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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가 왜 전부냐고요?”
“콘텐츠가 왜 전부냐고요?”
  • 정수환 기자 (meerkat@the-pr.co.kr)
  • 승인 2021.02.17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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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上] 노가영 ‘콘텐츠가 전부다 1,2’ 대표저자

[더피알=정수환 기자]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이라고 불리는 플랫폼. 너나 할 것 없이 플랫폼 구축에 혈안이 된 이 시점에 플랫폼보단 콘텐츠에 집중하라는 이야기가 들려왔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같은 오랜 논쟁을 두고 SK 계열 ‘직장동료’들이 의기투합해 <콘텐츠가 전부다> 시리즈로 답을 대신했다. 대표저자 노가영씨와 이야기를 나누며 왜 콘텐츠인가를 다시 한번 물었다.

노가영은... 현재 SK브로드밴드 미디어 전략본부 소속이다. 성균관대 경영학부에서 산업심리학을 전공하고, 졸업 후 CJ엔터테인먼트와 CJ CGV에서 콘텐츠 투자 유통을 담당했다. 이후 KT, SK텔레콤 등 17년간 통신기업들의 사업구조기획실, 미디어본부, 그룹미디어전략식에서 IPTV 사업전략, 3D 콘텐츠와 채널사업, 뉴미디어 콘텐츠 투자와 OTT 전략 업무를 했다.
노가영은... 현재 SK브로드밴드 미디어 전략본부 소속이다. 성균관대 경영학부에서 산업심리학을 전공하고, 졸업 후 CJ엔터테인먼트와 CJ CGV에서 콘텐츠 투자 유통을 담당했다. 이후 KT, SK텔레콤 등 17년간 통신기업들의 사업구조기획실, 미디어본부, 그룹미디어전략식에서 IPTV 사업전략, 3D 콘텐츠와 채널사업, 뉴미디어 콘텐츠 투자와 OTT 전략 업무를 했다.

<콘텐츠가 전부다 1>을 펴낸 지 1년 만에 2편이 나왔습니다. 팬데믹도 그렇고 워낙 급변하는 시대이다 보니 콘텐츠 판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을 것 같은데요. 가장 눈여겨보는 건 무엇인가요.

아무래도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가 대세로 자리 잡았다는 점이겠죠. 물론 팬데믹 이전에도 OTT는 꿈틀거리고 있었고 넷플릭스가 지구를 정복하기 직전이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작년 한 해 ‘집콕문화’가 성행하고 ‘나 홀로 미디어’를 소비하는 경향이 나타나면서 완전히 대세가 됐어요.

OTT의 성장 속에서 콘텐츠 장의 경계가 모호해진 것도 눈여겨볼 만합니다. 예전에는 영화감독과 드라마감독, CF감독 등 명확한 구분이 있었는데요. 지금은 영화감독이 넷플릭스와 일하면서 OTT 시리즈 감독이 되는 게 이상하지 않아요. 사실 2시간짜리 영화를 만드는 것과 10시간에 달하는 OTT 드라마 시리즈를 제작하는 건 크게 다르거든요.

그럼에도 이런 경계를 허물고 PD, 감독, 작가, 배우까지 전방위적으로 활동하는 것이 이상하지 않은 트렌드가 됐습니다. 엄밀하게 말하면 시청자는 ‘왜 이 영화감독이 갑자기 넷플릭스에서 드라마를 찍었지?’ 이런 건 전혀 관심이 없거든요. 이렇든 저렇든 그냥 콘텐츠인 거죠.

말씀하신 대로 요즘 OTT가 가장 뜨겁긴 합니다. 아마존이나 쿠팡 같은 커머스 기업이 OTT 사업에 박차를 가하기도 하고요. 앞으로 OTT 시장의 지형도를 그려주신다면.

우선 공룡들의 시장은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가 꽉 잡게 되겠죠. 넷플릭스가 올해 콘텐츠에 한화로 약 22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는데요. 넷플릭스 가입자가 전세계 통틀어 2억명이거든요. 한 사람이 1년 동안 보수적으로 평균 100달러(한화로 약 1만원)를 넷플릭스에 쓴다고 쳤을 때 22조면 1년 매출의 70~80% 정도를 오리지널 콘텐츠에 투자하는 겁니다.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디즈니는 화려한 IP(지적재산권)를 활용합니다. 루카스필름, 픽사스튜디오, 마블 등의 콘텐츠를 스핀오프해서 OTT스럽게 쪼개는 거죠. 그렇게 콘텐츠의 파이를 늘려나갑니다.

특히 2021년에는 마블 영화 시리즈의 스핀오프 드라마인 ‘완다비전’(Wanda Vision) ‘팔콘 앤 윈터솔저’(Falcon & Winter Soldier) ‘로키’ 등이 대기하고 있고 스타워즈 마니아들의 사랑을 받는 ‘북 오브 보바펫’(Book of Boba Fett) 등 스타워즈 드라마도 공개를 앞두고 있어서 킬러 무비들을 어떻게 드라마화할 것인지 궁금하네요. 결국 이것이 콘텐츠 IP 전략이기도 하고요. 오리지널 콘텐츠, 새로운 콘텐츠를 중심으로 시장을 점유하는 넷플릭스와 무수한 IP를 통해 시리즈를 만드는 디즈니플러스(+)의 경쟁이 계속될 것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각 국가의 로컬 OTT들이 존재하죠. 지금 넷플릭스는 진입한 국가의 로컬 콘텐츠를 흡수하는 데 총력을 다하고 있어요. 넷플릭스를 보면 CJ ENM과 JTBC의 콘텐츠를 시청하는 데 전혀 불편함이 없거든요. 로컬 OTT의 경쟁상대도 결국 넷플릭스라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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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콘텐츠냐, 플랫폼이냐’라는 말은 예전부터 왔다 갔다 했습니다. 그런데 유튜브다 틱톡이다 대세 플랫폼이 주름 잡고 있는 이 시기에 ‘콘텐츠가 전부다’라는 화두를 당당히(?) 꺼내든 게 다소 의외이긴 합니다.

2017년, 첫 책으로 <유튜브 온리>를 펴냈는데요. 당시에도 모바일 미디어들이 우후죽순으로 나오던 때지만 여전히 플랫폼이 주도권을 잡고 있었어요. 소비자들은 한정된 시간에 조금 특이한 콘텐츠를 보는 것보단 그냥 시청률이 높은 콘텐츠, 흥행작들 위주로 봤었죠.

플랫폼 역시 당장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들지 않아도 가입자 확대가 가능했습니다. 오히려 플랫폼 마케팅을 하는 것이 가입자를 늘리는 데 효과적이라고 생각해 콘텐츠에 승부를 걸지 않았죠. 하지만 시간이 점차 흐르면서 저울의 추는 콘텐츠 쪽으로 기울기 시작합니다.

우선 디지털 플랫폼들이 쏟아져 나오고 공급이 많아지면서 콘텐츠의 가치가 높아졌어요. 모든 플랫폼이 양질의 콘텐츠를 찾기 시작했죠. 게다가 유튜브와 넷플릭스가 등장하면서 기존 틀에 박히거나 대중적인 콘텐츠가 아닌, 문법을 깨는 콘텐츠들을 선보였습니다.

이를 보면서 ‘블록버스터가 아니어도 재미있구나’ ‘유명 한류 스타배우가 출연하지 않아도 괜찮은 콘텐츠가 많구나’ ‘브이로그도 소소한데 재밌다’ 같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대중에게 새로운 포맷의 콘텐츠를 학습시킨 것이죠.

그리고 두 플랫폼의 등장으로 ‘콘텐츠 민감층’이 확대되기 시작했습니다. 예전에는 희소 콘텐츠를 찾아다니는 사람들을 매니악하게 보는 시선이 많았는데, 요즘에는 당당하게 자신의 취향을 이야기해요. 큐레이션이 더해지니 금상첨화로 그 취향이 완성되죠.

이런 상황에서 기성 크리에이터뿐 아니라 새로운 포맷의 콘텐츠를 제작하는 뉴 크리에이터까지 판이 확대됐고, 그렇게 우리는 크리에이터 전성시대를 맞이하는 중입니다. 이런 전반적인 상황을 종합해 봤을 때, 콘텐츠의 중요성은 이루 말할 수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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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프로와 아마추어, 조직과 개인이 모두 미디어가 되는 콘텐츠 홍수 시대인데 많은 사람에게 소구되는 콘텐츠의 조건은 무엇인가요?

앞서 말씀드렸듯 당연했던 규칙을 깨는 콘텐츠들이 새롭게 주목받는 거 같아요. 책에 2020년의 콘텐츠 판은 ‘기생충’과 ‘다이너마이트’ 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가 이끌었다고 얘기했는데, 범위를 좀 더 확장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트로트’거든요. 아무도 트로트가 우리 대중문화의 메인스트림(mainstream)이 될 거라고 생각 못 했잖아요. 그 편견을 깬 거죠.

작년 개봉했던 이정재·황정민 주연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의 성공도 궤를 같이합니다. 장르 영화는 잘 안된다는 게 우리나라의 정서죠. 그런데 코로나 상황에서 435만명을 동원했습니다. 투자자나 제작사 사이에서 통용되는 ‘콘텐츠 흥행 규칙’이 다 깨지고 있어요.

깨지고 있는 관습은 또 있는데요. 기성 콘텐츠 판에서 흔히 나오는 얘기가 있는데, 영화나 드라마에 투자할 때 ‘저 배우들로 될까? 조금 약하지 않나?’ 하는 말들이에요. 그런데 넷플릭스의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들을 보면 이런 측면을 고려하지 않고 오직 스토리 중심으로 진행돼요. 스토리가 강력하면 제작에 들어가는 거죠. 지금 넷플릭스에서 ‘스위트홈’이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는데 사실 영화, 드라마 중심의 기성 플랫폼에서 진행됐다면 (출연 배우분들께는 너무 죄송하지만) 지금의 배우들만으로 원활한 투자가 됐을까 싶어요.

마지막으로 넷플릭스를 통해 다큐멘터리가 주목받고 있잖아요. 원래 사람들은 다큐멘터리를 잘 안 보는데, 넷플릭스가 대중화시켰죠. 여태까지 우리가 EBS 등 지상파 방송에서 봤던 다큐멘터리랑은 아예 다른 느낌이에요. 영화나 드라마 같아요.

그러면서 콘텐츠의 장르도 무너지고 있어요. ‘이건 영화야’ ‘이건 다큐멘터리야’ 이런 개념보단 그냥 내가 좋아하는 하나의 콘텐츠, 내 취향의 콘텐츠로 사람들이 인식하기 시작합니다. 이렇듯 기존 고정관념을 깨며 단지 콘텐츠로만 소구되는 게 요즘 트렌드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크리에이터 전성시대, DNA 잘 맞춰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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