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하나 리스크’에 남양유업 선제대응…언론보도 어떻길래?
‘황하나 리스크’에 남양유업 선제대응…언론보도 어떻길래?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21.01.07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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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씨 일탈이슈 불거질 때마다 ‘창업자 외손녀’ 수식으로 회자
5번째 선긋기로 언론 대응…실제 언급량 감소 미미, 외려 역효과 우려돼
남양유업이 6일 언론에 보낸 입장문.
남양유업이 6일 언론에 보낸 입장문.

[더피알=안선혜 기자] 남양유업이 마약투약 혐의로 물의를 빚은 황하나(33)씨 관련 보도마다 따라붙는 ‘창업주 외손녀’란 수식어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황씨와 자사가 “일절 무관하다”는 입장을 재차 밝히고 있지만, 황씨 관련 보도에는 어김없이 연관검색어마냥 따라붙기 때문이다.

남양유업이 황씨와 ‘손절’급 선긋기에 나선 것만 벌써 다섯 번째. 황씨 개인사로 인한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회사가 입는 피해가 막심하다는 인식에서 대외 커뮤니케이션에 나서지만 실효에는 의문이 따른다. 

언론진흥재단이 운영하는 뉴스 빅데이터 분석 시스템 ‘빅카인즈’를 통해 분석한 결과, 지난 석 달간(2019년 10월 7일~2021년 1월 7일) 황씨와 관련한 뉴스에서 가장 높은 연관성을 나타낸 키워드는 ‘집행유예 기간’과 ‘남양유업 창업주’였다.

남양유업을 키워드로 동일 기간 검색 시에도 피의자 황씨의 이름이 가장 높은 연관성을 띄었다. 관계도 분석에서도 이같은 경향은 나타나  창업주, 코로나19, 마약류관리법, 피의자, 인스타그램, 청와대, 임직원 등 황씨의 이번 마약투약 의혹과 연관된 키워드가 대다수를 차지했다.

빅카인즈 연관 검색어 분석. 남양유업으로 검색 시 황하나가 뉴스에서 가장 관련성 높은 관련 키워드로 나타나고 있다.
빅카인즈 연관 검색어 분석. 남양유업으로 검색 시 황하나가 뉴스에서 가장 관련성 높은 키워드로 나타나고 있다.

황씨는 필로폰 투약으로 인한 집행유예 기간 중 다시 마약에 손을 댄 혐의로 7일 구속영장심사를 받았다. 셀럽급 인지도를 보유한 인사라 사회적 주목도가 높아지며 다수의 기사들이 쏟아졌다. 자연스레 또 남양유업이 같이 거론됐다. 

이에 남양유업은 황씨의 구속영장심사일을 하루 앞두고 언론에 황씨와 자사는 “일절 무관”하다며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라는 표현과 남양유업 로고, 사옥, 사진 등 당사에 대한 언급은 지양해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남양은 지난 2019년 4월에도 황씨의 일가족조차 회사 경영에 관여하거나 지분이 없음을 공개적으로 밝히며 회사에 대한 언급을 자제해달라 요청한 바 있다. 같은 해 6월에는 홍원식 회장 명의로 사과와 함께 무관함을 강조하는 입장문을 냈고, 임직원 명의로 피해호소문을 두 차례 전달하기도 했다.

▷관련기사: [금주의 위기 인사이트] ‘창업주 외손녀 마약’ 불똥 튄 남양유업

이런 식으로 황씨 그림자를 지우기 위한 대국민 호소만 이번이 다섯 번째다. 구속심사를 앞두고 쏟아질 기사들에 대한 우려로 다시 한번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남양유업 관련 언론보도는 황씨의 마약 재투약 혐의가 불거지기 전인 10월과 11월엔 한달 평균 25건 가량의 기사량을 유지하다 12월엔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남양유업도 자연스레 강제 소환됐다.   

지난해 12월 관련 사건을 다루며 창업주 외손녀라는 표현을 쓴 기사는 총 64건으로 한국경제가 9건, 세계일보 7건, 매일경제 7건, 국민일보 5건, YTN 4건, 조선일보 3건, 중앙일보 3건, 서울경제 3건, 아시아경제 3건, 머니투데이 3건 등이었다.

이들 기사는 주로 사회(60건) 분야로 송고됐지만 문화(13건), 국제(11건), 정치(1건) 등으로 다양한 카테고리 안에서 다뤄졌고, IT·과학 분야(1건)도 포함됐다.

구속심사가 이뤄진 올 1월에는 7일 오후 4시 기준 총 125개의 기사가 실렸다. 역시 서울경제 22건, 머니투데이 13건, 한국경제 11건, 아주경제 12건, 매일경제 10건, 국민일보 9건, 서울신문 6건, YTN 6건, 헤럴드경제 6건, 세계일보 5건, 중앙일보 4건 등으로 경제지에서 여러 번에 걸쳐 보도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황씨의 개인 일탈로 인한 여타 보도가 남양으로서도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가뜩이나 과거 불거진 갑질 이슈로 인한 부정 이미지를 완전히 씻지 못한 가운데, 부정 연상을 강화하는 잡음이 기업이미지 회복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관련기사: ‘국민밉상’ 된 기업은 어떻게 해야 평판 회복될까?

다만 언론에 피해를 호소하는 남양유업의 이같은 제스처가 실제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라는 표현을 줄이는 데에는 크게 기여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준’셀러브리티 반열에 있는 ‘일반인’ 황씨를 달리 표현할 수식이 없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남양유업의 이번 대응이 독특하다는 평가다. 이슈 가시성이 부각됐을 때 자사 입장을 전달해 무관함을 한 번 더 주지시키려는 목적은 이해하지만, 실질적 효과에 있어서는 물음표를 붙인다.

윤경훈 피알인 대표는 “실무진 차원의 어려움은 충분히 이해 가고 지속적인 설득 노력을 해야 하는 건 맞지만, 이 타이밍에 읍소식 입장문은 보도량을 줄이기보다는 오히려 늘리는 역효과를 가져오기 십상”이라며 “접근 프로세스와 전략이 아쉽다”고 말했다.

남양유업의 우려와 달리 일반 사람들이 ‘남양=황씨’로 받아들이지는 않을 것인데, 공연히 ‘오버 행위’로 비쳐질 수 있다는 얘기다. 

김기훈 코콤포터노벨리대표는 “기업 내 임원이 잘못했을 경우 징계하거나 퇴사시키는 방식으로 딱 정리가 되는데, 황씨는 내부 관계자도 아닌데 자꾸 (부정 이슈에) 연결되고, 그렇다고 처분도 내릴 수 없는 애매하고 이상한 상황이긴 하다”면서도 “황씨 문제가 사람들의 안줏거리가 될 수는 있지만 매출에 직접적 영향을 줄 사안은 아니다. 오히려 남양유업이 마주한 갑질 낙인과 같은 다른 근본적 문제에 대한 커뮤니케이션 노력이 더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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