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사라진 언론, 마케팅도 실종됐다
독자 사라진 언론, 마케팅도 실종됐다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20.08.2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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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재 고객 소구·접점 확대 노력 안 보여
NYT, 이코노미스트 등 미국 유수 언론, 브랜드 캠페인 통해 유료독자 확보
“국내 언론 여전히 기사만 잘 쓰면 된다 생각…매체 비전·장기 계획 부재”
한국 언론은 지난 20년 간 독자를 잃어오면서도 신규 유입을 위한 캠페인을 진행하는 노력은 보이지 않았다.
한국 언론은 지난 20년 간 독자를 잃어오면서도 신규 유입을 위한 캠페인을 진행하는 노력은 보이지 않았다.

 

여기는 태평양, 저는 오늘자 중앙일보를 이 바다 위에서 벌써 받아보았습니다. 국내 최초의 중앙일보 인터넷 전자신문을 통해섭니다. 정보의 깊이가 다른 중앙일보, 이젠 정보를 전하는 방법에서도 앞서갑니다. 섹션신문 중앙일보, 정보의 깊이가 다릅니다.


[더피알=안선혜 기자] 1995년 중앙일보가 인터넷 중앙일보 서비스를 론칭한 후 선보인 TV 광고다. 전문 분야별로 정보를 나누어 전달하는 섹션신문 체제를 도입하면서부터 이를 강조하는 광고 캠페인을 공격적으로 집행했었다. ·

20여년 후 이제 독자 저변 확대를 위해 별도 예산을 들여 이같은 캠페인을 전개하는 국내 언론사는 거의 전무하다. 최근 중앙그룹에 소속된 종합편성채널 JTBC가 밀레니얼 세대에 인기를 끄는 온라인샵 29CM서 유료 콘텐츠 상품을 이용하기도 했지만, 대단히 이례적인 행보로 받아들여졌다. 

▷관련기사: JTBC가 29CM에 광고를 했다

구독자 수나 광고 수익이 줄었기에 나타난 자연스런 현상인 듯하지만, 전체 시장이 축소되는 동안 이를 타개하기 위한 가시적 활동을 진행한 곳이 눈에 띄지 않는 건 국내 언론산업의 후퇴를 여실히 나타낸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발표한 ‘언론수용자 조사’에 따르면 1996년 69.3%에 달하던 신문구독률은 지난해 6.4%로까지 뚝 떨어졌다. 그간의 수치를 보면 브레이크 없는 추락이 연상된다. 이 밑단엔 인터넷 보급과 포털 뉴스 소비, 지하철 무가지의 등장, 스마트폰 보편화라는 급변한 미디어 환경이 자리한다. 특히 스마트폰은 무가지 시장마저 초토화시켰다. 지하철 출퇴근길 주로 소비되던 무가지를 스마트폰이 완전히 대체하면서다.

다른 나라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퓨리서치센터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신문산업은 2005년 매출 601억8190만달러(72조1581억원)로 정점을 찍고 이후 2008년 금융위기 전후로 큰 폭의 하락을 겪은 후 지금도 계속 내리막길이다.

2018년 전체 매출 253억4137만달러(30조3970억원)로까지 떨어졌다. 2005년의 절반도 안 되는 수준이다. 프랑스는 DGMIC 자료 기준 2000년 106억4000만유로(14조9769억7040만원)이던 전체 신문 매출이 2018년엔 58억유로(8조1641억3800만원) 규모로 줄어들었다. 발행 부수가 준 건 말할 것도 없다.

시장 자체가 기우는 추세인 건 국경을 초월하는 공통분모지만, 해외 언론과 국내 언론을 가르는 극명한 차이가 있다. 소비자가 되는 독자와 접점을 만들고 이를 확대하려는 전략적 접근이 있느냐 없느냐다. 비즈니스 마인드의 유무라고도 할 수 있다.

지난해 디지털 유료독자 400만명을 달성해 주목받은 뉴욕타임스(NYT)는 앞선 2017년 10년만의 브랜드 캠페인을 전개하며 디지털 독자 확보에 속도를 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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