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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는 다양성을 특별하게 보지 않는다
MZ는 다양성을 특별하게 보지 않는다
  • 강수민 (aroxi@naver.com)
  • 승인 2021.01.06 14: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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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성소수자 콘텐츠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일부는 여전히 혐오 표출하기도…취향 존중 분위기 속 과도기
자우림의 ‘있지’ 뮤직 비디오. 동성 간 사랑을 영상에 담았다.
자우림의 ‘있지’ 뮤직 비디오. 동성 간 사랑을 영상에 담았다.

[더피알=강수민 20대 기자] 종교, 젠더, 인종, 장애 여부 등 개인이 지닌 ‘다양성’을 존중하는 것이 중요한 가치로 떠오른 현재, 콘텐츠도 시대의 흐름을 따르고 있다.

이전의 콘텐츠에서는 ‘평범한’ 캐릭터들이 서사를 이끌며 인종, 성적 취향 등에서의 소수자들은 눈에 띄지 않는 조연에 불과했지만 요즘은 달라졌다.

다양한 인권 운동으로 소수자의 존재를 일깨우려는 움직임과 더불어 콘텐츠도 자연스럽게 다양성을 품고, 소비자의 가치관에 변화를 주기도 한다.

네이버 인기 웹툰 ‘격기3반’은 특별한 잠재력을 지닌 주인공이 우연히 격투기를 시작하며 성장한다는 큰 틀만 보면 여느 소년 만화와 크게 다를 게 없어 보인다.

이 만화의 한끗차를 만든 건 장애인, 성 소수자 격투가의 등장이다. 주인공 주변에는 한쪽 눈이 보이지 않아 격투 시 손으로 약점을 상쇄하거나, 말을 하지 못해 대신 수어를 사용하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적극적으로 동성에게 호감을 표시하는 캐릭터도 그려진다. ‘보편적인’ 캐릭터에서 벗어나는 이들이 격투기에서는 모두 최고를 목표로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웹툰 ‘격기3반’에서는 다양성을 지닌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웹툰 ‘격기3반’에서는 다양성을 지닌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이렇게 편견을 깨는 등장인물들이 신선하다는 반응도 있지만, 댓글 대부분은 작품의 사건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젊은 독자들에게 다양성은 독특한 요소에서 벗어나 점차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얘기다.

밀레니얼 세대를 타깃으로 27만명 이상의 구독자를 확보한 시사 뉴스레터 ‘뉴닉’은 메일 한편에 성 소수자 인권 관련 이슈를 꾸준히 다룬다.

이들은 사소한 단어 하나에서도 소수자를 차별하지 않기 위해 끊임없는 독자 피드백을 받으며 2030 세대에게서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

최근에는 크리스마스를 맞아 ‘고슴이’ 캐릭터 굿즈를 판매하며 청소년 성 소수자 위기지원센터 ‘띵동’에 수익금의 일부를 후원하는 등 퀴어 프렌들리(Queer-friendly) 정책을 드러내는 면모를 보였다.

뉴닉을 구독 중인 20대 A씨는 “주변에 성 소수자 친구들이 있는데, 뉴닉이 성 소수자에 관련한 뉴스를 자주 전달해줘서 나도 자연스럽게 LGBT의 인권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양성을 담은 콘텐츠가 늘 우호적인 반응을 얻는 것은 아니다. 기성 세대에 비해 개방적이고 서로의 취향을 존중한다고 여겨지는 젊은 세대에서도 소수자 혐오가 드러나기도 한다.

록 밴드 자우림이 2년 전 발매한 노래 ‘있지’의 뮤직비디오에서는 두 여성이 짧은 사랑을 나누었다가 뜻하지 않은 이별을 겪는 모습을 묘사한다.

동성애 표현과 상관없이 음악과 영상미가 아름답고 수준 높다는 평이 다수를 차지하는 가운데, 해당 영상의 유튜브 댓글 창에는 학창 시절에 좋아했던 동성 친구가 생각난다는 의견이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었다. 그러나 뮤직비디오의 동성애 코드가 불편하다며 성 소수자를 비하하는 표현이 달리기도 했다.

과거 보수적이었던 사회 문화에서는 다양한 개성을 ‘별종’으로 취급하며 존중하지 않았지만, 점차 소수자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바뀌고 있는 만큼 콘텐츠에서도 자연스럽게 다양성을 녹이는 사례가 늘고 있다.

콘텐츠를 수용하는 소비자층도 점차 ‘평범함’이라는 틀에서 벗어난 다양한 개성에 익숙해지고 있다. 콘텐츠가 대중의 사고방식에 밀접하게 자리 잡은 만큼, 소비자의 인식 또한 그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 모든 사람이 콘텐츠 속의 다양성을 긍정적으로 수용하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댓글로 소수자에 대한 편견을 드러내는 이용자들도 있고, 노골적으로 혐오를 표현하는 댓글들이 추천을 받기도 한다. 개인의 신체적 특징부터 취향까지 넓은 범위가 개성으로 인정되는 현재는 존중과 혐오가 공존하는 이른바 다양성의 과도기라고 할 수 있다.

콘텐츠 기획자들도 목적과 타깃에 맞춰 공감 포인트와 역효과 지점을 잘 파악해 과도기에 적응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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