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상? 하회? IPO에 필요한 커뮤니케이션 전략
따상? 하회? IPO에 필요한 커뮤니케이션 전략
  • 김두영 (dy.kim@pivotp.co.kr)
  • 승인 2020.08.11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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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 기간(Quiet Period) 유의, 직접 홍보보다 산업 성장성에 포커스
수출기업, 공모 과정서 외국 기관투자 유치해야
돈방석에 초라해진 월급, 임직원 동기부여 프로그램 뒷받침
IPO 진행시 세 가지 유의점이 있다. 지난 10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는 모습. (자료사진) 뉴시스
IPO 진행시 세 가지 유의점이 있다. 지난 10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는 모습. (자료사진) 뉴시스

[더피알=김두영] 최근 SK바이오팜의 IPO(Initial Public Offering. 기업 공개 또는 상장)와 이후 주가 폭등으로 ‘따상’이 유행어로 떠올랐다.

따상은 공모가의 더블이 되는 가격에 시초가를 형성한 후 상장 첫날 상한가를 치는 걸 말한다. SK바이오팜의 경우 첫 주식 거래 가격이 공모가(4만9000원)의 2배로 시작, 곧바로 상한가로 직행했고, 주가는 단 며칠만에 20만원을 뛰어넘었다.

시중에 돈이 엄청나게 풀려 있는 상황에서 다른 바이오 기업과 달리 신약 개발의 성과가 입증됐고, 대기업 계열사가 주는 신뢰감이 가미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상장은 회사의 연구개발(R&D)과 설비 투자 등에 필요한 자금을 무(無)이자로 조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투자자들이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기회도 된다.

PR팀은 상장의 전과정에 걸쳐서 리스크를 줄여가며, 회사의 재무 안전성과 미래 성장성 스토리를 전달해야 한다. 특히, 금융 관련 언론이 매우 많고, 작은 기사도 공모가 산정 및 공모 경쟁률, 이후 주가에 영향을 준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공모는 상장 주관사 선정, 재무 실사(due diligence), 투자자 설명회, 수요 예측(book building)과 공모가 산정, 공모실시, 주식 거래 등의 과정을 거친다. PR팀을 포함해 회사 전체적으로 침묵 기간(Quiet Period)에 매우 유의해야 한다.

이 제도는 기업이 상장을 앞두고 공모가를 높이기 위해 미래 사업과 실적 전망을 과도하게 부풀려서 투자자들이 피해 보는 것을 막기 위해 도입됐다.

한국은 상장 예비심사 청구서를 접수하고 증권신고서가 확정되기 전까지 약 6~7개월이지만, 관련 법규가 훨씬 강력한 미국은 최소 6개월, 최장 12개월이나 된다. 이 기간에는 일상적인 마케팅·홍보 활동을 넘어선 커뮤니케이션은 사실상 금지된다.

투자자의 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미래 사업계획과 실적 전망은 철저히 배제해야 하며, 오로지 과거와 현재 시점의 활동에 대해서만 말할 수 있다.

위반 시 상장이 연기되거나, 최악의 경우 취소되기 때문에 최고 경영자(CEO)의 언론 인터뷰도 거의 하지 못한다.

PR팀은 이렇게 제한적인 상황을 감안해 최대한 ‘일상적 경영 활동’의 범위 내에서 회사의 안정성과 성장성을 언론에 전달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기업을 직접 홍보하기보다는 기업이 속한 산업의 성장성, 해외의 유사 사례, 제3의 기관을 통한 산업 및 기업의 경쟁력 비교 등의 스토리가 더 중요해진다.

두번째는 공모가는 너무 높아도, 너무 낮아도 안 된다는 어려움이 있다. SK바이오팜은 공모가가 너무 낮았다는 논란이 있었으나, 반대로 공모가가 너무 높아서 문제된 기업도 많다.

A사는 공모가가 11만원에 결정됐는데, 현재 5만원대로 추락했다. B사는 40만원에 공모했으나 현재는 10만원도 안 된다. 두 회사 모두 상장 이후 주가가 장기간에 걸쳐 떨어지면서 “공모가를 과도하게 부풀렸다”는 투자자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고 기업의 신뢰도에 금이 갔다.

적정 가격이 얼마인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상장 이후 주가가 공모가보다 높아야 리스크가 적다는 점은 분명하다.

또한, 공모 과정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비율을 일정 수준 확보해야 한다. 특히, 해외 사업 비중이 높은 수출 기업은 신뢰도 제고를 위해 외국 기관투자가를 유치하기 위한 해외 PR·IR 활동이 필수적으로 따라야 한다.

세번째는 임직원 커뮤니케이션이다. 임직원들은 통상 공모 주식의 20% 범위 내에서 우리사주조합을 통해 주식을 살 수 있다. 수십, 수백 대 1의 청약 경쟁을 벌이는 일반 투자자와는 다르게, 회사의 성장에 기여한 대가로 임직원들에게 투자 기회를 주는 것이다.

그런데, 상장 이후 주가가 많이 올라가면 임직원들이 수억, 수십억원의 돈방석에 앉게 되면서 월급이 너무 초라해진다. 자연스럽게 일에 대한 열정과 의지가 약해지면서 퇴사자가 많이 나타난다.

언론에 보도된 일부 SK바이오팜 직원들의 퇴사도 마찬가지다. 네이버, 다음(현 카카오)도 상장 이후 똑같은 과정을 거쳤다.

당시 IT 기업들은 초기에 현금이 모자라 주식으로 월급을 준 경우도 많아서, 상장 이후 갑자기 회사 주차장에 수입 스포츠카가 넘쳐나는 웃지 못할 상황도 벌어졌다.

PR팀은 임직원들이 어떻게 하면 ‘주가’가 아니라 업무에 집중하면서 상장 이전의 열정과 몰입을 유지할지에 대한 메시지와 프로그램을 고민하고 실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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