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면서 공부하자] 지혜의 심리학
[일하면서 공부하자] 지혜의 심리학
  • 이응탁 (thepr@the-pr.co.kr)
  • 승인 2021.03.29 16: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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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케이션 전략에 접목 가능한 동기이론, 사례 담겨

커뮤니케이션 분야에 몸 담으며 산전수전 다 겪어본 선배가 자라나는 주니어를 위해 잇! 콘텐츠를 추천합니다. 후배들의 지식 함양과 커리어패스에 도움을 주고 싶은 분들은 주저 없이 더피알(thepr@the-pr.co.kr)로 연락주세요. 

[더피알=이응탁] 커뮤니케이션 환경은 계속 변한다. 십수년 전 처음 PR회사에서 일할 땐 여전히 종이신문 중심의 언론홍보가 주를 이뤘고, 신문사 앞에서 가판을 모니터링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전통적인 언론홍보 영역이 작아졌다. 디지털PR, 위기관리, 명성관리, 브랜드 저널리즘 등으로 업역은 계속 넓어졌다. 새로운 것을 받아들여야만 뒤처지지 않는다.

캠페인을 기획하다 보면 ‘누구에게 어떤 메시지를 던져야 할까’ 등 전략에서 막힐 때가 있다. 사실 그럴 때면 앞선 선배들의 전략안이나 기획서를 보고 참조할 수도 있고 학계 교수나 연구자들의 논문에서 해법을 찾기도 한다.

이런 이유에서 “일하며 공부하자”를 되새기며 몇 년 전 후배들과 스터디 모임을 꾸려서 공부하기도 했다. 오늘 추천 책은 바로 그 스터디모임을 하면서 가장 먼저 살핀 것이다.

코카콜라 캠페인의 비밀(?)

지난 1월 코카콜라가 새로운 광고캠페인을 공개했다. “올해는 도시마다 다시 즐거움이 켜질 거예요.” 코로나19 상황에서 응원의 메시지를 담은 ‘코-크’ 시티 캠페인이다.

코카콜라는 매년 초 짜릿한 행복을 주제로 응원 메시지를 담은 패키지와 광고캠페인을 내놓는다. 그러다 성수기인 여름이 다가오면 광고캠페인이 180도 달라진다. 따뜻한 응원은 사라지고 짜릿함만 남는다. 무더운 여름 날씨와 극적인 대비를 이루는 차가운 얼음 그리고 짜릿하게 터지는 탄산. ‘지금 당장 너의 갈증을 해소해!’라고 에둘러 이야기한다.

코카콜라의 극명히 다른 캠페인 전략에는 동기(動機, motivation)라는 비밀이 숨겨져 있다. 우리가 ‘동기부여’라고 부르는 그 동기이다. 어떤 행동을 하게 만드는 ‘이유’이면서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원인’이다. 그래서 사람의 생각이나 행동을 설명할 때 우선적으로 이해해야 하는 것이 바로 이 동기이다.

동기에 대해 이야기하면 흔히 등장하는 것이 ‘매슬로우(Maslow)의 욕구위계설’이다. 1970년대 나온 이 이론은 마케팅 전략에도 많이 활용됐다. 제품을 어떤 욕구 차원에서 커뮤니케이션해야 소비자의 만족이 커질 것인지가 그것이다. 십수년 전 톱배우들이 나와 “나는 OO에 삽니다”는 브랜드 아파트 광고들이 어떤 욕구를 자극했는지 기억할 것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복잡한 사람의 동기를 설명하기는 부족하다.

접근동기 vs 회피동기

미국 컬럼비아대학의 심리학자 토리 하긴스(Tory Higgins)는 동기를 접근과 회피 두 가지로 구분해서 설명했다. 접근(接近)동기는 무언가 좋은 것을 얻기 위해 열심히 하는 것이고, 회피(回避)동기는 무언가 좋지 않은 것에서 벗어나거나 피하기 위해 열심히 하는 것이다. 부모님에게 칭찬 받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는 것이 접근동기이고, 혼나지 않기 위해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이 회피동기다.

상황에 따라 접근동기의 메시지가 필요하기도, 회피동기의 메시지가 유용할 때가 있다. 장기 캠페인은 접근동기가, 지금 당장 행동해야 하는 단기 캠페인은 회피동기가 유용하다. 접근동기는 숲을, 회피동기는 나무를 보게 한다. 접근동기는 상상력을, 회피동기는 치밀한 완성을 돕는다.

접근동기 회피동기
기쁨과 슬픔 안도와 불안
장기 캠페인 설계 (예, 은퇴설계)  단기 캠페인 설계 (예, 예방주사)
숲을 보게 한다 나무를 보게 한다
상상력을 돕는다 치밀한 완성을 돕는다
모험적인 돌다리도 두드리는
질적 차이 비교 우위

코카콜라의 캠페인에 숨은 동기 전략이 이렇다.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는 새해 캠페인은 접근동기를, ‘짜릿하게 여름을 즐겨봐’라는 여름 캠페인은 회피동기를 자극한다. 겨울철에는 통해 ‘일상 속 짜릿한 행복’이라는 브랜드 자산을 차곡차곡 쌓아가면서 여름철에는 ‘지금 당장 갈증을 해소해’라며 판매에 열을 올리는 것이다.

이상은 아주대학교 김경일 교수가 쓴 책 <지혜의 심리학>에서 ‘동기의 두 얼굴’이란 내용을 짧게 옮겨 적은 것이다.

책에 코카콜라 사례는 없지만 더 많은 사례와 실험들이 흥미롭게 펼쳐져 있다. 동기뿐만 아니라 생각의 오류, 창의성 등 인지심리학을 재미있게 풀어냈다. 김경일 교수는 대중적으로 이름난 인지심리학자로, 쉽고 재미있게 심리학 이론들을 설명한다. 

마음 작동법을 알자 

PR, 광고는 커뮤니케이션이다. 사람의 생각과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일이다. 그러기 위해선 생각과 마음 작동법을 알아야 한다. 메시지를 짤 때도, 캠페인을 설계할 때도 타깃 오디언스의 생각과 마음을 알아야 바른 전략이 나온다. 이에 PR, 광고 등 커뮤니케이션 일을 하고자 하는 학생, 실무를 하고 있는 주니어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지혜의 심리학>을 읽고 더욱 지적 갈증을 느낀다면 인지언어학자 조지 레이코프가 쓴 <코끼리는 생각하지마>를 추가로 추천한다. 은유와 맥락 속에서 언어가 어떻게 프레임으로 작동하는지를 흥미롭게 풀어내고 있다. 커뮤니케이션 메시지 설계를 위한 프레임 작동법이라 할 수 있다.

추천인 이응탁은...

자칭 통합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전문가(Integrated Brand Communication Specialist)이다.

인터넷 언론사에서 1년 7개월, PR회사에서 8년, 종합광고회사에서 5년 6개월 등 15년 넘게 기업과 공공 부문을 넘나들면서 커뮤니케이션 일을 했다. PR회사에선 언론홍보부터 시작해 마케팅PR과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정책홍보까지 커리어를 넓혀갔다. 공공부문에선 정책홍보 컨설턴트로서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제안하고 결과를 평가하는 업무를 했다. 정부부처의 정책홍보 우수사례 평가지표를 설계하는 일도 했다.

종합광고회사로 옮겨선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짜고 프로그램을 기획해 실행하는 일을 했다. 주로 광고캠페인, 디지털마케팅, PR, 프로모션 등이 결합된 통합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프로젝트를 맡았다. 최근엔 사회공헌 활동의 일환으로 지역 농산물 마케팅을 하며 미슐랭 스타를 받은 셰프와 함께 메뉴를 개발하고 여러 곳의 파인다이닝에서 실제 판매까지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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