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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홍보총책’ 자임한 이건희 회장, PR철학 남달랐다
‘삼성 홍보총책’ 자임한 이건희 회장, PR철학 남달랐다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20.10.28 15:3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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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계열사 홍보팀 신설 지시, 홍보담당 주요 경영회의 참석必
‘신경영’ 실천 위해 사내컴 강화…“홍보 잘 못하면 회사가 없어지기도”
광고 통한 커뮤니케이션 전략도 손수 챙길 정도
2011년 선진제품 비교전시회에 참석한 이건희 회장 모습. 선진제품 비교전시회는 이 회장이 1993년 신경영을 선언하면서 세계 1등 제품과 삼성전자 제품의 기술력 차이를 한눈에 살펴보기 위해 만든 행사다. 삼성 제공
2011년 선진제품 비교전시회에 참석한 이건희 회장 모습. 선진제품 비교전시회는 이 회장이 1993년 신경영을 선언하면서 세계 1등 제품과 삼성전자 제품의 기술력 차이를 한눈에 살펴보기 위해 만든 행사다. 삼성 제공

[더피알=강미혜 기자] 지난 25일 별세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명실상부 재계를 대표하는 경영자였습니다. 동시에 PR의 중요성을 누구보다도 잘 알았던 경영자이기도 합니다.

더피알에 몸담으며 일적으로 혹은 사적으로 이 회장의 ‘PR 히스토리’를 접할 기회가 종종 있었는데요. 고인을 추모하며 그 이야기를 담아보려 합니다.
 

삼성 홍보의 총책임자는 나다.

이건희 회장이 부회장 시절인 1981년 사내교육 때 한 발언입니다. 부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직접 강의한 최초의 사내교육이 바로 홍보담당자(당시엔 ‘홍보요원’이라 불림) 세미나였습니다. CEO의 홍보 강의라니. 지금도 좀처럼 볼 수 없는 이색 장면입니다. 이후 이 회장 지시로 삼성 전 계열사에 홍보실 또는 홍보팀(과)이 신설됐다고요.

그런 만큼 이 회장은 평소 “홍보책임자는 중요한 경영회의에 필히 참석하라”고 당부했다고 합니다. 홍보담당이 회사 돌아가는 사정을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어야 외부 변수로 인해 회사가 위기에 처하더라도 발빠른 대응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이었습니다.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꿔라”는 어록으로 유명한 1993년 신경영 선언 때도 이 회장은 홍보의 중요성을 언급했습니다.

“홍보란 윗사람 말을 아래로 12시간 내로 다 전달시키는 것이다. 또한 말단의 정보를 24시간 내지 48시간 이내로 회장까지 전달되게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윗말이 내려가고 아랫말이 위로가고 상하좌우 잘 유통되게 하는 것이다. 점과 점의 소통 가지고는 안 되며, 모든 조직이 동참을 하고 삼성이 어디 가느냐 하는 것을 전 사원에게 어떻게 전달해 주는가 하는 게 바로 노하우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93년 신경영 선언을 하던 당시 모습. 삼성 제공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93년 신경영 선언을 하던 당시 모습. 삼성 제공

이 회장 지시로 삼성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사내방송에 모니터(동영상)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형식 못지않게 내용도 파격적이었습니다. 홍보팀이 직접 현장을 급습해 ‘카메라 고발’ 같은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것이었습니다.

구태에서 비롯된 ‘불량문화’를 벗고 삼성의 구석구석에서 실제적 변화가 이뤄지고 있는지를 점검하는 프로그램의 일환이었는데요. 눈에 보이든 보이지 않든, 회사가 제대로 돌아가야 한다는 이 회장의 신경영 의중이 반영된 ‘특별 주문’이었습니다. 

덕분에 한때 삼성 내에서 홍보팀장의 위상이 크게 올라갔다고 합니다. 각 부서에서 기사를 빼달라고 요청했기 때문입니다. 시대를 앞서간 진정한 기업미디어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 회장은 사내커뮤니케이션 뿐만 아니라 국민 소통을 위한 대외홍보도 크게 강조했습니다.

“국민들은 기업이 하는 일에 대해 잘 모를 수밖에 없다. 우리 활동을 잘 알려서 국민을 이해시키고, 또 국민이 원하는 바를 경영에 잘 반영하는 상호 커뮤니케이션이 바로 홍보다. 홍보를 잘 못하면 회사가 없어지기도 한다.”

줄곧 ‘홍보’라는 단어가 쓰였지만 내용상 퍼블릭 릴레이션스(Public Relations)이라는 PR의 본뜻과 가까워 보이네요.

더 나아가 광고를 통한 커뮤니케이션 전략도 손수 챙겼습니다. 과거엔 삼성이 ‘관리의 삼성’이라고 불리며 ‘2류 근성’이 남아 있었고, 선대 이병철 회장은 장안에서 ‘돈=병철’로 회자될 정도로 기업이미지가 그렇게 좋진 않았습니다.

이건희 회장은 삼성을 둘러싼 그러한 인식을 광고로 바꾸려 했습니다. 타깃은 어린 아이들이었습니다.

이미 굳어질 대로 굳어진 기성세대의 인식을 전환하려 하기보다, 광고의 대상을 아이들로 삼으라는 것이었습니다. 삼성에 대한 고정된 이미지가 딱히 없는 아이들에 새로운 삼성상을 제시함으로써 호의적 관계를 만들어나가려 했던 것이죠. 그래서 실제로 삼성 광고에 아이들을 소재로 한 콘셉트가 많아졌고, 어린이 모델도 많이 등장했다고 합니다.

사회공헌에 대한 철학도 남달랐습니다. 93년 메모리 반도체 첫 호황으로 매출과 이익이 급증하자, 이건희 회장은 기업이 돈을 번 것은 국민들의 도움을 받았기 때문이라며 그 돈을 사회에 돌려줘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비서실 내 사회공헌 조직을 만들어 활동을 시작했는데 그해에만 5000억원을 투입했다고 합니다. 각 계열사에도 사회공헌 업무가 배정됐습니다. 지금처럼 전담팀까진 아니어도 인사팀 혹은 홍보팀 내에 사회공헌 기능을 넣는 식으로 말이죠. 이듬해 94년도엔 삼성사회봉사단이 출범했는데 지금도 명맥이 이어져오고 있습니다.

들은 내용의 일부만을 짧게 정리했는데도 이 정도입니다. 이건희 회장의 남다른 PR철학을 엿볼 수 있습니다. 좀 연배가 있는 삼성 출신 홍보인들을 만나면 홍보인으로서 프라이드가 상당한데, 아마도 최고경영자의 이런 생각과 지지를 바탕으로 필드에서 뛰었기 때문일 겁니다.

요즘 안팎으로 경영 환경이 어려워지면서 PR이나 광고와 같은 ‘돈 쓰는’ 업무를 하는 담당자들이 괴로운 시절을 보내고 있습니다. 예산이 깎이는 건 기본이고, 그 일을 하는 사람들의 ‘존재의 의미’마저 깎아내려지는 것 같아 자괴감이 들 때가 많다고 합니다. 위기 때마다 더욱더 소통을 강조했던 이건희 회장이 주는 메시지가 바로 지금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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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근 2020-10-28 15:23:46
기업 경영에서 홍보의 기능과 역할에서 깊이 느낀 기사였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홍보 현장의 스토리 들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