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대행사 사장의 하루가 궁금한가요?
홍보대행사 사장의 하루가 궁금한가요?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20.08.24 14: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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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완선 써니피알 대표, 개인 유튜브 열고 소통 시작
촬영・편집 독학 중…“무턱대고 한 번 ‘까보자’ 결심”

새벽 2시 반에 절로 떠지는 눈. 얕은 수면을 뒤로하고 이른 아침 가족을 위해 밥을 짓는다. 여유롭게 출근 준비를 해도 회사에 도착하니 오전 6시 반. 아무도 없는 빈 공간에서 고요히 대금을 분다. 그리고 조간신문을 보는 것으로 일과를 시작하는데… 

'어느 중소 홍보대행사 사장의 하루 Vlog'  영상의 한 장면.
'어느 중소 홍보대행사 사장의 하루 Vlog' 영상의 한 장면.

[더피알=강미혜 기자] 평범한 가장이자 회사를 이끄는 에이전시 대표의 하루를 담은 브이로그 내용이다.  

제품·서비스를 홍보하는 일을 전문적으로 하면서 정작 자기홍보에는 소극적인 PR인들이 많은데, 라이프&워크 모두를 과감히 드러내고 있다. 그것도 셀프 동영상으로 말이다.  

‘어느 중소 홍보대행사 사장의 하루’라는 제목으로 최근 유튜브에 업로드된 이 영상은 팬데믹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업계의 사정을 직간접적으로 보여주면서 ‘아재감성’을 잔잔히 담아내고 있다.  

영상 촬영과 편집을 독학하며 브이로그에 도전 중인 김완선 써니피알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지금 저랑 통화하는 모습도 브이로그용으로 찍으시는 건 아니죠? 

네, 지금은 갑자기 전화를 받아서..(하하)   

어떻게 브이로그를 할 생각을 하셨어요?  

얼마 전에 개인 유튜브를 시작했어요. 회사 유튜브는 올 1월부터 개설해 운영하고 있는데, 공식 채널이라 아무래도 내용이 딱딱하잖아요. ‘홍보대행사 대표가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것을 만들어보자’ 해서 개인 유튜브도 열게 됐어요.   

인트로 부분이 이른 새벽이에요. 잠못 이루시는 모습에서 복잡한 심경이 느껴졌어요.  

영상이다보니 ‘갬성’을 더하려고 한 면도 없지 않아 있겠지만 사실 그대로를 담았습니다.  

오전 6시 반에 사무실에 출근하시더라고요. 매일 그렇게 하세요? 

요새 코로나 상황 때문이기도 하고, 이상하게 잠이 잘 안 와요.(웃음)  

벌써 아침잠이 없을 연세이신 건..?(웃음) 

아니요, 그렇진 않죠! 제가 원래 아침형 인간이기도 해서 보통 오전 7시 반, 8시에 출근하다가 코로나 사태 이후부터 그 시간이 조금 더 빨라졌어요. 경기가 불황이기도 하고 저희(회사)도 힘든 부분이 있어서 고민이 많다 보니 일찍 눈이 떠지더라고요.  

대표가 너무 부지런하면 직원들 입장에선 약간 눈치도 보일 것 같아요.  

그런 건 전혀 없어요. 직원들이 제 유튜브 영상을 보기 때문에 일찍 나오는 건 알죠. 근데 한 번도 출근 시간에 대해서 얘기한 적 없어요. 직원들은 보통 9시 다 되어 회사에 와서 코로나로 요즘은 5시 반 정도 되면 퇴근합니다.   

개인적으로 제일 웃겼던 장면이.. 갑자기 사무실에서 대금을 부시더라고요? 멀리서 잡히는 비주얼이 인상적이었어요.

대학 때 판소리를 좀 배웠었거든요. 그래서 창업 전 다른 홍보대행사 다닐 때도 디지털타임스에서 ‘판소리 하는 홍보인’으로 저를 인터뷰한 적도 있어요.(웃음) 그 이후 별다른 활동이 없다가 최근에 뭔가 새로운 걸 한 번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대금도 어디 가서 수강하면 쉽게 익힐 텐데, 그럴 시간이 없으니 혼자서 해보자 싶었죠. 남들 있을 땐 불기 힘드니 아무도 없는 새벽 시간에 와서 혼자서 연습하고 있어요.  

고요한 사무실에서 홀로 대금을 연습하는 김 대표. 유튜브 영상 캡처
고요한 사무실에서 홀로 대금을 연습하는 김 대표. 유튜브 영상 캡처

영상에서처럼 요즘도 신문을 매일 보시죠? (네) 근데 더피알 기사를 읽는 장면은 없어서 섭섭했어요.(웃음) 

엇, 온라인으로 더피알 기사는 자주 보고 있어요. 이날 화면에 안 담겼을 뿐입니다.(웃음) 업계 동향이나 관련 정보 등 어느 매체에서도 접하지 못하는 뉴스를 실어주시니깐.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는 말처럼  PR하는 분들이 하는 일 외에 자기PR은 잘 못한다고들 하잖아요. MZ 젊은 세대와 달리 영상으로 소통하는 것도 영 어색하고.. 그런 면에서 대표님의 브이로그가 굉장히 용기있다고 생각했어요.  

사실 부끄러운 부분이기도 하죠. 제가 얼굴이 탤런트처럼 잘난 것도 아니고, 늙수그레하고 머리도 살짝 벗겨진 이미지라.. 그래도 PR이란 업 자체가 회사에 앞서 개인(역량)을 많이 보는 것이기에 저를 드러내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가만히 있으면 누가 알아서 저를 PR해줄 것도 아니고 해서, 그냥 무턱대고 한 번 ‘까보자’ 했던 겁니다.  

직원이라든지 가족 등 영상을 본 주변 사람들 반응이 각양각색일 것 같아요.  

직원들도 일단 구독은 하고 있으니까 영상 올라올 때마다 ‘어떻게 찍었어요?’ ‘그 음식 정말 맛있어요?’ 등 이런 저런 것들을 물어와요. 와이프와 아이들도 채널 구독은 하고 있고요. 사실 영상을 통해 아빠는 밖에서 이렇게 생활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한 목적도 있어요.가족과 매일 봐도 아빠의 회사생활은 모르니까요.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커뮤니케션 업계도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물량이 줄어들거나 온라인으로 전면 전환하는 등 변화가 많다고 알고 있어요. 체감도가 어떤가요? 

다른 대표들과도 얘기해보면 약간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있는 것 같아요. 어느 정도 규모 있는 대형 회사는 큰 타격을 받지 않는 것 같고요, 중소 이하는 상대적으로 더 힘든 시기를 보내게 되는 듯합니다. 업체(고객사)들도 영업할 기회가 줄어들어 매출 감소가 불가피해졌지 않습니까. 그러다 보니 홍보나 광고 비용을 줄일 수밖에 없는 것이고, 그 여파가 대행사에도 미치는 거죠. 저희 회사 같은 경우 예년엔 하루에 미팅 두 건씩은 다녔는데, 요즘은 한 건 잡기도 쉽지 않아졌어요. 계획했던 오프라인 이벤트 등도 대부분 없어지다 보니...  

그래서 개인 집무실로 들어서며 ‘누군가 그랬지. 사장의 방이 필요한 이유는 직원들에게 눈물을 보이기 싫어서라고..’라는 자막이 나오게 된 거군요.  

어떻게 보면 사장들의 핑계일수도 있겠지만 여러 이유로 자기만의 공간이 필요하다는 부분을 얘기하고 싶었어요. 솔직히 경영자는 속내를 직원들에게 보이기 힘든 부분이 있고 조금 갬성을 더해서 표현했어요.  

대표님 영상이 다른 에이전시 대표들에게 동기부여가 될 수도 있겠는데요? ‘나도 한다, 너도 할 수 있어!’하고.

그런가요? 진짜 유튜브 하시는 분들이 생기면 묶어서 같이 해봐도 좋겠네요.(웃음)  

앞으로도 브이로그 계속 선보이실 건가요? 

그럼요~ 써니피알 대표로서 일상을 공유하면서 외부 고객사들에게 ‘저 대표는 저렇게 사는구나’를 보여주고, 가족들에겐 ‘우리 아빠는 저렇게 회사생활을 하는구나’를, 또 직원들에는 ‘우리 대표가 퇴근후 저녁엔 저런 자리를 가는구나’ 등을 자연스럽게 알게 하는 거죠. 소소한 브이로그지만 장면마다 다 의도가 있답니다.  

마지막으로 구독과 좋아요를 위한 한 마디 해 주시죠.  

원래 가족과 함께 하는 여행을 좋아해서 ‘슬기로운 갬성여행’이란 이름으로 유튜브 채널을 만들었는데요. 여행 외 회사와 관련한 사적인 부분도 담아가며 다양한 시도를 해보고 싶어요. 대한민국 중년 남성들, 회사 대표들이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를 더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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