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2000년대 초반을 풍미했던 싸이월드, 그리고 ‘귀여니’ 작가를 필두로 한 인터넷소설(인소)을 관통한 ‘오글 감성’이 디지털 네이티브에 새롭게 다가서고 있다. 

뉴트로 감성의 주체는 다름 아닌 CU다. 편의점 브랜드와는 언뜻 어울리지 않는 인소 콘텐츠를 7월 초부터 회사 인스타 계정을 통해 선보이고 있다. 작가 ‘백묘’와 콜라보레이션한 웹소설 ‘7942’가 사진과 함께 스토리텔링 소재로 쓰인다. 

앞서 빙그레가 B급 감성의 만화 캐릭터로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는데, CU 역시 뉴트로를 반영한 새로운 스타일로 젊은 소비층에 다가서려는 것이다. 

▷함께 보면 좋은 기사: ‘빙그레우스’로 보는 브랜드 세계관

CU 공식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웹소설 '7942' 장면
CU 공식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웹소설 '7942' 장면

CU 운영사인 BGF리테일 홍보팀의 유철현 과장은 “저희 SNS 주요 구독층인 20대, 30대를 겨냥해 그들 추억을 건드리고 싶었다”며 “특히 유니크(unique)한 콘텐츠를 만들 때 구독자들이 많이 좋아해 주신다. SNS 집중도가 높다보니 새로운 시도차, 웹소설로 유명한 ‘백묘’를 기용해 많은 부분을 믿고 맡겼다”고 설명했다.

인소 콘텐츠의 대략적인 줄거리는 이렇다.

여자주인공 ‘정시유’는 같은 반 반장인 ‘반한결’을 좋아한다. 하지만 한결 옆에는 시유의 잘생긴 소꿉친구 ‘백지찬’이 껌딱지처럼 붙어있다. 어느날 소꿉친구에게 반장을 좋아하는 걸 들킨 시유. 그렇게 지찬에게 연애 코치를 받으며 한결과 가까워지려 하지만, 코칭을 받는 동안 그의 마음은 점점 소꿉친구를 향한다.

요즘 나오는 고등학생을 전면에 내세운 하이틴 웹툰들과 크게 다를 바 없어 보이나, 문장의 면면을 보면 90년대 감성을 느낄 수 있다.

“백지찬의 붉은 입술이 벌어지며, 내 잇자국이 남은 삼겹살을 한 입에 머금었다.”

“그리고 참 성가신 친구라는 생각이 들 무렵, 이상하게도 우정이라는 하얀 감정을 분홍빛 무언가가 물들이기 시작했다. (중략) 친구를 향한 내 감정은 완전히 분홍색이 되었고, 그 친구의 감정도 내 것과 같은 색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CU 공식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웹소설 '7942' 장면

작가 백묘는 자신의 블로그에 “싸이월드 시절의 오글오글 감성을 되살려서 웹소설을 썼다. 온힘을 다해, 가슴을 후려치는 오글거림을 안겨드리고 싶었는데 잘 표현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CU에서 만든 콘텐츠임에도 불구하고 작품에 CU가 잘 드러나지는 않는다. 단지 게시물의 배경과 여주의 이름 ‘시유’에서 CU를 직간접적으로 알 수 있을 뿐, 글 안에는 브랜드에 대한 언급이 일절 없다. 

유철현 과장은 “CU 공식 SNS 콘텐츠지만 덜 부담스럽게 다가가고 싶었다. 요즘 소비자들은 노골적인 PPL(간접광고)을 싫어하지 않나”며 “제품 자체를 부각하는 직접적 노출보다는 웹소설의 형식을 빌려 간접적으로 스토리 속에서 제품들을 보여주려 했다”고 말했다.

이어 “콘텐츠의 측면에서 계속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웹소설도 업계에서 처음으로 진행했고, KBS 예능 ‘편스토랑’도 순항 중”이라며 “소비자들의 이해나 취향이 빠르게 변하니, 이에 맞게끔 새로운 포맷을 꾸준히 연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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