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2월호 더피알 안내

[더피알=편집자주] 가정법을 딱히 좋아하지 않습니만, 올해는 가정을 해보지 않을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코로나19를 맞지 않았다면, 코로나19를 조금이라도 예상했다면, 코로나19가 일찍 종식됐다면 어땠을까요? 우리 삶과 주변의 일상은 또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요? 조금 더 행복했을까요, 아니면 소소한 행복을 깨닫지 못했을까요? 괜한 철학적 물음이 순간순간 머릿속을 맴도는 시간이 많았습니다.

더피알도 강제적 변화를 견디며 여러 계획과 일정, 루틴을 바꿀 수밖에 없었습니다. 창간 10주년 기념행사는 미루고 미루다 취소했고, PR토크 재개장은 공염불이 됐으며, 큰뜻(?)을 품고 꾸린 편집위원회는 대면과 비대면을 오가며 얼굴 보는 것만으로 만족하는 실정입니다. 그나마도 업무 패턴에 변화를 주며 매달 책을 만들어낼 수 있었음에 감사해야 하는 걸까요.

서론이 긴 건 12월호에 대한 고민이 유달리 컸기 때문입니다. 코로나 외에 무엇을 더 새롭게 얘기할 수 있을까, 어떤 말로 한해를 식상하지 않게 정리할 수 있을까, 모든 질서가 바뀌었는데 누가 과연 내년을 감히 예상할 수 있을까 싶었습니다.

뾰족한 답을 못 찾던 차 편집국 회의에서 유레카처럼 아이디어 하나가 튀어나왔습니다. 11개월 전 코로나가 존재하지 않던 시절에 2020년 커뮤니케이션 키워드를 꼽은 20명에게 다시 같은 질문을 던져보자는 것이었죠. 그렇게 질문과 참여 속에 12월호 커버스토리를 완성했습니다.

더피알이 자체적으로 임명한 ‘트렌드 전문가’ 정수환 기자에게 온갖 기록을 더듬으며 한해를 돌아보고 새해에 도움 될 만한 기사를 아이템으로 던졌고, 전승현 대학생 기자에게는 MZ세대의 진짜 목소리들을 담아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짧은 시간에 여러 손이 모여 어려운 길을 터주었네요.

편집위에서 재차 논의 테이블에 올라온 정부광고법도 꼼꼼히 뜯어봤습니다. 건설적 제언을 담기 위해 나름 노력했는데요. 전문가 특별기고를 부탁받은 홍문기 교수께선 A4 10페이지 분량의 소논문(?)을 보내오셨습니다. (정말 감사!) 지면의 제약상 담지 못한 내용은 온라인 더피알에서 충분히 보실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12월호만큼은 쉬엄쉬엄 적당히 페이지를 넘겨보시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충분히 피곤하고 괴로운 나날들을 보냈으니 좀 더 편안한 쉼을 위해선 저희 기사를 조금 멀리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10년 넘도록 더피알을 만들면서 이런 도전적 권유는 처음인 것 같네요. 물론 내년 1월에 봐도 좋을 콘텐츠가 많긴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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