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핑G] 미트볼을 다시 스웨덴에게!
[브리핑G] 미트볼을 다시 스웨덴에게!
  • 정수환 기자 (meerkat@the-pr.co.kr)
  • 승인 2021.03.16 11: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웨덴 정부, 2년 전 미트볼 스웨덴 유래 아니라는 점 공식 인정
소유권 다시 가져온 스웨덴 대표 기업 이케아…신제품 캠페인과 연결
스웨덴 정부의 트윗에 답글을 단 이케아
스웨덴 정부의 트윗에 답글을 단 이케아
더피알 독자들의 글로벌(G) 지수를 높이는 데 도움 주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시작한 코너. 해외 화제가 되는 재미난 소식을 가급적 자주 브리핑하겠습니다. 

[더피알=정수환 기자] 케찹고백* 하나 하겠습니다. 저는 솔직히 이케아에 가구 사러 가지 않습니다. 저렴한 값이지만 맛은 평균인 ‘이케아 푸드 코트’를 위해 갑니다. 

*케찹고백 : 걸그룹 ‘여자친구’의 멤버 엄지가 팬들에게 음식을 나눠주다 케찹이 한 개 부족하자 ‘케찹 두 개 받은 사람! 양심고백!’이라고 한 데서 유래한 신조어입니다. 요즘 친구들은 양심고백이란 말 대신 케찹고백을 많이 쓴다고 합니다.

김치볶음밥, 연어스테이크, 돈까스, 파스타 등 다양한 음식이 즐비하지만, 가장 대표적인 메뉴를 꼽으라면 단연 ‘스웨덴식 미트볼(Swedish meatballs)’을 택하겠습니다. 갈 때 마다 꼭 먹는 음식인데요. 스웨덴의 브랜드인 이케아에서 선보이는 스웨덴식 미트볼이기에 맛을 더욱 신뢰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케아 창립 이전부터 스웨덴 사람들은 일상적으로 ‘셰트불레’라는 미트볼을 먹어왔습니다. 그러다 이케아에서 미트볼을 판매하면서부터 전 세계적으로 ‘미트볼하면 스웨덴’이라는 공식이 생긴 것 같습니다. 저 역시도 그렇게 생각해왔는데요. 그런데 한 가지 반전이 있습니다. 미트볼은 스웨덴에서 유래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더 놀라운 것은 이러한 사실을 밝힌 주체가 다름 아닌 스웨덴 정부라는 점입니다. 스웨덴 정부는 지난 2018년 4월,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스웨덴 미트볼은 사실 18세기 초 카를 12세가 터키에서 가져온 요리법을 바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진실을 따릅시다!”라고 밝혔습니다.

스웨덴 정부의 때 아닌 케찹고백은 큰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스웨덴인들 역시 미트볼의 원조가 자국이라 믿어왔기에 적잖이 놀랐겠죠. 당시 많은 스웨덴 사람들이 자신의 인생이 송두리째 부정당했다며 분노했다고 합니다. 물론 터키인들은 이 소식을 여러 매체에서 보도하는 등 반기는 모습을 보였다고 하고요.

그렇게 한 바탕 소동으로 일단락 된 이 일은 3년이 지난 뒤 누군가의 멘션으로 다시 화제가 되기 시작합니다. 두 말할 필요 없겠죠. 주인공은 바로 ‘이케아’입니다. 그리고 미트볼이 스웨덴의 것이라고 다시 당차게 주장합니다.

“일반 미트볼과 맛, 식감이 같은 우리의 새로운 식물성 미트볼. 이는 21세기 초 우리 주방장 알렉스 마그누손(스웨덴 100%)이 만들었습니다. 지금은 이 진실을 따릅시다!(당신의 평범한 미트볼에 대해서는 나중에 얘기하죠)”

그런데 가만 읽어보니 이야기가 좀 다르죠? 그렇습니다. 이케아에서 새로 출시한 식물성 미트볼을 홍보하기 위해 해당 트윗에 멘션을 단 것인데요. 묘하게 수긍이 갑니다. 일반 미트볼은 스웨덴 것이 아닌 걸로 판명났지만, 스웨덴 셰프가 100% 스웨덴 재료로 만든 이 식물성 미트볼은 스웨덴 것이라 주장할 수 있겠네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