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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 근처에 나타난 ‘山’, 어떤 의미?
시청 근처에 나타난 ‘山’, 어떤 의미?
  • 정수환 기자 meerkat@the-pr.co.kr
  • 승인 2020.07.17 16: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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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페인 현장] 에코 스트리트 아트(ECO STREET ART)

[더피알=정수환 기자] 서울 광화문-시청 구간에는 높은 건물이 많다. 그리고 그 건물들 사이에는 요상하게(?) 생긴 조형물들이 하나씩 있기 마련이다. 대부분 무채색을 띄고 있어 물에 물탄듯 술에 술탄듯 그냥 지나치기 마련인데 장맛비를 목전에 둔 꾸물꾸물한 7월의 어느 날, 알록달록한 조형물이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언뜻 보면 산을 닮은 형상이며, 그 안에 커다란 병이 갇혀 있다. 색색의 그래피티로 점철된 산 모형 안 병 속에는 ‘맑은 하늘’이 그려져 있다. ‘갑분예술’인가 싶어 자세히 살펴보니 앱솔루트(ABSOLUT.)라는 로고가 있다.  

앱솔루트 에코 스트리트 아트의 앞면. 사진: 정수환 기자
광과문-시청 부근 보도블럭에 설치된 그래피티 조형물. 사진: 정수환 기자

서울 한복판에 우리나라 브랜드도 아닌 앱솔루트가 무슨 연유로 조형물을 만들었을까.

뒤로 돌아서 가보니 바로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뒤로 돌아가니 내부에 공간이 마련돼 있었다. 사진: 정수환 기자
뒤로 돌아가니 내부에 공간이 마련돼 있었다. 사진: 정수환 기자

“이곳은 앱솔루트가 환경 이슈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홍보하는 공간입니다”라고 말하는 안내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 조형물의 독특한 점은 친환경 특수 페인트인 ‘에어라이트(Airlite)’를 사용한 것이라고. 해당 페인트를 통해 미세먼지 등 대기 오염 물질을 제거할 수 있다고 한다. (*원리: 에어라이트는 빛에 의해 촉발되면 음이온을 생성시켜 산화 작용을 통해 대기 중 유해 물질들을 인체와 환경에 부해한 수용성 미네랄염으로 영구 변화시킴)

조형물 내외부의 모든 그래피티가 이 페인트로 칠해져 미세먼지를 없애는 데 효과적이라고 안내자가 지속적으로 강조했다. 그때서야 병 안에 갇혀있는 푸른 하늘의 의미가 뭔지 이해가 됐다.

공간 안으로 들어가봤다.

내가 지킬 수 있는 환경 관련 약속을 포스트잇에 써 붙이는 ‘메시지존’, 앱솔루트 공병과 친환경 페인트를 이용해 나만의 병을 만들 수 있다는 ‘체험존’, 전시존, 포토존 등이 있었다.

한 분이 자리에 앉아 열심히 병에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체험해볼까 혹하는 마음이 들었으나, 그저 ‘재활용 잘하고 에코백 들고 다니기’라는 말을 포스트잇에 적고 벽에 붙인 다음 빠져나왔다. 밖에는 다른 사람들이 그리고 간 공병들이 아기자기하게 모여 있었다.

기자의 TMI : 기자는 책을 자주 사는데, 살 때마다 100원짜리 종이봉투를 산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에코백을 들고 다닐 예정이라, 저런 문구를 적었다.
기자의 TMI : 책을 자주 사는데 구매할 때마다 100원짜리 종이봉투에 담아오곤 한다. 불필요한 습관을 고치고자 에코백을 들고 다닐 예정이라, 저런 문구를 적었다.
기자의 다짐을 고이 붙였다. 사진: 정수환 기자
나만의 다짐을 고이 붙였다. 사진: 정수환 기자
마련된 체험 존. 저 공병이 하나의 공기청정기 역할을 한다고 한다. 그림에 소질이 없는 기자는 다른 사람이 더 많이 그릴 수 있도록 기회를 넘겼다.
조형물 내부에 마련된 체험존. 공병이 하나의 공기청정기 역할을 한다고 한다. 그림에 소질이 없는 기자는 다른 사람이 더 많이 그릴 수 있도록 기회를 넘겼다.

아무리 모두가 ‘필환경’을 외치는 요즘이라지만 주류회사가 왜 이런 프로젝트를 하는 것일까.

앱솔루트 측은 “브랜드 자체가 예술, 그리고 예술을 통한 창의력으로 더 나은 세상, 더 나은 내일을 만들 수 있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 지속적으로 예술을 통해 사회적 이슈를 해결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며 “해가 갈수록 대기오염이 심각해진다. 에어라이트를 통해 맑은 공기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하며, 예술이 전하는 지속가능성과 메시지를 되새겼으면 한다”고 말했다.

물론 주류 업종이 건전과 불건전 중 하나를 고르라면 아무래도 그 추의 무게는 후자 쪽으로 기울 것이기에, 사회공헌에 더 힘을 쏟아 이미지를 쇄신하려는 측면도 없지는 않겠지만 말이다.

프로젝트는 7월 30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라고 한다. 대기 오염을 더 확실하게 줄이기 위해 좀 더 오랜 기간 지속하면 어떨가 하는 아쉬움, 미세먼지가 장마로 인해 많이 씻겨나간 지금이 아닌 좀 더 심했을 봄에 진행하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앱솔루트 측에 물어보니 “본래 3-4월에 선보이려 했으나 코로나로 인해 시기를 미뤘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코로나19로 환경의 중요성이 그만큼 더 크게 다가왔고, 추후 생존과 직결된 문제인 만큼 안 하는 것 보다야 하는 게 낫긴 할 것이다.

앱솔루트가 친환경을 위해 진행한 노력들이 전시돼있다.
앱솔루트가 친환경을 위해 진행한 노력들이 전시돼있다.

공간 안에는 발효 후 남은 부산물을 20만 마리의 가축 사료로 재활용하고, 발생한 이산화탄소 양 만큼 나무를 심어 탄소중립을 달성했다는 등 그들의 친환경 활동들을 보여주는 코너도 있었다. 캠페인과 같은 ‘쇼’를 통해서 환경을 강조하는 것이 아닐까 잠깐 의구심이 들었으나 그건 아닌 모양이었다.

그들 말처럼 예술로서 사회를, 더 나아가 환경을 이롭게 한다면 눈도 즐겁고 환경도 지킬 수 있는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상황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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