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핑G] 링크드인에 ‘빅판’이 떴다
[브리핑G] 링크드인에 ‘빅판’이 떴다
  • 정수환 기자 (meerkat@the-pr.co.kr)
  • 승인 2021.02.18 16: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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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빅이슈, 링크드인과 손잡고 파일럿 프로그램 시작
코로나 상황서 벤더들의 판매 및 정서적 고립 해소 목적
링크드인에 모습을 드러낸 빅이슈 판매원, 존
더피알 독자들의 글로벌(G) 지수를 높이는 데 도움 주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시작한 코너. 해외 화제가 되는 재미난 소식을 가급적 자주 브리핑하겠습니다. 

[더피알=정수환 기자] 지하철역 앞에서 빨간색 조끼를 입고 잡지를 파는 사람들, 본 적 있으신가요? 노숙인의 자활을 돕는 잡지 빅이슈(The Big Issue)로 생계를 꾸려나가는 빅이슈 판매원, 즉 ‘빅판’분들입니다.

많이 알려진 내용이지만 이 잡지가 노숙인을 돕는 방법을 한 번 더 얘기해보면, 우선 자립 의지가 있는 노숙인들이 교육을 통해 ‘빅판’이 됩니다. 빅판은 5000원짜리 빅이슈 잡지를 2500원에 구매할 수 있고, 이를 일반 사람들에게 5000원에 판매하죠. 그렇게 남은 차익을 빅판분들이 가져가면서 자활이 이뤄집니다.

‘당신이 읽으면 세상이 바뀐다’는 멋진 말에 끌려 한참 빅이슈를 모으던 적이 있습니다. 당시 정기적으로 구매하며 지하철역에서 활동하는 한 빅판분과 조금 친해졌고, 대화를 몇 번 나누기도 했는데요. 평범한 사람이 감히 짐작하기도 어려운 일을 겪었음에도 이겨내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에서 경외를 비롯한 다양한 감정을 느꼈습니다.

계절이 바뀌고 해가 바뀌어도 항상 변함없이 밝은 목소리로 ‘빅이슈가 새로 나왔습니다!’며 말을 건네는 빅판분들. 하지만 코로나19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는 이분들의 판매와 생계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사람들이 강제적으로 집콕하게 되면서, 당연하게도 바깥을 다니는 인파도 현저하게 줄어들었습니다. 그러니 지하철역이라는 ‘집 밖’ 공간에서 판매하는 잡지 빅이슈 역시 판매량이 감소할 수밖에 없겠죠. 특히 해외의 경우 아예 봉쇄조치까지 내려진 곳이 많아 더 어려운 상황이라 짐작됩니다. 매번 빅이슈를 구매하던 사람들도 집 밖을 나가지 못하게 되니 달리 구매할 방도가 없었을 텐데요.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영국 빅이슈는 한 SNS와 손을 잡습니다. 요즘 SNS는 커머스 기능도 있으니 전혀 새로운 시도는 아니죠. 근데 그 SNS가 조금 특이합니다. 바로 취업 및 이직 특화 플랫폼인 ‘링크드인(Linkedin)’이기 때문입니다. 

▷함께 보면 좋은 기사: 링크드인, ‘프로들의 페북’으로 전환?

외국에서는 빅판들을 벤더(Vendor, 행상인)라 칭하는데요, 현재 링크드인에는 9명의 벤더들이 자신의 프로필을 올려 모습을 나타냈습니다. 왜 하필 링크드인을 택했을까요. 

이 프로젝트를 진행한 FCB 인페르노의 오스틴 해밀턴(Austin Hamilton)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9명의 벤더 중 그 누구도 링크드인에 가입한 적이 없었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는 가입한 적이 있지만 말이다. 그들은 본인들이 링크드인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대상이나 주제가 명확한 타깃형 SNS가 모두 그렇듯, 특정 카테고리에 속하지 않는 이용자들은 소외감을 갖기 쉽습니다. 링크드인은 직장인 위주의 커뮤니티이기에 직장인이 아니면 가입하기가 꺼려지죠. 그래서 벤더 분들도 링크드인에는 가입할 생각조차 못했던 것 같은데요. 그런만큼 영국 빅이슈는 직업인으로서 벤더들의 자신감을 고양시키기 위해 링크드인과 협업한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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