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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뮤니케이션업계 워킹맘들의 수다
커뮤니케이션업계 워킹맘들의 수다
  • 정수환 기자 (meerkat@the-pr.co.kr)
  • 승인 2021.04.08 11: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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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섬 방담 上]
김영신 메드트로닉 메니저, 장아영 에델만코리아 수석부장, 유승민 HP아시아 매니저
일과 육아의 균형, 가사 분담, 고충에 대해
방담은 줌으로 진행됐다. 사진은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메드트로닉 김영신 매니저, 에델만코리아 장아영 수석부장, 정수환 기자, HP코리아 유승민 매니저
방담은 줌으로 진행됐다. 사진은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메드트로닉 김영신 매니저, 에델만코리아 장아영 수석부장, 정수환 기자, HP코리아 유승민 매니저

[더피알=정수환 기자] TMI(Too Much Information)지만 기자의 어머니도 워킹맘이다. 육아의 단계는 한참 전에 지났지만, 얼마나 고군분투하며 기자와 동생을 키워왔는지는 아직도 눈에 선하다. 문득 엄마가 일하면서 어떻게 나까지 키워 냈을까 궁금했다. 묻기엔 너무 새삼스러운 관계가 되어버린 엄마와 (다 큰) 아들. 그렇기에 간접적으로나마 가늠할 수 있는 이번 랜섬 방담이 더욱 반가웠다.

사실은 세계 여성의 날(3월 8일)을 맞아 커뮤니케이션업계 워킹맘들의 일과 삶을 조명해보고자 했으나 다양한 변수로 일정이 연기됐고 한 달이 지난 지금에서야 이 이야기를 꺼낸다. 하지만 값진 이야기에 시간이 대수일까. 커뮤니케이션업계 워킹맘 3인의 오고 가는 진솔한 이야기는 비록 온라인상의 대화였지만 공감과 웃음을 자아냈다.

안녕하세요. 우선 각자 소개 부탁드립니다.

김영신 매니저(이하 김) : 저는 글로벌 의료기기 회사 메드트로닉에 재직 중인 김영신이라고 합니다. 인터널 커뮤니케이션 매니저(Internal Communications Manager)로 임플로이 인게이지먼트(Employee Engagement)를 포함한 사내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고 있고요. 현재 세 돌이 안 된 아들을 한 명 두고 있어요. 아직 초보 엄마로서 아들이 제 인생의 중심에 있는데, 커뮤니케이션 분야 다른 엄마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정말 기쁩니다.

장아영 수석부장(이하 장) : 안녕하세요. 저는 글로벌 PR회사 에델만의 한국지사에서 고객사들의 홍보와 이슈를 관리하는 장아영입니다. 또 얼마 전 두 돌을 맞이한 밝고 깨발랄한 세 살짜리 남자아이, 김동아의 엄마이기도 합니다.

유승민 매니저(이하 유) : 저는 HP아시아 커뮤니케이션팀 소속이고요. 한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 태국 이렇게 5개국 대외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옛날부터 개인적으로 제 소개를 할 때 게임, 야구, 만화를 좋아한다고 종종 얘기했었는데요. 최근에는 어쩔 수 없이 다섯 살 금쪽같은 아들의 엄마인 유승민이라고 말하고 있답니다.

공교롭게도 모두 아들을 키우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네요. 아이 육아가 힘들진 않으신가요.

: 딸을 안 가져봐서 그럴 수도 있는데요. 귀엽고 순하고 애교도 많아서 지금은 딸 아들 차이를 잘 모르겠어요. 그런데 최근에는 좀 툭툭 치고 올라올 때가 있어요. 힘 조절 못 하고 꽉 부딪힌다든지, 몸으로 노는 걸 훨씬 좋아할 때 ‘아, 나랑 성향 차이가 좀 있구나’ 싶어요. 이제 저랑 미술놀이 안 해주더라고요(웃음).

: 체력적으로 부침이 조금 있긴 해요. 지금 줌(zoom) 화면상에는 배경이 안 보이는데 사실 병원에 입원해있어요. 어깨와 허리가 나가서(?) 입원해있는 중입니다.

부상 투혼 중에도 인터뷰에 참여해주시니 더욱 이 시간이 값진 것 같습니다. 모두 워킹맘이시고 좌담 주제 역시 워킹(working)과 맘(mon) 사이 밸런스가 될 텐데요. 그 전에 먼저 ‘워킹맘’이라는 단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 이 질문을 받기 전까지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어요. 저에 대한 여러 가지 정의를 두는데 스스로 ‘워킹맘’이라 정의 내리진 않았던 것 같아요. 회사에 있을 때는 ‘일하는 사람’, 집에서는 ‘엄마’라고 분류할 뿐이죠.

또 다행히 회사에서 이런 편견을 줄이고자 워킹맘, 워킹대디라는 표현을 함께 쓰려고 노력해요. 사실 이 질문이 나온 것 자체가 은연중에 ‘육아는 엄마가 한다’는 편견이 기저에 깔려있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이런 용어 선택 자체가 조심스러워지고 있다는 것이 사회가 변화하고 있다는 방증이겠죠.

: 개인적으로 워킹맘, 워킹대디라는 말을 동시에 쓰고 있어요. 신랑도 저의 든든한 육아 조력자 역할을 충분히 해주고 있어서 두 단어를 사용하는 데 전혀 거리낌이 없죠. 주변에서도 (육아에 대한 책임을) 공평하게 봐주셔서 감사한 마음으로 일하고 있답니다. 또 워킹맘이라는 단어가 ‘멀티태스킹이 가능한 사람’이라는 느낌으로 다가와서 그런지 나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어요.

: 요새 워킹맘, 워킹대디라는 표현을 많이 써서 딱히 부담스럽지는 않아요. 제 아이덴티티의 일부라 생각하고요.

전에 미셸 오바마 자서전을 읽었는데 거기에 이런 내용이 나와요. 같이 일했던 선배들이 아이 때문에 급하게 미팅에서 나가는 것을 망설이지 않고, 아이를 우선시하는 것에 대해서 사과하지 않는 모습을 보며 많은 것을 배웠다고요. 이걸 보면서 저 역시 아이 관련해서는 당당해져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또 요새는 이런 부분을 존중하고 포용해야 한다는 사회 분위기가 조성돼 있기도 하고요.

▷함께 보면 좋은 기사: 홍보계 워킹맘은 안녕하십니까

하루, 일주일 단위로 우선순위를 두고 시간 분배를 하며 보내고 있다.

육아하면서 일하는 게 쉽지 않죠. 일과 육아 간 조정을 어떻게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 저는 하루를 정말 꽉 채워서 육아와 일을 하고 있어요. 도우미라든가 양가 도움을 받지 않고 온몸으로 신랑과 받아치면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8시간이라는 기본적인 근무시간을 제외하고 나머지 시간은 육아에 들이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고요. 필요에 따라서 일이 정말 긴박할 때는 일에 집중하고, 아이가 아프다든가 육아에 시간이 좀 더 필요할 때는 양해를 구하고 육아에 집중하는 등 유연하게 조정을 하고 있긴 해요. 그런데 이렇게 하루가 일과 육아로 꽉 차 있어서 이 균형이 무너지는 걸 상상만 해도 눈앞이 캄캄해지네요.

: 저 역시 양가의 도움을 받지 않고 고군분투하고 있긴 한데요.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주변에서 세 살까지는 아이들한테 엄마로서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조언을 듣게 되는데요. 그래서 큰 변화에 대해서는 타협점을 찾고 지금 시기는 계절이 바뀌듯 기반을 다져야 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일상적으로 보면 저희 회사가 금요일에는 오전 근무만 하거든요. 월화수목은 일에 집중하고, 금토일은 설사 일이 많다고 하더라도 가족, 아이랑 더 많은 시간을 보내려고 하고 있어요. 이런 식으로 우선순위를 정해 나름의 균형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 몇 가지를 과감히 포기했습니다. 특히 집안일을 과감히 포기했죠. (김, 장 : 당연히 포기해야 하는 것들 아닌가요(큰 웃음)) 더 완전히 포기했고요. ‘나는 못한다’는 당당한 태도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웃음). 그리고 아이에게는 사랑만 주겠다는 생각으로, 정말 온 힘을 다해 사랑해주고 있죠.

그런데 생각해보면 일도 포기한 게 꽤 있어요. 지금이 업무에 더 탄력 붙을 수 있는 시기면서, 매니저로서 리더십 있는 역할을 한창 추구할 수 있는 때이기도 하거든요. 하지만 타협을 보면서 밸런스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집안일은 가급적이면 외주를 주고, 아이 역시 양가 부모님의 도움을 크게는 못 받지만 다행히도 도와주시는 분들이 있어요. 그래서 충분히 제 개인적인 시간도 가질 수 있고요. 도움을 받는 데 주저하지 않고 있습니다(웃음).

남편분과 가사 분담은?

: 남편이 가사를 거의 전담합니다. 요새는 부부가 롤(role)에서 많이 자유롭다 보니 다행히 잘하는 사람이 하면 되는 것 같아요. 신랑이 저보다 훨씬 더 손이 빨라서 요리나 설거지 이런 걸 잘해요. 당당해져야 하는데 갑자기 목소리가 작아지네요. 왜 이러지...(웃음).

: 사실 집안일 관련해서 일주일에 하루 이틀 정도 외주를 맡기면 그 외에 크게 따로 할 일은 없어요. 나머지 잔잔바리(?)는 둘이서 충분히 가능합니다.

애를 낳기 전에도 생각했지만 저는 최대한 스트레스를 안 받으려 노력해요. 약간의 기회비용을 쓰면 스트레스를 안 받을 수 있기에 좀 더 편한 선택을 하고자 하는데, 다행히 남편도 저랑 기조가 맞아요. 저도 남편도 주로 아이에게 사랑을 주고 있습니다.

: 저희는 물이 기준이 되는데요. 손에 물이 닿는 건 신랑이 하고 그 외는 제가 합니다. 사실 신랑이 많은 일을 하는데요. 그래서 제가 신랑의 손을 덜어주기 위해 집에 식기세척기를 들이기도 했어요(웃음). 어쨌든 깨알같은 재미를 찾으며 서로 집안일을 하고 있답니다.

그런데 아기를 키우다 보면 집이 한 시간 만에 폭탄 맞은 것처럼 될 수가 있더라고요. 아무리 치워도 깨끗해지지 않아요. 그래서 유승민 매니저님처럼 일정 부분은 내려놓는 연습을 하고 있어요. 주변 선배님들 역시 ‘돈 벌어서 뭐하냐. 다 하려 하지 말고 필요한 부분은 외주를 줘라’ 조언해주세요. 그래서 도움을 받으며 수고를 덜고 있는 중입니다.

접점을 찾아나간다고 해도 육아와 일 사이에서 고민이 없을 수가 없잖아요. 정말로 ‘현타’가 왔던 순간은 없었나요?

: 정말 클리셰같은 말이지만 애가 아플 때. 애가 아파서 병원에 가야할 때는 제가 가게 돼요. 못 가면 마음이 너무 불편하고 미칠 것 같거든요.

또 코로나를 겪으면서도 어렵게 맞춰놓은 밸런스가 붕괴될 때도 좀 힘들었어요. 저희 회사는 작년부터 재택근무를 계속하고 있는데 어린이집을 못 보내는 시기에는 아예 정신이 나가버리더라고요. 다행히 양가 부모님이 바로 투입해주셔서 해결되긴 했지만요.

: 저 역시 애가 아플 때가 가장 힘들었죠. 또 얼마 전에 어린이집이 휴원해서 이틀 동안 오랜만에 아이와 시간을 종일 보냈는데 애가 너무 좋아하더라고요. 기쁜 마음도 있었지만 너무 속상하기도 했어요. 앞으로 자주 시간을 보내줘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그런데 또 같이 있다 보면 아이한테 짜증을 내게 되는 순간이 오더라고요. 빨리 등원시키고 회의를 시작해야 하는데 아이가 어린이집에 안 가려고 도망 다녀요. 그런 아이를 억지로 잡아 와서 ‘엄마 지금 늦었어. 엄마 좀 도와줘. 너 바지 입어야돼. 나가야돼’라고 말하며 데려다줄 때 마음이 무거워요.

: 저도 그렇게 다른 답변은 안 나올 것 같은데요. 아이가 어릴 때는 많은 걸 필요로 하지 않고 그저 같이 있어 주기만을 바라잖아요. 근데 그걸 못 해줄 때 슬프고. 또 재택을 하다 보니 초반에는 아이가 맨날 와서 방해하고 그랬는데요. 이제는 자기가 와도 엄마가 무시한다는 걸 아니까 자주 오지도 않아요. 마음이 아프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을 놓지 않는 이유, 혹은 원동력이 있을까요.

: 우선 저도 사회구성원으로서 역할을 다 하고 싶고, 제 열정이 있는 분야를 열심히 하고 싶은 게 크고요. 또 어떻게 보면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한 것도 있어요. 아이가 커서 사회생활을 하게 되면 그것이 어떤 성장 과정을 거쳐 나가야 하는지 공감해주고 싶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포기하지 않는 삶을 미리 모범으로 보여주고 싶기도 해요. 사회생활을 하면서 난관에 부딪혔을 때 어떻게 헤쳐나갈 수 있는지 가르쳐주려면 제가 겪어봐야 하잖아요. 지금은 아이가 어려서 마음이 아프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좋은 엄마가 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라 생각해요.

: 되게 큰 행운이라 생각되는데, 저는 사회초년생 때부터 워킹맘, 워킹대디를 정말 많이 보면서 회사를 다녔어요. 그분들이 너무나 아무렇지 않게 본인의 전문 분야에서 잘 성장하는 모습을 보며 자랐기에, 제가 애를 키운다는 이유로 일을 관둬야 한다는 생각도, 고민도 해본 적이 없어요. 일하면서 육아를 하는 건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고, 제가 일을 관둔다면 애를 키우기 힘들어서가 아니라 제가 지쳐서 쉬고 싶어서예요.

많은 육아 전문가들이 ‘같이 있을 때 양질의 시간을 함께 보내야 한다’고 말씀하더라고요. 아이들이 서운한 부분이 있다면 충분히 설명해주고, 그러면 아이들이 용서해준다고. 이런 말들에 용기를 얻어 제 일을 열심히 재미있게 하는 모습을 보이려 하고, 또 제가 즐겁게 일을 했을 때 저도 행복하고 온 가족도 함께 행복할 수 있는 가정을 꾸리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건 여담인데요. 한 후배의 어머니가 워킹맘이셔서, 제가 임신했을 때 ‘엄마가 워킹맘이어서 힘든 건 없었냐’고 물어봤어요. 근데 그 친구가 너무 아무렇지 않게 ‘아니에요. 저는 엄마가 아이스크림을 더 많이 사줘서 좋았어요. 가지고 싶은 거 더 많이 사줬어요’라고 하더라고요. 이 친구의 말에서도 용기를 얻고. 주변 분들의 도움으로 의연하게 워킹맘을 잘 해나가고 있습니다.

: 너무 당연하게도 일을 그만둬야겠다는 고민을 한 번도 해본 적 없어요. 그리고 돈을 벌어야죠. 가정을 꾸리고 지금 누리고 있는 것들을 게속 누리고 여행을 가기 위해서는 열심히 돈을 벌어야 해요.(웃음) 제가 집안일을 해서 벌어들이는 화폐의 가치는 거의 0에 수렴하기에, 잘하는 일을 해서 돈을 벌고 또 연봉도 높여야 해요. 이게 가정의 안녕과 평화를 위해서 더 도움이 되는 활동이라 생각하기에 한 번도 고민해본 적이 없습니다.

▷“코로나 시대 재택근무하는 요즘은…”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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