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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기업을 인간으로 이해한다
사람은 기업을 인간으로 이해한다
  • 정용민 (ymchung@strategysalad.com)
  • 승인 2021.01.26 10: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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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민의 Crisis Talk]
평시 보유하는 인간성 유지 여부에 위기관리 성패 갈려
커뮤니케이션 전략에 실패한 유형은?

*이 칼럼은 2회에 걸쳐 게재됩니다. 

[더피알=정용민] 기업 자체로는 인간의 모습을 띠지 않지만 사람들이 기업을 생각할 때 특정한 인간의 모습을 떠올리곤 한다. 어떤 기업은 세련되고 스마트한 청년의 모습이다. 어떤 기업은 우직하고 성실한 아저씨의 모습이다. 애정 있고 상냥한 엄마의 모습도 있다. 어떤 기업은 이국적이고 혁신적인 스타일의 셀럽으로 각인되어 있다. 그렇게 사람들은 기업을 인간으로 받아들여 이해하고, 관계를 그린다.

잡코리아가 대학생 설문을 통해 의인화해 구현한 기업이미지. 호응을 얻어 여러 해 동안 진행했다.
잡코리아가 대학생 설문을 통해 의인화해 구현한 기업이미지. 호응을 얻어 여러 해 동안 진행했다.

기업 위기관리 관점에서 이 기업의 인간적 면모는 아주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전략의 기반이 된다. 평시와 위기 시 일관성이라는 기준을 두고 볼 때 기존 보유하던 인간성 자산을 위기 시 얼마나 제대로 유지할 수 있는가에 위기관리 성패가 갈린다. 이런 시각을 가지고, 위기 시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에 실패한 기업들의 주된 인간적 유형을 살펴본다.

그때는 그때고 지금은 지금이지

평소 엄청난 광고 및 홍보 물량으로 사람들과 꾸준하게 커뮤니케이션 하는 기업이 있다. TV나 온라인 상에서 끊임없이 그 기업의 메시지가 흘러나오고,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찬사가 메아리친다. 그에 따라 많은 사람들이 그 기업을 아주 멋지고 좋은 친구로 생각하게 되었다. 항상 그 기업과 관련된 제품이나 서비스를 찾아다니고, 그들이 베푸는 여러 사회활동과 행사에도 흔쾌하게 참석했다. 시간이 갈수록 사람들과 그 기업은 막역한 친구가 됐다.

그러던 어느 날, 그 회사 제품에서 엄청난 문제가 발견되었다. 소비자 일부는 실제 피해를 입기도 했다. 언론과 규제기관이 나서면서 금세 북새통이 됐다. 사람들은 이 상황에서 그 친구(기업)를 안타깝게 바라본다.

하지만, 그 기업은 그것은 문제가 아니라 관행이었을 뿐이며 심지어 치명적인 것도 아니라 이야기한다. 일부 피해 입은 소비자에게는 보상하겠지만, 너무 심한 비판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엄포를 놓았다. 사람들에게 화를 내며 별 것 아닌 것을 별 것 같이 만들지 말라 소리쳤다.

그 기업을 오랜 친구로 여기던 사람들은 그 기업에게서 낯섦을 느꼈다. 어 저 친구가 왜 저러지? 저런 친구가 아닌데 이상하네? 친구가 왜 우리와 전혀 다른 생각을 할까? 사람들은 그 친구를 향해 애석한 감정을 토로했다.

그후 어느 날 그 기업이 다시 등장했다. 사람들에게 자신이 역시 최고의 친구라 이야기하며 다가온다. 지나간 것은 모두 잊고 같이 다시 더 좋은 친구가 되자 손을 내민다. 더욱 다양한 행사에 초대하고, 사회봉사 활동에 나서는 자신에게 박수 처달라고 요청한다. 사람들은 이때부터 고민에 빠진다. 그때 그 친구는 어디로 간 걸까?

너는 나를 알지만 나는 너를 모른다

철수에게는 자신이 오래전부터 좋아하는 기업이 있다. 그 기업의 일거수일투족을 응원하고 주식을 사서 주주로서 자랑스러움까지 느끼고 있다. 그 기업의 여러 온라인 소셜미디어 계정을 팔로우하고 있으며, 종종 댓글을 달아 칭찬과 응원을 아끼지 않는다. 그 기업의 여러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우호적 평가를 하기도 한다. 때때로 그 회사의 로고가 박힌 옷을 입고 다닐 때도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철수는 그 기업 제품을 사용하다가 큰 문제를 발견했다. 당연히 이 문제는 오랜 친구(기업)가 나서서 깔끔하게 해결해 주겠지라는 기대가 있었다. 소비자만족센터에 전화를 걸고, 매장에 나가 상담까지 했으나 돌아오는 답변은 ‘당신이 제품 관리를 잘못한 것일 뿐, 우리에게 책임도 없고, 도와줄 수 있는 것도 없다’였다. 일부 직원은 귀찮다는 듯 철수에게 블랙 컨슈머라며 비아냥거리기까지 했다.

철수는 생각한다. ‘내가 얼마나 오랫동안 너희를 좋아하고 응원했는데, 이럴 수 있어?’ 화가 나고 눈물까지 난다. ‘누가 당신 보고 우리를 좋아하라고 했나? 그냥 당신이 우리를 짝사랑했던 것뿐이잖아. 심지어 우린 당신을 잘 몰라. 알 필요도 없고. 바보 같은 녀석’ 그 기업은 이렇게 철수와 커뮤니케이션 하고 있는 것 같다. 철수는 생각한다. 이게 내가 좋아했던 그 친구가 진짜 맞나?

▷친구 같은 기업이미지의 양면성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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