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정에게 배우는 사람을 움직이는 커뮤니케이션의 힘
윤여정에게 배우는 사람을 움직이는 커뮤니케이션의 힘
  • 송동현 (thepr@the-pr.co.kr)
  • 승인 2021.04.27 1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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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송동현 밍글스푼 대표
이해관계자들 고려하는 ‘날 것’의 화법 돋보여
오스카 수상 소감을 밝히는 배우 윤여정. 유튜브 영상 화면 캡처
오스카 수상 소감을 밝히는 배우 윤여정. 유튜브 영상 화면 캡처

[더피알=송동현] 윤여정 배우는 커뮤니케이션을 학문적으로 배운 것 같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을 기획하거나 연습한 것 같은 흔적도 없습니다. 최근 연이은 시상식에서 보여준 그의 커뮤니케이션에서 ‘날 것’을 봅니다. 하지만 놀랍습니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은 사람을 설득하고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야 합니다. 그런 관점에서 360도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에게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한다면 항상 강조하는 포인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출처: 필자 브런치(brunch.co.kr/@strategy-comm/40)

윤여정 배우의 아카데미 수상 소감을 보면 다양한 이해관계자에 대한 신의와 신뢰, 존경과 존중의 표현이 빠지지 않습니다.

서두의 위트는 수상소감이 너무 진중하지 않게 균형을 맞췄고 패밀리(가족)를 언급하면서 어머니라는 포지션을 부각하며 친근함을 전달합니다. 봉준호 감독이 작년 아카데미 수상 소감에서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에게 존경을 표했던 것처럼 윤여정 배우도 김기영 감독께 존경을 표하며 수상소감을 마무리합니다.

[위트] “(여우조연상 시상에 나선 헐리우드 배우 브래드 피트에게) 브래드 피트 배우님 꼭 만나뵙고 싶었는데 마침내 만나게 돼 반갑습니다. 우리가 영화 찍을 때 어디 계셨나요? 정말 만나뵙게 돼 영광입니다.” 

[위트] “아시다 시피 저는 한국에서 왔습니다. 제 이름은 윤여정입니다. 많은분들이 제 이름을 어, 여라고 부르거나 정이라고 부릅니다. 내 이름은 요정, 야정이 아니라 여정입니다. 하지만 잘못 불렀어도 오늘은 용서하겠습니다.”

[신의] “미나리 가족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스티븐연, 정이삭 감독님, 한예리, 노엘, 우리 모두 영화를 찍으면서 함께 가족이 되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정이삭 감독님 없었다면 제가 이 자리에 설수조차 없었을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감독님께서는 우리의 선장이자 또 저의 감독님이셨습니다. 그래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신뢰와 존중] “제가 사실 경쟁을 믿지는 않습니다. 어떻게 글렌 클로즈와 같은 대배우와 경쟁하겠습니까. 글렌 배우님의 훌륭한 연기 너무 많이 봐왔습니다. 우리 다섯명 모두 다른역할을 영화 속에서 해냈습니다. 우리 사회에 사실 경쟁이란 있을 수 없습니다. 우리 모두 승리한 거나 다름없습니다. 저는 단지 운이 좀더 좋아서 이 자리에 서있는 것 같습니다.”

[패밀리] “두 아들에게도 감사합니다. 두 아들이 항상 저한테 일하러 나가라고 종용합니다. 그래서 감사합니다. 이 모든 건 저 아이들의 잔소리 덕분입니다. 엄마가 열심히 일했더니 상을 받게 됐네요.”

[존경] “김기영 감독님 저의 첫 감독님이셨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첫 영화를 함께 만들었는데 살아계셨다면 기뻐하셨을 겁니다. 다시 한번 모든분께 감사드립니다.”

우리는 대부분 말하는 법, 글 쓰는 법을 따로 배우지 않습니다. 그래서 일반적이라면 살아온 환경이 투영된 습관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합니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은 그 습관적 커뮤니케이션과의 결별을 의미하는데 윤여정 배우는 그럴 필요가 없을 듯합니다.

*이 글은 필자의 브런치 글을 본인 동의 하에 편집, 공유한 것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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