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가 ‘코로나 블루’ 극복하는 방법
20대가 ‘코로나 블루’ 극복하는 방법
  • 전승현 (jack5404@hanmail.net)
  • 승인 2020.10.13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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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취미로 몰두할 거리 찾아나서
소통 욕구 온라인서 해소…루틴 만들기도 유행

[더피알=전승현 20대 기자]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우울감을 호소하는 ‘코로나 블루’ 증상자가 많아지고 있다. 20대 젊은층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 8월 알바몬에서 20대 성인 남녀 44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10명 중 7명이 코로나 블루를 겪고 있다고 응답했다.

사회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기도 전에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현재의 코로나 상황이 겹쳐 유독 심리적 영향을 크게 받는 것으로 보인다. 주변을 돌아봐도 대학생활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아르바이트 자리도 급감한 데다, 취업 준비도 어려운 실정이라 힘들어하는 동년배가 적지 않다. 

그렇다고 마냥 불안해하면서 우울감을 드러내는 것은 아니다. 코로나19 확산과 동시에 저마다의 방법들로 새로운 일상에 조금씩 적응해가는 모습이다. 

코로나19 확산 초기에는 집콕용 콘텐츠 소비가 많았다. 달고나 커피, 수플레 계란말이와 같이 집에서 만들 수 있는 새로운 레시피가 유행했고, 각종 챌린지들과 심리테스트들을 SNS상에서 자주 볼 수 있었다. 또한 넷플릭스와 같은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이용이 급격히 증가하는 등 단순하게 손을 많이 쓰거나 하나의 일에 몰두하는 시간이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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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조금 주춤하던 시기에는 답답한 집을 벗어나 사람이 없는 야외로 눈길을 돌렸다. 20대 라이프스타일과 멀어 보이던 등산과 차박(차 안에서 숙박)이 유행했고, 헬스장이 문을 닫자 산스장(산+헬스장)을 찾는 사람들 또한 많아졌다.

기본적으로 집에서의 활동 시간이 증가하면서 홈루덴스족(집에서 노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을 뜻하는 신조어)도 자연스럽게 늘어난 추세다.

길어지는 코로나, 진화하는 놀이문화

덕분에 기대 이상으로 호황을 누리는 산업군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게임업계. 특히 가상세계가 곧 ‘소통공간’이 되는 게임들이 주가가 높다. 

상반기 ‘모여봐요 동물의 숲’이 언택트 반사효과를 톡톡히 누렸다면, 최근 20대 사이에서 가장 핫한 게임은 ‘어몽어스(AMONG US)’다.

게임이 시작되면 4~10명의 플레이어들은 무작위로 ‘시민’에 해당하는 ‘크루원’과 ‘마피아’에 해당하는 ‘임포스터’로 역할이 배정된다. 서로 어떤 역할인지 알 수 없기 때문에 고도의 심리전이 요구되며 크루원은 미션을 모두 완료해 승리를, 임포스터는 크루원을 제거하면 승리하게 된다.

일명 우주판 마피아게임으로 불리며 인기를 끌고 있는 ‘어몽어스’.
일명 우주판 마피아게임으로 불리며 인기를 끌고 있는 ‘어몽어스’.

이 게임은 대대적인 마케팅이 진행된 것도 아닌 미국의 작은 게임사 작품이다. 게다가 출시된 지 2년이 넘어선 지금 국내 유튜버와 개인방송 크리에이터들에 의해 입소문이 타며 재발견됐다.

단순히 이것만이 아니다. 단순한 게임 조작법과 모바일로도 즐길 수 있다는 점은 초보자도 쉽게 참여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가장 큰 인기 요인은 역시 ‘소통’이다. 비록 게임 내에서 음성을 연결할 수 있는 설정은 없지만 채팅으로 참여자 모두 소통이 가능하다.

최근 어몽어스에 푹 빠졌다는 백상현(25세) 씨는 “친한 친구들과 자주 보지 못해 아쉽지만 게임에서 만나 함께 즐길 수 있어 좋다”며 “음성 연결 어플을 따로 설치해 다같이 이야기하며 게임을 하다 보면 시간이 금방 간다”고 말했다.

집에서 새로운 취미 활동을 시작하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실제로 오픈마켓 옥션에 따르면 올해 1월 20일부터 7월 14일까지 취미생활 관련 상품의 판매량을 전년 동기와 비교 분석한 결과, 3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PC용품은 물론이고, 미술과 음악 관련 용품 등에서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

다꾸(다이어리 꾸미기)에 이어 ‘마스크 꾸미기’라는 색다른 취미도 생겨났다. 외부에서 마스크를 쓰는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정형화된 색깔의 마스크에서 벗어나 직접 마스크에 자수를 놓거나 스티커를 붙여 자신의 개성을 표출한다.

또한 비즈를 이용해 만든 스트랩부터 체인 스트랩, 레이스 스트랩 등 다양한 재질과 색상을 이용한 스트랩을 활용해 편리성과 함께 개성도 표출한다.

직장인 김지원(26세) 씨는 “하루 종일 마스크를 쓰고 얼굴을 가리고 있다 보니 스티커를 활용해 포인트를 주기도하고, 스트랩도 여러 개를 구비해 놓고 그날 입는 옷에 따라 매치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인스타그램에 공유된 #마스크스트랩 게시물.
인스타그램에 공유된 #마스크스트랩 게시물.

자기관리 위한 습관 공유 

킬링타임용 혹은 자기 계발의 취미들이 더욱 다양해지는 것과 더불어 코로나 블루에 맞서 자신의 일상이 무너지지 않게 관리하려는 모습 또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일명 ‘루틴 만들기’이다.

하루의 루틴을 짜거나 일상 속 사소한 습관을 만들어 자신 스스로를 관리한다. 어플을 활용해 본인이 설정한 루틴을 관리하기도하고, 스스로 만든 루틴들을 SNS나 유튜브에 공유하며 성취감을 얻는다.

대학생 김희원(23세) 씨는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기분이 처져 있을 때가 많다”며 “기상 후 책상에 앉기까지의 루틴, 최상의 수면 상태를 만들기 위한 루틴 등 사소한 것들을 적어 놓고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반복되는 루틴이지만 그만큼 기분 또한 자주 좋다”고 말했다.

일상을 루틴화해 스스로에게 작은 목표를 부여함으로써 코로나19로 인해 흐트러진 일상을 정리하려는 이유도 있지만, 이를 넘어 자신의 기분을 직접 관리하려는 목적도 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20대를 비롯해 전 연령과 세대에서 각자의 방식대로 뉴노멀에 적응해 나가고 있다. 그리고 조금씩 익숙해짐에 따라 단순히 집에서 할 수 있는 킬링타임용 활동들에서 스스로에게 주는 성취감이나 기쁨과 같이 자신의 기분을 관리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들로 확대되고 있다.

유튜브에서 일상 루틴 콘텐츠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유튜브에서 일상 루틴 콘텐츠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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