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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략적 침묵의 특징
비전략적 침묵의 특징
  • 정용민 (ymchung@strategysalad.com)
  • 승인 2020.10.30 1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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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민의 Crisis Talk]
순수한 희망이 유발하는 늑장대응의 위험
예상변수 설정, 미세 변화로 자극 견뎌야

*이 칼럼은 2회에 걸쳐 게재됩니다.

[더피알=정용민] 위기관리 현장에서 보면 상당수 의사결정자들이 비전략적 침묵을 전략적 침묵과 혼동하는 우를 범한다.

커뮤니케이션이 무조건적 반응이라고 착각하고 실행하는 경우도 문제지만, 그 반대로 무조건적으로 침묵이 금이라는 생각으로 실행하는 것도 상당히 비전략적이다. 침묵이 독이 되는 경우는 혹시 아닐지를 지속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전략적 침묵이란 무엇인가?에 이어...

커뮤니케이션 할 능력이 없어서 침묵을 선택하는 것은 종종 비전략적 결정이다.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능력을 차용하거나, 지원받아서라도 해야 할 커뮤니케이션은 꼭 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커뮤니케이션해야 할 상황에 제대로 커뮤니케이션하지 못하면서 이를 스스로 전략적 침묵이라고 부르는 습관은 경계해야 한다. 물론 모든 것이 부족한 상황에서 억지로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하다가 더 큰 재앙을 맞게 되는 것이 두려운 경우라면 차라리 침묵이 어쩔 수 없는 선택이 될 것이다. 대신 그 결과는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이는 이미 위기관리의 주제가 아니다)

단순하게 침묵하면 문제가 언젠가 사라지겠지 하는 희망으로 선택된 침묵도 비전략적이다.

이런 경우 문제는 침묵하며 기다려 보아도 상황이 사라지기는커녕 더욱더 악화될 때 생긴다. 이때 부랴부랴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하게 되면 늑장대응이라는 꼬리표가 붙게 된다. 뒤늦은 커뮤니케이션으로는 악화된 상황을 개선시키기 더욱 어려울뿐더러, 이를 위해서는 더 큰 책임인정과 배상 등이 필요하게 될 뿐이다. 그래서 순수한 희망에 의한 침묵은 위험하다.

문제를 회피하기 위한 심리적 침묵도 비전략적이다.

사람들 중에서 골치 아픈 문제가 불거지면 그에 대한 대응으로 입을 굳게 다무는 스타일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큰 문제가 없다 해도 이런 습관과 심리가 기업이나 조직에 적용되면 위험해진다. 개인은 문제가 생기면 골방에 들어가 침묵한다거나, 전화를 꺼놓고 사라질 수 있겠지만 기업이나 조직은 그래서는 안 된다. 커뮤니케이션 창구 역할을 담당하는 임직원들은 더더욱 그래서는 안 된다.

현장에서 이슈나 위기관리를 해 보면 의사결정자들과 실무자들은 ‘침묵’을 선택한 후 그 침묵을 적정기간 유지하는 것을 가장 힘들어한다. 선택된 침묵이 충분한 전략적 검토를 통해 결정된 것임에도, 사후 민감하고 미세한 상황 변화에 따라 지속적으로 침묵의 유지 입장이 흔들리는 것이다. 어떻게 해서든 무엇이든 커뮤니케이션해야 하는 건 아닐까 계속 되묻는다. 침묵을 유지하는 것을 심지어는 고통으로 여기기도 한다.

그래서 침묵은 전략적 검토와 그에 기반한 선택도 중요하지만, 침묵 대응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면서 여러 미세 변화가 자극을 견디는 조직의 맷집도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이런 실재하는 긴장감과 압력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전략적으로 침묵을 선택할 때 해당 침묵을 깨야 하는 향후 예상 변수를 설정하고, 커뮤니케이션으로 입장을 변화시킬 때 압도적으로 실행할 커뮤니케이션 플랜을 미리 세워 놓는 것이 도움이 된다.

항상 문제는 검토와 준비가 부족한 채로 갈팡질팡하는 것이다. 침묵과 커뮤니케이션을 기준 없이 오가는 것이다. 주제에 따라 자극에 따라 침묵하기도 하고, 커뮤니케이션하기도 하는 대응도 위험하다. 또한 같은 기업이나 조직 내에서도 누구는 현 상황에 대하여 침묵하는데, 누구는 커뮤니케이션하는 일원화 부재 현상도 경계해야 한다.

심지어 언론 대응에 있어서는 침묵을 선택했는데, 온라인이나 소셜미디어 공간에서는 커뮤니케이션이 진행된다거나, 그 반대인 경우도 종종 목격된다. 조직 스스로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통합적으로 관리하지 못하는 경우 그런 이상 증상이 발생된다. 일사불란함의 실행이 전혀 불가능한 경우다.

전략적 침묵은 그래서 어렵다. 어찌 보면 커뮤니케이션이 차라리 침묵보다 쉽다. 단순한 함구나 노코멘트 이미지로만 상상해서는 성공하기 어렵다. 완전한 침묵은 예술이다. 기업 스스로 모든 구성원과 조직 체계, 채널을 통합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지속적 침묵의 유지는 내부 실행 인력들의 전략적 인내와 스트레스를 견디는 역량이 매우 우수하다는 반증이다. 침묵은 그래야 말 그대로 전략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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