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위기 인사이트] 대통령 기자회견 ‘손가락 논란’
[금주의 위기 인사이트] 대통령 기자회견 ‘손가락 논란’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문용필 기자 (eugene97@the-pr.co.kr)
  • 승인 2021.01.22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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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기자 손가락 모양에 일부서 의혹 제기
靑 대변인 “모독이라고 못느껴...큰 오해 있었던 듯”
전문가들 “靑 진정성 있게 입장표명” “기자들도 취재당할 수 있다는 점 알아야”

매주 주목할 하나의 이슈를 선정, 전문가 코멘트를 통해 위기관리 관점에서 시사점을 짚어봅니다.

지난 18일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에서 논란이 된 김 모 기자의 모습. 방송화면 캡처
지난 18일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에서 논란이 된 김 모 기자의 모습. 방송화면 캡처

이슈 선정 이유

정부와 기업을 막론하고 어떤 조직이든 기자회견은 이목이 집중되는 중요한 자리다. 과정상 본질과 관계없는 지엽적인 돌발 이슈가 불거지고, 특히 참석한 기자에게 비난이 쏟아진다면 주최측 입장에서는 난감할 수밖에 없다. 아울러 온택트 시대 많은 이들이 지켜보는 공식석상에선 기자들 역시 오해 소지를 없애기 위해 톤앤매너나 행동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사건 요약

지난 18일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나선 뉴스통신사 소속 김 모 기자의 손가락을 두고 논란이 일었다. 마이크를 들지않은 손에 수첩을 쥐고 질문했는데 공교롭게도 중지가 돌출된 듯한 포즈가 중계 카메라에 잡히게 된 것. 온라인상에서는 김 기자가 ‘손가락 욕설’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관련기사: ‘김기자 손가락’을 둘러싼 논쟁, 그 씁쓸함

현재 상황

진보논객으로 분류되는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은 자신의 SNS에 당사자 해명을 요구하는 게시물을 올렸고 김 기자를 비난하는 댓글도 넘쳐났다. 급기야 다른 언론사들을 통해 관련 내용이 기사화 되기에 이르렀다. 

예상치 못한 논란에 대해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19일자 브리핑에서 “모독이라고 느끼지 못했다”며 “큰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아울러 대통령도 불쾌감은 전혀 느끼지 못했다고 전했다.

주목할 키워드

돌발이슈, 기자회견, 사회적 노이즈, 미디어 처신

전문가

박종민 경희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강함수 에스코토스 대표

코멘트

박종민 교수: 청와대나 대통령이 불쾌감을 느끼지 않았던 건 사실인 것 같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해당 기자를 보호하려는 적극적인 노력이라기보다는 불필요한 논란으로 인한 사회적 갈등을 원치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런 논쟁의 경우에는 하나의 노이즈라고 볼 수 있고 사람들에게 피로감을 줄 뿐 생산적이지 못하다. 그런 면에서 보면 청와대 대응은 적절했다고 판단한다.

청와대는 진정성 있게 입장을 나타냈고 객관적인 상황을 표현했는데 결과적으로 바람직했다. 만약 청와대가 (자신들과 상관없는 사안이라고 생각해) 노코멘트 했다면 논란은 더욱 커졌을 것이다. 그 자체가 사회적인 노이즈가 됐을 것이다. (기자 손가락에 관한 해석이) 우리에게 도움이 안된다는 이해관계를 생각해서 입장을 전했다기보다 그러한 논쟁자체가 의미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강함수 대표: ‘권위’라는 것이 많이 없어진 세상이 됐다. 과거엔 교수나 애널리스트, 기자 등의 직군을 보면 사회적으로 인정할 만한 권위가 있었다. 그 권위는 본인이 하는 일, 전문적 지식을 통해 확보되는 것이었는데, 지금은 지식의 권위가 많이 무너졌고 그 일을 하는 사람들의 행위 자체도 바깥으로 노출되기 쉬워졌다. 일반 사람들에 알려지는 영역들이 훨씬 많아진 것이다. 이런 변화 속에서 이제 미디어도, 기자도 자신들만 취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취재를 당할 수도 있다는 점을 알고 이타적 소양을 갖춰야 한다.

미디어들은 여전히 취재 과정에서 ‘우리는 공익을 위해, 알권리 충족을 위해 그럴 수 있지’라고 말하고, 설령 실수나 잘못을 해서 비판받더라도 ‘당연히 기자로서 할 말 했고 해야 할 일 했어’라는 식으로 판단한다. 사회의 비판자 역할을 하기 위해선 (여론에) 물러서면 안 된다는 기조를 갖고 맞서기도 하는데 (전통적 저널리즘 잣대가) 충분히 무너질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어떤 상황에 놓였을 때 인간적이고 상식적으로 처신하기 위해 자신의 행위에 대해 의식적으로 주의하고 조정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언론(미디어)이 자신의 의도와 달리 왜곡 또는 곡해됐다고 말하는 건 다분히 이율배반적이다. 언론의 취재 대상이 되는 이들이 그런 식으로 억울함을 호소했을 때, 미디어는 그렇게 비쳐지도록 행위한 것 자체가 잘못이었다며 비판하지 않았나. 그런데도 자신(언론)들이 역으로 여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되면 비판한 대상과 똑같이 실수하고 어떻게 대응할지 몰라 버벅대곤 한다.

이제는 언론사도 일반 기업과 마찬가지로 사회적 감수성을 위한 (내부 교육)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하며, 일반의 상식과 윤리적 기준들에 의해 기자 개개인의 취재 행위를 달라진 시대에 마게 다시 한 번 점검해봐야 할 것이다. 내부적으로 시스템이 미비하고 기자들이 시간에 쫓겨 사는 처지라 힘들다고들 하는데 그런 변명이 통하지 않는 시대다. 변하지 않으면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부정) 이슈에 놓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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