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글날 마케팅은 무엇이 달라졌나요
올해 한글날 마케팅은 무엇이 달라졌나요
  • 안해준 기자 (homes@the-pr.co.kr)
  • 승인 2020.10.09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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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체 개발, 콘텐츠 제작 등 온라인 마케팅 증가
코로나 상황 속 온·오프라인 병행 추세

[더피알=안해준 기자] 10월 9일 한글날은 우리 국민은 물론 기업들에게도 매해 중요한 기념일로 여겨진다. 다양한 마케팅은 물론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소비자와 한글날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지점이기 때문이다.

올해는 한글 마케팅이 좀 변화한 모습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상의 마케팅이 더욱 눈에 띈다. 한글과 쉽게 접목할 수 있어 마케팅 소스로 활용되는 서체 개발이 활발하고, 콘텐츠와 교육 서비스 등 코로나19 맞춤 마케팅을 통해 캠페인을 진행하는 곳들이 늘었다.

빙그레는 ‘빙그레 싸만코체’를 무료 배포하며 한글날을 기념했다. 자사의 인기 아이스크림 ‘붕어싸만코’의 로고 디자인을 사용했다. 2015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벌써 다섯 번째 서체라고 한다 .

빙그레가 배포한 빙그레 싸만코 서체. 빙그레 제공
빙그레가 배포한 빙그레 싸만코 서체. 빙그레 제공

빙그레의 ‘한글사랑’엔 나름 이유가 있다. 한글날이 빙그레의 창립기념일과 같기 때문. 한글 서체 개발과 배포에 의미를 두고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개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네이버는 사용자와 함께 서체를 만든다는 취지로 한글날 캠페인을 전개했다. ‘한글한글 아름답게’ 캠페인을 통해 자체적으로 만든 ‘마루 부리’ 글꼴을 공개했다.

네이버 한글 캠페인 관계자는 “’마루 부리’ 글꼴은 2018년부터 전문가, 이용자와 수차례 논의해 디지털 환경에 가장 어울리는 한글꼴의 다양성과 가능성에 집중해 설계했다”며 “글꼴 제작 현황을 모두 공개하면서 사용자와 함께 만드는 만큼 앞으로도 화면용 한글꼴의 성장을 도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해당 글꼴에 대한 사용자 의견을 받아 내년에 총 5종의 ‘마루 부리’ 글꼴을 공개, 무료 배포까지 한다는 계획이다. 일반인들이 직접 서체의 비율, 굵기 등을 수정해 피드백을 주는 방식을 도입해 참여의 폭을 넓혔다.

사용자와 함께 서체를 만든다는 취지의 네이버 '마루 부리' 글꼴. 네이버 제공
사용자와 함께 서체를 만든다는 취지의 네이버 '마루 부리' 글꼴. 네이버 제공

이밖에도 서체 개발을 통해 소비자와 소통하려는 기업 사례가 많이 보인다.

꾸준히 서체를 선보이고 있는 배달의민족은 10년 전 무료 서체로 공개했던 ‘을지로체’를 리뉴얼한 ‘을지로10년후체’를 한글날에 맞춰 공개했다. 위메프도 한글날 자체 개발한 ‘위메프체’를 홈페이지 리뉴얼과 동시에 무료 배포한다. 자사 서비스 10주년을 기념해 개발한 서체이지만, 배포 일자가 한글날과 맞물리면서 그 의미를 더하게 됐다.

세븐일레븐은 서체로 세일즈 마케팅은 물론 사회공헌 활동까지 연계했다. 지난 3월부터 진행한 김좌진 장군 서체 복원 프로젝트를 통해 ‘김좌진 장군 독립 서체’를 완성한 것. 산돌커뮤니케이션과 협업해 한문 글씨로만 남아있는 김 장군의 필적을 한글 서체로 되살렸다.

이렇게 탄생한 ‘김좌진 장군 독립 서체’는 세븐일레븐 상품에도 적극 쓰인다. ‘장군치킨버거’, ‘장군마카롱’ 등 이른바 장군제품으로 불리는 신제품에 서체를 적용해 판매하고 있다. 일부 수익금은 사단법인 백야김좌진장군 기념사업회에 기부할 예정이다.

세븐일레븐의 '김좌진 장군 독립 서체'를 적용한 장군제품. 수익금 일부는 기부된다.  사이트 캡처
세븐일레븐의 '김좌진 장군 독립 서체'를 적용한 상품. 

콘텐츠 시대 트렌드에 맞게 창작자와 이용자를 위한 의미 있는 캠페인을 꾀한 곳도 있다. 바로 대세 플랫폼 유튜브. 지난 5일 ‘일공공구한글로만 함께해요’라는 영상을 공개하며 한글날 기념 캠페인을 진행했다. 

유튜브 코리아는 “10월 한 달간 유튜브에서 한글로만 영상 제작과 댓글 작성을 해보자”며 한글 사용을 독려했다. 창작자들의 경우 외래어, 비속어 등을 사용하지 않고 영상을 제작하면 된다. 이어 영상에 캠페인 취지를 설명하면서 구독자들도 한글로만 댓글을 달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캠페인 홍보영상에는 ‘파뿌리’, ‘새벽’, ‘소련여자’, ‘수빙수’, ‘이사배’ 등 대형 유튜버들이 줄줄이 등장한다. 유튜브가 다양한 연령층이 영상을 보는 채널인만큼 수십만에서 수백만을 보유한 창작자를 통해 그들 팔로어들이 한글을 더 유의미하게 생각하는 효과도 기대해 볼 수 있다.

야외활동이 꺼려지는 요즘, 언택트 흐름에 맞춰 교육 서비스를 내놓은 곳도 있다. KT와 스마트스터디 기업 핑크퐁은 4~7세 이하 아이들을 위해 교육 서비스 ‘핑크퐁 한글이랑’을 출시했다. 한글 동요 영상과 함께 한글 퀴즈 게임, 새로운 단어 만들기, 노래 따라 부르기 등의 콘텐츠를 KT의 AI 스피커 기가지니를 통해 제공한다. 

KT AI/BigData 사업본부장인 김채희 상무는 “AI를 활용해 아이들이 더 쉽고 재밌게 한글을 배우고 응용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코로나19로 아이 교육에 대해 고민하는 분들을 위해 다양한 AI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속 온라인 마케팅이 주를 이루는 상황에서 실물 제품을 통해 한글날 맞춤 마케팅을 하는 브랜드도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브랜드 ‘빈폴’은 자사 로고에 한글을 조합한 심볼을 새긴 의류 제품을 내놓았다. 카카오메이커스도 훈민정음·세종대왕·독립신문 등 모티브로 한 굿즈 상품을 ‘한글날 에디션’으로 선보였다.

카카오메이커스의 한글날 에디션. 카카오메이커스 제공
카카오메이커스의 한글날 에디션. 카카오커머스 제공

온라인 서점 예스24는 복합문화공간 ‘문화역서울284’를 통해 한글 관련 도서 기획전을 개최한다.

일제 강점기 우리말을 지키기 위한 노력의 상징인 ‘조선말 큰사전’을 알리고, 한글과 관련된 사전과 도서를 소개하는 자리다. 아울러 북 크리에이터 ‘공백’과의 유튜브 콘텐츠, ‘나랏말 겨루기 한마당’ 등을 열어 현장을 방문을 하지 못하는 소비자들까지 염두에 뒀다. 

매년 연례 행사 격으로 기업들의 아이디어가 묻어났던 한글날 마케팅도 코로나19로 조금씩 변화하는 모습이다. 이러한 흐름이 한글날을 비롯한 여러 기념일 마케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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