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임플로이 인게이지먼트’인가
왜 ‘임플로이 인게이지먼트’인가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21.03.2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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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는 기업들 강타한 성과급 논란…HR+내부컴 핵심 과제로
달라진 시대·세대, 젊은 직원일수록 공정성 니즈↑
‘직원=미디어’ 내·외부 이해관계자 동일시…PR팀 역할은?

[더피알=안선혜 기자] 회사 내부 이야기가 하루만에 블라인드로 직행해 기사화되고 확산된다. 입사 4년 차 직원은 회사의 방침에 대한 문제 제기를 대표이사 메일로 바로 꽂는다. 소위 ‘요즘 것들’의 등장에 기업들이 달라지고 있다. 승진이 아니라 성장을 원한다는 주요 이해관계자와의 공생에는 ‘투명성’과 ‘공정성’이 필수다.

지난 1월 말 SK하이닉스에는 ‘성과급’을 둘러싼 갈등이 삐져나왔다. 사측이 PS(초과이익 분배금) 규모를 연봉의 20%(기본급의 400%)로 정한다고 밝히자 직원들이 크게 반발하면서다. 기대 이상의 호실적을 거둔 데 비해 성과급 규모가 경쟁사 대비 낮다는 불만이었다.

이슈 확전의 결정타를 날린 건 4년차 직원이 대표이사를 비롯해 2만8000여명에 달하는 전 임직원에 보낸 이메일이었다. 이 직원은 “입사할 때의 기쁨과 감사함, SK하이닉스가 저에게 보여주는 믿음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고 생각해 안타까운 마음에 글을 적고자 한다”며 성과급 기준 지표였던 EVA(Economic Value Added, 경제적 부가가치) 산출방식 공개를 비롯해 구성원 사이 회자되는 여러 의혹에 대한 답변을 요구했다.

해당 직원은 “모두에게 (성과급 지급에 관한) 체계적이고 확실한 답변 및 기준이 정립된다면, 구성원이 가지는 불만이나 이해불충분 상황은 현저히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구성원들의 행복을 한 번만이라도 고려해주신다면, 가능한 만큼 답변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애사심을 가질 수 있도록 공정하고 투명한 내부 기준을 알려 달라 호소한 저연차 직원의 날갯짓은 곧 동종 IT·전자 업계 ‘성과급 대란’으로 이어졌다. 회사가 거둔 실적 대비 성과급 수준이나 사업부 별 차등에 불만을 품은 목소리들이 삼성전자·SK텔레콤·LG 계열사·네이버 등으로 이어졌다.

▷관련기사: [금주의 위기 인사이트] 여기저기 번지는 성과급 논란

전문가들은 이를 단순 해프닝이 아닌 변화된 기업 환경에서 ‘임플로이 인게이지먼트’(Employee Engagement)의 중요성을 시사하는 상징적 사건으로 바라본다. 임플로이 인게이지먼트는 흔히 ‘직원 몰입’으로 해석되는 개념이다. 직원들이 일에 대한 열정, 조직에 대한 일체감이 높은 상태를 의미한다.

조직 내 M·Z세대의 등장과 자유로운 문화 확산이라는 시대적 흐름이 맞물려 미국을 중심으로 중요한 HR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자기 일에 대한 열의가 높을수록 성과 향상도 이뤄지고 이직율도 떨어진다는 생각에서다. 실질적 보상체계 구축과 교육이라는 면에서는 HR 파트의 관리가 중요하나, 조직의 한정된 자원을 배분하는 과정에서 직원에 대한 설득과 비전을 제시하는 측면에서는 커뮤니케이션 분야의 역할이 요구되고 있다.

IT업계에 한바탕 인 성과급 논란은 액수 자체의 문제도 있지만, 일련의 의사결정 과정을 직원들에 투명하게 공개하지 못한 데서 비롯한 커뮤니케이션 미스라고도 볼 수 있다. 절차적 공정성이 담보되고 성과급 지급에 관한 명확한 기준과 논리가 먼저 제시됐다면 피할 수 있던 논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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