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핑G] 세상에서 제일 비싼 ‘채무의 다빈치’
[브리핑G] 세상에서 제일 비싼 ‘채무의 다빈치’
  • 정수환 기자 (meerkat@the-pr.co.kr)
  • 승인 2021.01.14 16: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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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맥주 브랜드 엔호이저부시, 대학 졸업장으로 작품 전시
한 장당 18만달러 가격 책정, 예술계-등록금 동시 풍자
세상에서 제일 비싼 예술 작품.
세상에서 제일 비싼 예술 작품. 출처: Natural Light 홈페이지 

더피알 독자들의 글로벌(G) 지수를 높이는 데 도움 주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시작한 코너. 해외 화제가 되는 재미난 소식을 가급적 자주 브리핑하겠습니다. 

[더피알=정수환 기자] 즐거움과 설렘이 가득해야 할 대학생활. 그런데 한 가지 단어만 생각하면 갑자기 우울해지는데요. 바로 높아도 너무 높은 ‘등록금’이란 단어입니다.

한 학기에 400만원 이상이 기본이라는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어떻게든 장학금을 받으려 노력하고, 아르바이트도 하며, 학자금 대출까지 받느라 즐거운 대학 생활은 뒷전인 학생들이 정말 많습니다.

주객이 전도된 상황에 ‘내가 이러려고 대학왔나’ 싶어 현타(현실 자각 타임)가 올 때도 종종 있죠. 그렇게 4년을 아등바등 보내고 졸업을 하니 내 손에 쥐어지는 것은 달랑 졸업장 하나. 이 종이 한 장을 위해 지출한 돈과 노력을 생각하니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독일처럼 대학 등록금을 받지 않는 나라를 제외하면 이는 만국 공통의 슬픔이겠죠. 학생들의 눈물은 모이고 모여 강이 되고 바다가 되...는 줄 알았더니, 때아닌 예술 작품이 됐다는 소식입니다. 그것도 세상에서 제일 비싼 예술 작품이래요!

별난 프로젝트를 기획한 주체는 미국의 유명 맥주 브랜드 앤호이저부시(Anheuser-Busch)의 ‘내추럴 라이트(Natural Light)’입니다. 작품 이름은 ‘채무의 다빈치(Da vinci of Debt)’. 이 설치 예술 작품에 사용된 재료는 다름 아닌 졸업장인데요. 2600개의 졸업장을 모아 만들었습니다.

미국의 대학 등록금은 우리나라보다 세기로 유명하죠. 내추럴 라이트는 지난 2018년부터 등록금으로 인해 빚을 지고 있는 학생과 졸업생을 돕기 위해 10년 동안 1000만 달러(한화 약 109억원)를 기부할 계획을 세웠고, 이를 홍보하기 위한 방안으로 해당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졸업생들에게 한 장당 100달러를 지불하며 졸업장을 임대했다고 하네요. 작품 전시가 끝나면 졸업장은 다시 당사자에게 보내집니다.

이 작품이 왜 제일 비싼 예술 작품인 걸까요. 내추럴 라이트는 졸업장 하나의 가치를 18만 달러로 봤습니다. 대학에서 공부하고 졸업장을 받기 위해 학생들은 4년 동안 평균 18만 달러를 쓴다는 것입니다. 18만 달러짜리 졸업장이 총 2600개가 있으니, 이 작품의 가치는 약 4억7000만 달러(한화 약 5163억원)인 셈이죠. 이는 2017년 경매에서 4억5000만 달러에 팔린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살바토르 문디’ 작품보다도 더 비싸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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