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늘구멍 포털입점에 통과매체 ‘품질 논란’ 계속
바늘구멍 포털입점에 통과매체 ‘품질 논란’ 계속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21.02.03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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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자료 제출로 뒤늦게 합격취소 조치…‘갈아타기’ 의혹도
평가 기준·결과 놓고 각종 설 난무, “힘 없고 빽 없으면 탈락”
포털 뉴스제휴 문턱이 부쩍 높아진 가운데, 평가 기준과 과정에 대한 의문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포털 뉴스제휴 문턱이 부쩍 높아진 가운데, 평가 기준과 과정에 대한 의문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더피알=안선혜 기자] 네이버·카카오 뉴스제휴평가위원회(이하 제평위)가 최근 포털 뉴스 신규 입점사 결과를 발표한 가운데, 신고로 인해 뒤늦게 합격 취소 사례가 나오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 영향으로 입점 기회가 상·하반기 2회에서 하반기 1회로 줄어든 데다, 신청 매체수 기준으로 통과 비율이 2.44%에 불과해 포털 문턱을 넘지 못한 매체들의 불만이 유달리 큰 분위기다. 

제평위는 지난달 22일 전체회의를 열고 600여 신청 매체 중 15개 매체와의 신규 제휴를 결정했다. 이날 벌점 누적으로 계약해지된 매체가 9곳에 달한다는 점에서 늘어난 제휴사 수는 사실상 6개에 불과하다. 

▷관련기사: 포털 뉴스제휴, 15개사 들어가고 9개사 계약해지

심사 및 평가 기준이 한층 더 까다로워진 것으로 해석되는 상황에서 통과한 매체들의 ‘기사 품질’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더해지며 공정성 시비가 뒤따르고 있다. 

일례로 기사의 상당부분을 보도자료로 채우거나, 과거 벌점 누적으로 퇴출된 이력이 있는 매체와 자매지인 곳이 신규 제휴사가 되면서 제대로 된 평가가 맞느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자료 허위 제출을 신고당해 급기야 합격이 취소되는 매체도 나왔다. 네이버와 카카오(다음) 모두를 통과한 K매체는 등록 1년이 지나지 않은 상태에서 검색 제휴를 신청하고 기사 날짜를 조작하는 방식으로 허위 자료를 제출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제평위 심사 규정에 따르면 포털에 뉴스를 송출할 수 있는 ‘제휴매체’가 되려면 매체 인·허가를 받은 지 1년 이상이 돼야 한다.

해당 매체는 “2018년 등록했으나 제호와 도메인을 바꾸면서 오해가 생긴 것”이라는 입장이나, 포털에 들어가 있던 자매지인 E매체가 지난해 11월 재평가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일종의 ‘갈아타기’를 시도한 것 아니냐는 뒷말에 휩싸였다. 

실제로 K매체가 제출한 자료들 가운데는 E매체 기사를 그대로 옮겨온 것들도 있다. E매체는 최근까지 K매체 대표가 활동했는데, 사실상 한 회사처럼 운영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사고 있다.

K매체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E사를) 지원해오긴 했지만 법적으로 관련 없는 회사”라고 해명했지만, 사실관계에 대한 제평위 측의 소명 요청에는 응답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제평위 측은 “(K사에) 합격 취소 통보 후 2월 중 이같은 조치를 알리는 자료를 작성해 알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유사하게 벌점 누적으로 포털계약이 해지돼 자매지격인 매체가 신규 입점하는 일은 또 있다.

지난해 11월 포털 제휴가 끊긴 D매체의 자매지 W매체는 이번 제평위 심사에서 네이버 신규 입점사가 됐다. W매체는 과거 D매체에서 작성한 기사들을 포털 다음에 제 3자 우회전송하며 문제가 된 바 있다. 주로 기업 비판성 기사들이었다. 이후 D사는 포털에 입점했다가 제휴가 해지됐고, W매체는 2019년 지금의 매체명으로 제호를 바꿨다.

다만 W사 편집장은 더피알과의 통화에서 “같이 운영하고 있었으나, 분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D매체와의 관련성에 거리를 뒀다.

그 밖에도 이번 통과 매체 중 전체 기사의 90% 이상을 보도자료나 통신사 기사로 채운 곳 등이 눈에 띄면서 제평위 평가 기준에 대한 문제 제기가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심사 과정에 대한 온갖 ‘설’들이 난무하고 있다. 가령 친정부 인사가 관여한 매체는 통과하고, 소위 ‘힘 없고 빽 없는’ 매체는 홀대 당한다는 것이다. 가짜뉴스 문제로 포털뉴스 매체수를 최대한 보수적으로 가져가기 위한 암묵적 룰(rule)이 작동한다는 루머도 나돈다.  

▷관련기사: 언론계의 ‘포털 수능’, 언제까지 이 야단이 계속될까

평가 시스템에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번에 제휴를 신청했다 탈락한 한 매체사의 경우 “떨어진 이유를 수소문했더니 AI(인공지능)로 논문표절을 검사하듯 중복률을 검사했다는데, 보도자료 기반으로 작성한 기사도 가공에 따라 충분히 자체 기사가 아니냐. 더욱이 통과한 매체들의 면면을 보면 우리보다 더 심한 곳들이 많다. 결과가 도무지 납득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제평위 측은 “AI 평가는 아직 도입되지도 않았다”며 “최근 AI 관련 회의를 가졌고 곧 의결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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