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에 ‘인맥’이 사라지고 있다?
SNS에 ‘인맥’이 사라지고 있다?
  • 강수민 (aroxi@naver.com)
  • 승인 2020.10.08 14: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결이 주는 피로감에 이사중
소통보다 정보 소비…앱 삭제 등 디지털 디톡스 계속

[더피알=강수민 20대 기자] 젊은 세대의 소셜미디어 흐름이 바뀌고 있다. 일상을 공유하고 인맥을 잇는 SNS에서 벗어나 자기 계발에 집중하거나, 기존의 SNS를 대체하는 새로운 플랫폼으로 옮겨가기도 한다. 온라인에서도 현실의 인간관계에 접속하기보다는 개인의 취미에 집중하는 것이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의 ‘2019년 한국미디어패널조사 결과 주요 내용’에 따르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이용률은 2011년(16.8%) 이후 꾸준히 상승하다 2019년 처음으로 소폭(0.6%p) 하락했다. 콘텐츠 채널이 다양하게 분화한 현재, SNS 사용자가 타 플랫폼으로 유입된 영향으로 보인다.

20대 사이에선 실제로 오프라인 관계의 부담스러움이 SNS 이용에 영향을 미친다는 얘기가 나온다.

회사원 이수림 씨(23세)는 “인스타그램 계정이 있긴 하지만 사진을 잘 올리진 않는다. 친하지 않은 회사 동료들이 내가 올린 사진을 보고 이야기하는 것이 신경 쓰여 비공개 처리했다. 사진을 올리기보다는 친구들의 게시글에 좋아요를 누르고 댓글을 단다”고 말했다.

대학생 김수완 씨(26세)는 “SNS는 좋아하는 운동선수의 영상이나 재미있는 사진을 보려고 주로 이용한다”며 “친구들도 대부분 (자기)사진을 자주 올리진 않는다”고 했다.

▷함께 보면 좋은 기사: SNS로 넓어진 관계, 가지 치는 사람들

연결 플랫폼→콘텐츠 소비 채널

취미로 유튜브에 브이로그 영상을 올리는 김혜린 씨(26세)는 “지인 위주로 사진을 공유하는 인스타그램보다 더 많은 사람에게 내 영상을 보여줄 수 있어 유튜브에서 브이로그를 시작했다”며 “유튜브는 검색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이 들어와 영상을 보고 댓글을 달아주는 것이 장점이다”고 했다.

실제로 유튜브 브이로그 채널은 낯선 사람들이 모이는 커뮤니티가 돼간다. 일면식도 없는 타인의 일상에 공감하는 댓글을 달거나 촬영 소품에 대해 질문을 하는 등 개인적 친분이 없어도 활발하게 소통하는 모습이다. 유튜버는 현실에서 관계를 이어가야 한다는 부담감이 없기에, 더 가볍고 솔직하게 피드백을 주고받는 것이다.

짤막한 글 위주의 SNS보다 긴 글을 올리기 쉬운 블로그에 일상을 올리는 이도 있다. 대학생 임재원 씨(25세)는 “여행을 다녀온 사진을 정리하기 위해 블로그를 활용한다”며 “SNS에 비해 한 번에 많은 사진을 올릴 수 있고, 카테고리로 글을 쉽게 분류할 수 있어 기록용으로 적합하다”고 했다.

오픈서베이의 ‘소셜미디어와 검색포털 트렌드 리포트 2020’에 따르면 소셜미디어의 사용 목적 중 ‘취미/관심사 공유’, ‘흥미 위주 콘텐츠 획득’은 각각 46.8%, 46.4%로 높게 나타났지만, ‘지인/친구와의 교류’는 2018년 38.9%에서 2019년 31.8%, 2020년에는 26.1%로 눈에 띄게 감소했다.

SNS가 지인을 온라인에서 연결해주는 플랫폼에서 콘텐츠 소비 채널로 변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SNS를 끊고 긍정적인 효과를 얻었다는 유튜브 콘텐츠들.
SNS를 끊고 긍정적인 효과를 얻었다는 유튜브 콘텐츠들.

SNS 끊어보니…

최근 인스타그램 어플리케이션(앱)을 삭제했다는 박수연 씨(25세)는 “수시로 앱에 들어가 가깝지도 않은 지인들의 사진을 구경하는 것이 시간 낭비로 느껴져 가끔 컴퓨터로만 접속한다”고 말했다.

유튜브와 블로그 등에서도 SNS 끊기를 권장하는 게시물을 손쉽게 찾을 수 있다. SNS와 거리를 두면 스마트폰 사용 시간도 줄고, 타인과 스스로를 비교하며 잃어버린 자존감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지금 당신에게 필요한 ‘디지털 디톡스’

유튜버 이상윤 씨는 “습관처럼 접속하던 SNS를 끊자 자기 계발을 하는 시간이 늘어나고, 피상적인 인간관계도 정리하게 됐다”며 “다른 사람들의 일상과 나를 비교하는 것을 그만두어 나의 행복에 집중하게 됐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20대의 80% 이상이 SNS 이용 경험이 있지만, 실제로 소셜미디어의 게시글로 지인과 활발히 소통하기보다는 정보 탐색과 콘텐츠 소비를 우선하고 있다. 사람들과 직접 대면하는 오프라인과 달리 온라인에서는 원하는 정보를 주로 습득한다.

이름 그대로 사회 연결망의 기능을 하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가 관심사로 꾸미는 나만의 온라인 공간으로 변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