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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는 지금 ‘죄송합니다챌린지’ 중?…올바른 사과법은
유튜브는 지금 ‘죄송합니다챌린지’ 중?…올바른 사과법은
  • 안해준 기자 homes@the-pr.co.kr
  • 승인 2020.08.17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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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광고 파문에 줄잇는 사과영상, 정형화된 포맷으로 진전성 의심
‘보겸’과 ‘쯔양’의 차이…인플루언서 특수성 고려한 표현으로 메시지 전달해야
대부분 유튜버들의 사과영상에는 이러한 검은 화면의 썸네일이 사용된다.
최근 유튜버들의 잇단 사과에서 영상 썸네일로 자주 사용되는 검은 화면. 

[더피알=안해준 기자] 요즘 유튜브에선 ‘사과 영상’이 흡사 챌린지처럼 이어지고 있다.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일명 뒷광고에 얽힌 유튜버들이 부정 여론을 진화하기 위해 잇따라 고개 숙이는 까닭이다. 그 여파로 인기 급상승 동영상 리스트 중 상당수가 사과 콘텐츠로 줄섰다.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유튜브 뒤흔든 뒷광고 논란, ‘크리에이터 위기→브랜드 리스크’ 비화

특징적인 건 사과 영상의 상당수가 짜맞춘 것마냥 유사한 형식과 톤앤매너로 이뤄졌다는 점이다. 차분한 배경에 검은색 옷을 입고 수척한 얼굴을 한 유튜버가 뒷광고 문제를 사과한다. 영상 썸네일은 주로 검은 화면으로 채워진다.

유튜버가 영상을 통해 구독자와 소통해온 만큼 사과의 진정성을 보여주기 위한 최선의 방식이라는 인식이 묻어난다. 

하지만 사과의 대상인 구독자들의 시선은 싸늘하다. 뒷광고 논란을 수습하기 위한 보여주기식 제스처라는 비판을 쏟아낸다. 천편일률적 모습에 오죽하면 “유튜버들이 ‘죄송합니다챌린지’하고 있는 것이냐”는 시니컬한 반응도 나온다. 

유튜버 위기에는 일종의 ‘사과 공식’이 있는 것일까. 

이에 대해 온라인 위기관리 전문가인 송동현 밍글스푼 대표는 “주로 크리에이터 지인들의 조언에 기반해 이러한 표현들이 나오는데, 한 번이 아닌 여러 번의 사과문을 통해 계속 업데이트된 것이 지금의 사과 방식”이라며 “많은 유튜버들이 비슷하게 활용해 차별화되진 않지만 현재로선 해당 포맷이 최선일 수 있다”고 봤다.

기존의 정형적인 방식에서 벗어나기 위해 시도했다가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다.
기존의 정형적인 방식이지만 유튜버로선 최선의 방법이다. 자료사진 캡처

인플루언서들이 잘못에 대한 인정과 사과 메시지의 진정성을 보여주기 위해 고개 숙이는 모습이 하나의 유행처럼 번지고 있지만, 그럼에도 평가는 크게 엇갈린다. 특히 개인적 판단에 따라 사과의 전형성을 탈피하는 화법을 구사하다 역풍을 맞은 사례도 있다.  

구독자 400만명(현재는 비공개로 전환)을 보유한 ‘보겸’이 대표적이다.

보겸은 뒷광고 문제로 지난 9일 사과 영상을 올렸지만 당당해 보이는 태도와 힘찬 목소리를 구사해 더 큰 구설에 휩싸였다. 구독자들은 사과영상 아래 댓글을 통해 “본인이 잘못해놓고 왜 화를 내는 것인지 모르겠다. 죄송한 것 같지 않다”며 비판 수위를 높였다. 논란이 더 거세지자 결국 보겸은 최근 추가 영상을 업로드해 전형적인 방식으로 다시 사과문을 발표했다. 

구독자 12만명을 보유한 리뷰 유튜버 ‘박스까남’ 역시 뒷광고 논란 이후 최초 사과문이 또다른 구설을 낳았다. 자신이 광고를 받은 것은 사실이나 주관적인 견해를 통해 리뷰했기 때문에 광고가 아니라 판단, 별도 문구 표시를 하지 않았다고 해명한 것이다. 이에 구독자들은 이슈를 대하는 그의 태도에 분노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구독자 입장에서 보기에 진정성이 부족한 그의 사과 방식이 논란을 더 키운 셈이다. 결국 박스까남은 해당 영상을 비공개 처리, 유튜브 커뮤니티를 통해 부족한 사과에 대해 재차 사과했다.

반면 ‘극약처방’으로 논란을 단박에 잠재운 사례도 있다. 먹방 유튜버 ‘쯔양’이다.

쯔양은 앞서 지난 1월에도 뒷광고에 대해 사과문을 발표한 바 있지만, 최근 다시 뒷광고를 포함한 여러 의혹에 시달리며 결국 은퇴를 선언했다.

송동현 대표는 “(보겸과 박스까남처럼) 사과인지 호통인지 공격인지 구분이 안 되는 사과를 하면 안 된다”면서 “사과의 진정성은 첫째로 ‘내가 굳이 사과할 필요가 없는데도 사과할 때’, 그리고 ‘대중들이 원하는 것을 사과문에 포함하고 본인이 희생할 때’ 강조된다”고 말했다. 

쯔양의 경우 ‘은퇴’라는 강수를 통해 사람들이 원하는, 유튜버가 할 수 있는 최고의 희생을 강조했기에 설령 추후에 번복하더라도 대중이 용납할 여지가 있다. 

송 대표는 “사과의 핵심은 어떻게 자신이 이해관계자들보다 낮은 자세로 포지셔닝(positioning)할 것인가, 그리고 진정성을 어떻게 사람들에게 언어나 행위로 표현할 것인가에 있다”며 “정형화된 답은 없지만 앞의 두 가지를 요건을 충족하는 메시지와 행동을 사과문을 통해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뒷광고 논란이 잠잠해지더라도 1인 미디어로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들은 언제 어느 때고 크고 작은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 유사시 제대로 사과하는 방식을 숙지해야 하며, 이들과 협업하는 MCN 기업과 브랜드 파트너사들도 돌발적인 상황에 대한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 더피알이 앞서 진단한 인플루언서발 이슈패턴과 위기관리, 사과방법을 복기해보자.

▷관련기사①: ‘커뮤니티 미디어’ 된 인플루언서에 필요한 사회적 책임
▷관련기사②: 대도서관도 간과한 인플루언서의 자세
▷관련기사③: 개인이라고 다른 사과는 없다
▷관련기사④: 인기 유튜버들의 위기관리 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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