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유료구독 모델에 언론사들 ‘뜨뜻미지근’, 왜?
네이버 유료구독 모델에 언론사들 ‘뜨뜻미지근’, 왜?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20.11.2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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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대비 성과 따졌을 때 회의적…‘계륵’ 반응도
베타서비스 출시 시기 내년 초로 늦춰지나

[더피알=강미혜 기자] 네이버가 신규 서비스로 준비 중인 유료 콘텐츠 구독 모델에 대한 언론계의 관심이 ‘반짝 열기’에 그치는 모양새다.

당초엔 네이버와 손잡고 디지털 시장에서 먹힐만한 뉴스 콘텐츠의 가능성을 점쳐보는 기회로 여겼으나, 내부적으로 각사가 ‘주판’을 튕겨본 결과 투자 대비 성과가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는 분위기다. 

다만 네이버가 소수의 유력 일간지를 선별해 ‘선입점 기회’를 제시하고 있는 터라 참여 여부에 따른 기회비용을 누구도 확언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네이버가 새롭게 까는 판에 들어가도 후회, 안 들어가도 후회일 수 있어 ‘계륵’ 같다는 말도 나온다.

▷관련기사: 네이버가 새로운 콘텐츠 구독모델을 설계하고 있다

네이버가 새롭게 출시하는 플랫폼은 지식 콘텐츠를 이용자가 유료로 구독하는 모델이다. 셋업 단계에서 기성 언론뿐 아니라 뉴미디어, 개인 크리에이터들도 콘텐츠 제공자(CP)로 끌어들이고 있다. 콘텐츠 생산 외 일체의 지원을 네이버 측에서 하는 형태로, 그에 따른 구독수익은 CP와 네이버가 각각 7대 3으로 배분한다. 

언론사 중에선 이른바 메이저로 분류되는 종합지·경제지 7~8곳이 수주 전부터 네이버와 일대일로 계약을 타진하고 있는데, 현재까지 조선일보와 머니투데이 정도만 확정적인 것으로 알려진다. 조선일보의 경우 편집국 차원서 네이버와의 협업을 논의하다 자회사인 ‘땅짚고’에 공을 넘겼다고 한다.

언론사들이 네이버의 신규 CP가 되는 것을 주저하는 데는 다분히 현실적인 계산이 깔려 있다.

적어도 팀단위 인력은 투입해야 하는데, ‘고정수익’이 담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오로지 구독료로 매출을 일으켜 인건비 등의 지출을 충당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 있다. 웬만한 지식 콘텐츠도 모두 공짜로 풀리는 국내 미디어 환경에서 구독료를 비싸게 책정할 수도 없다.

결국 일정 기간 투자한다고 생각하고 손해를 감수하고라도 진행해보겠다는 의지와 목표, 계획이 있어야 하는데 지금으로선 뭐라고 단정할 수 없어 장고만 하고 있는 언론사가 적지 않다. 

무엇보다 온라인 뉴스 생태계에서 네이버 등 포털에서 ‘주는 돈’에 익숙한 언론들이 자체 상품을 직접 판매해 ‘버는 돈’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 미지수다. 수익은 둘째치고 네임밸류에 비춰 ‘부끄럽지 않을 정도’의 구독자수를 확보하는 것도 만만치 않을 것이란 비관적 전망까지 나온다.

네이버와 협의 중인 언론사 한 관계자는 “우리가 한 번도 발을 담그지 않은 영역이기도 하고, 그간 상품(콘텐츠)에 대한 고민이 깊지 않았는데 네이버에 등떠밀려 하는 게 제대로 (성과가) 나오겠느냐”고 했다.

그나마도 돈이 될만한 콘텐츠는 이미 2016년 언론사-네이버 합작사를 통해 ‘주제판’으로 연결시켰기에 추가적으로 양질의 지식정보를 생산해낼 여력이 없다는 현실론도 자리한다. ▷네이버 주제판 관련 기사

이런 여러 이유로 네이버 구독모델 합류 언론사가 예상보다 적을 것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언론계 한 관계자는 “예전보다 분위기가 싸한 것은 사실”이라며 “언론사 참여가 지지부진해서 그런지 네이버가 베타서비스 출시 시기를 올해 말에서 내년 초로 미룬다는 설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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