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니어가 말한다, “내가 PR하는 이유는…”
주니어가 말한다, “내가 PR하는 이유는…”
  • 정수환 기자 (meerkat@the-pr.co.kr)
  • 승인 2020.08.25 0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비밀방담] 슬기로운 PR생활 ①
입사전후 차이, 뿌듯한 처음 그리고 현타의 순간

[더피알=정수환 기자] 더피알은 업종·연차불문 PR인들의 목소리를 꾸준히 담아왔다. 각계 시니어는 물론 허리급 실무자들, 그리고 취업을 꿈꾸는 대학생까지 주제와 필요에 따라 다양한 이야기를 소화했다. 그런데 PR시장에 막 몸을 담근, 앞으로 업계를 이끌어갈 주니어들의 모습은 좀처럼 보기 어려웠다.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혼란스러워할 그들도 분명 할 말이 많을 텐데 말이다.

그래서 비밀 네트워크의 장을 마련했다. PR회사 주니어 5명을 (코로나 재확산 전) 더피알 공간에 초대했다. 퇴근 후 늦은 저녁이었지만 오가는 대화는 장장 3시간 동안 그칠 줄을 몰랐다.

① 주니어가 말한다, “내가 PR하는 이유는…”
② 주니어가 말한다, “좋은 상사, 나쁜 상사”
③ 주니어가 말한다, “내가 그린 미래 그림”

참여자 (2년차 남녀)
콜라/라이언/피클/민트초코/피자

* 솔직한 속내를 듣기 위해 방담은 모두 닉네임으로 진행됐습니다.

#입사전구글입사후그냥회사 #갑도을도아닌병?이제는위상UP #능력있는회사라행복해요 #지나치게꼼꼼하네 #낮은연령대트렌디한분위기 #이런일도내가해야됨?

입사하기 전 PR회사 이미지와 지금의 이미지. 다른 점이 있나.

라이언 PR을 잘 몰라 보수적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회사는 생각보다 직원 연령대도 낮고 트렌드에도 빠르게 적응한다. 수평적인 분위기다.

민트초코 라이언과 반대다. 입사하기 전에는 구글이나 스타벅스처럼 굉장히 수평적이고 열려있는, 트렌디한 회사라 생각했다. 물론 거의 맞는 얘기긴 하다. 다만 수평 속에 수직이 있다. 여기도 그냥 흔한 회사고 조직이라는 생각이 든다.

여담으로 교수님이 예전에 PR인들은 기자를 자주 만나 커뮤니케이션하는데, 술을 잘 먹어야 한다고 겁을 줬었다. 주니어라 그런건지는 모르겠지만, 그렇진 않았다. 세상이 많이 변한 것 같다.

피자 PR 전공자가 아니어서 현실을 잘 몰랐을 수도 있다. 입사할 때 포부는 ‘PR로 세상을 움직여야지. 브랜드를 함께 만들어나가는 것’이었다. 너무 멋모르고 거시적으로만 생각했다. PR업계에 막상 발을 들여보니 생각보다 큰 틀에서 움직이지 않는다. PR은 작은 일들을 촘촘히 쌓아 올라가는 일이었다. 치밀하고 꼼꼼해야 하며, 모든 경우의 수를 다 생각해야 한다. 진취적으로 무언가를 추진하기보다 좀 더 세밀하게 생각해야 하는 것 같다.

피클 대학교 1학년 때 과제로 PR회사 직원을 인터뷰한 적이 있다. 그때 그분이 “졸업해도 PR회사 다니지 마세요”라고 하더라. 왜냐고 물었더니 이 세계(커뮤니케이션업계)에는 클라이언트가 있고 종합광고대행사도 있는데 PR회사는 갑도, 을도 아닌 ‘병’이라고 하더라. 그래서 PR회사에 가면 자잘한 일만 하겠구나 싶어서 많이 망설였다. 하지만 지금 회사에 들어와서 보니, ‘회사가 어떤 능력을 가지고 있느냐’가 상당히 중요한 것 같다. 능력 있는 회사에 다니니까 광고나 홍보의 위치가 크게 다르지 않다는 느낌을 받는다.

콜라 생각했던 것보다 업무 범위가 엄청 넓다. 입사 전에는 멋있게 프로젝트를 맡아 제안서를 쓰고 아이디어를 내 트렌디한 자료를 클라이언트에 전달하면 캠페인으로 이어지는, 그런 회사생활을 꿈꿨다. 물론 맞긴 하나 이를 뒷받침하는 잔업무가 너무 많다. 그래서 아이디어를 쏟고 제안서를 쓸 때 100%가 발휘 안 되는 느낌. 지금은 좀 익숙해졌고, 다 내가 해야 하는 몫이라 체념하니 마음이 편해지긴 했지만 말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