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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르고 닮은 아버지와 아들의 ‘시적 대화’
다르고 닮은 아버지와 아들의 ‘시적 대화’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20.08.14 10: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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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철제 한국PR협회 운영국장(KT 부장) 아들과 시집 출간
하나의 주제로 서로 다른 시각 펼쳐내
아버지 조철제 KT 부장과 아들 조위래 군이 서로를 그려준 초상화. 책 첫머리에 담아냈다.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쓴 시집 '부자유별'. 첫머리에 부자가 서로를 그려준 초상화가 담겼다.

[더피알=안선혜 기자] 인스타그램에 시를 쓰는 아들, 고등학교 때부터 시집 내는 게 꿈이었던 아버지.

이 공통의 관심사가 무려 서른 살에 가까운 나이차를 뛰어넘어 한 권의 시집을 펴내게 했다. 한국PR협회 운영국장을 맡고 있는 아버지 조철제(48, KT 부장) 씨와 아들 조위래(19, 리츠메이칸APU대학 입학예정) 군이 펴낸 <부자유별>이다. 

코로나로 4월 예정된 대입 일정이 오는 9월로 미뤄지면서 갑자기 생긴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 논의하던 중 아버지의 제안으로 이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PR업을 오랫 동안 해온 조 부장의 감(感)이 ‘같은 주제 다른 시선’이란 콘셉트로 연결됐고, 그렇게 해서 같은 단어지만 각자 생각하는 바에 따라 ‘異事/이사’ ‘頭痛/두통’ ‘핸드폰/스마트폰’ 등의 주제로 달리 표현돼 각자의 시로 완성됐다. 

아버지와 분담한다지만, 이제 막 성인이 된 나이에 책을 쓴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건만 일주일에 꼬박꼬박 세 편씩은 시를 썼다고.

무사히(?) 출간이 된 지금에 와서 하는 이야기지만 “(아들과) 라이프사이클이 참 안 맞았다”는 게 조 부장의 후일담이다.

아들은 늦은 시간에 들어오는 경우가 많았고, 아르바이트가 늦게 끝나면 새벽 4시에도 귀가하곤 했다. 서로 주 활동 시간이 달랐지만 그래도 일주일에 한번 씩은 꼭 미팅을 갖고 다음 주제를 3개씩 정했다.

결과적으로 각자 40편씩 총 80편의 시가 부자유별에 수록됐다. 아버지와 아들이 하나의 주제로 시를 써 좌우 페이지에 나란히 배치한 게 특징적이다. 서로 다른 시각과 화법을 직관적으로 비교해 볼 수 있다.

가령 ‘잔소리’를 놓고 아버지는 “아무 말이라도 해야만 살 것 같은 기분”을 설파하다가도 이내 “나이가 들수록 (잔소리가) 점점 많아지는 건 자신이 자신 없어서”라며 자기 고백적 반성에 들어간다.

반면 아들은 일명 ‘젠지’(Generation Z: Z세대)의 특징일까. 도전적 시각으로 명확히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곤 한다.
 

엄마도 이런 말하기 싫어
“하지마세요”

 

너도 알겠지만…
“네 알아요”

 

맨날 죄송하다고만 하지 넌
“뭐라 해야 할까요”

 

속으로만 담아냈던
나만의 소리

이렇게 다른 시각을 확인한 부자는 책 제목도 본래 아들과 아버지의 친밀함을 드러내는 ‘부자유친’(父子有親)으로 지으려다 ‘부자유별’(父子有別)이 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기념이 될만한 뭔가 의미 있는 일’을 꿈꾸며 시작한 시집 출간 프로젝트는 아버지와 아들이 서로를 좀 더 알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줬다.

“서로의 시를 읽고 함께 토론하는 과정에서 아버지의 학창시절이 어땠는지, 서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조금은 알게 됐고 그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는 게 조위래 군의 감상이다.

아버지와 아들이 세대 차이가 나는 만큼 표현법이나 스타일은 다르지만, ‘시’라는 공통분모를 가졌던 것처럼 닮은 부분이 또 하나 있다.

조 팀장은 회사에서 오랫동안 PR업무를 담당했고 현재는 PR협회 운영국장을 맡고 있는데, 아들 역시 커뮤니케이션 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다. 일본 리츠메이칸APU대학서 미디어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할 계획이다.

조 부장은 “사회가 복잡해질수록 커뮤니케이션의 중요도는 굉장히 높아진다고 생각한다”며 “글 쓰고 아이디어 내는 재능을 살려 광고와 SNS 등 모든 분야를 종합적으로 배우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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