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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캠페인 소재된 ESG, 왜 ‘E’ 위주로 이야기할까
광고캠페인 소재된 ESG, 왜 ‘E’ 위주로 이야기할까
  • 문용필 기자 (eugene97@the-pr.co.kr)
  • 승인 2021.04.26 17: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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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토크] 하나금융, Z세대 래퍼 통해 ESG 메시지 소구
마케팅 접근보다 이해관계자 대상 정확한 의미 전달 중요
하나금융그룹 ESG 캠페인 영상의 한 장면. 화면캡처
하나금융그룹 ESG 캠페인 영상의 한 장면. 화면캡처

 

탄소배출 제로(Zero)에 애쓰지. 친환경 제품을 쓰려고 애쓰지. 그렇게 미래를 새로 쓰지. 이렇게 실천하지 ESG.

[더피알=문용필 기자] 하나금융그룹이 며칠 전 공개한 ESG 캠페인 영상에 등장한 캠페인송 가사의 일부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Z세대 래퍼 래원이 직접 만들고 불렀다. 영상 속 래원은 노래를 통해 지구의 미래를 위한 ESG의 필요성을 알리고 있다.

Z세대의 톡톡 튀는 감성으로 하나금융이 추구하는 ESG 경영의 가치를 설파하려고 한 점은 신선해 보인다. ‘애쓰지’라는 라임을 통해 ‘ESG 추구에 애쓰고 있다’는 함축적인 의미를 재치있게 전달했다는 평가도 나올 만하다.

ESG라는 단어가 직접적으로 등장하지 않지만 하나금융은 또다른 캠페인 영상에서 자사 모델인 배우 김수현을 통해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금융의 첫걸음’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그런데 해당 영상들을 보면서 마음 한켠에서 불편함이 느껴졌다. 분명 ‘E’(Environment, 환경)에만 포커스를 맞췄을 뿐, ‘S’(Social, 사회)와 ‘G’(Governance, 지배구조)에 대한 이야기는 찾아보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사회문제나 지배구조에 대한 이야기는 일반 대중에겐 아직 어렵고 낯선 이야기다. 때문에 소비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의도적으로 환경을 강조했다면 수긍은 간다. 하나은행 홍보실 관계자는 “ESG항목을 구분짓는다기 보다는 아무래도 환경(이라는 주제) 자체가 접근하기 쉽고 영상을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같이 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랬다면 ESG가 아닌 ‘에코 경영’ 혹은 ‘환경 경영’이라는 키워드로 캠페인을 진행하는 것이 더욱 취지에 부합해 보인다. 아직 일반인들에겐 낯선 ESG의 개념 자체가 자칫 오도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재차 강조하건대 환경은 ESG의 일부일 뿐, 그 자체가 전부는 될 순 없다.

비단 하나금융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최근 ESG가 재계의 ‘핫이슈’로 자리 잡으면서 업종을 불문하고 국내 기업들이 앞다퉈 ESG 경영을 표방하거나 관련 위원회를 신설하는 등의 소식을 전하고 있지만, 상당수가 탄소배출 같은 환경 문제에 집중하는 듯한 모습이다. 경영 밑단에서 ESG를 실천하는 기업도 분명 있겠지만 지나치게 홍보성 구호로 부각되는 분위기다. 

ESG는 일시적 유행이나 마케팅 키워드가 아니라 기업 경영, 나아가 사회 전반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진일보한 개념이다. ‘우리 ESG 해요’라고 소비자들에게 외치고 홍보한다고 해서 ‘저 기업 잘하네’라는 평가를 받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오버하다간 그린워싱(Greenwashing)처럼 ‘ESG워싱’이란 오명을 쓸 수도 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ESG 경영을 한다면 기업을 둘러싼 이해관계자들을 설득해 참여시키는 한편 소비자들에겐 ESG의 필요성과 의미를 정확하게 이해시킬 필요가 있다. 그래야 안팎에서 공감을 얻고 ESG 경영에도 추진력이 더해질 수 있다.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지속가능성을 제대로 커뮤니케이션하려면

물론 하나금융의 ESG 경영 의지나 실천까지 깎아내릴 생각은 없다. 금융기업으로서 적극 나선다면 그 자체로 칭찬받을 일이다. 다만 젊은 래퍼가 써내려간 노래가사만으론 ESG의 의미를 온전히 설명하기 어렵다. 다음에는 ‘E’ 뿐만 아니라 ‘S’와 ‘G’ 이야기도 할 수 있는 캠페인 메시지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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